코스피 5700선 붕괴에 닫힌 지갑… 내수 회복 제동 우려

코스피가 9000선에서 5700선 아래로 주저앉으면서 자산 감소와 대출이자 부담에 직면한 가계가 소비를 줄이고 있다. 투자 손실로 위축된 소비 심리가 정부의 경기 부양책 효과를 제한하고 내수 전반을 흔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16일 전날 대비 113.83포인트(2.05%) 오른 5668.05로 마감했으나 여전히 5700선을 넘지 못했다. 지난 6월 22일 종가 기준 최고점인 9114.55를 기록한 뒤 반도체 업황 불안과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매도세로 조정을 겪었다. 7월 31일 17.91% 반등하며 6595.45를 기록하고 8월 말 6820.02, 9월 말 6838.04를 거쳤으나, 10월 들어 미국 금리 인상 불안과 인공지능(AI) 수익성 우려 등으로 15일 하루 7.57% 폭락해 5554.22까지 밀렸다.

주가 하락에 따른 '역자산 효과'는 시민들의 일상을 바꾸고 있다. 서울 관악구 직장인 김모(28)씨는 “배달 한 번에 2만원 쓰는 것도 망설여진다. 당분간 꼭 필요한 것만 사려고 한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의 직장인 최모(31)씨도 “주식으로 잃은 돈을 생각하면 커피 몇 잔 아끼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다가도, 이자는 매달 나가니 생활비라도 줄여야겠더라”고 전했다.

[사진=뉴시스]

이 같은 씀씀이 감소는 이미 통계로 확인된다. 국가데이터처 자료를 보면 8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1.8% 줄어 7월(-2.6%)에 이어 두 달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품목별로는 승용차·가전 등 내구재(-4.5%)와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1.6%) 판매가 줄었고 준내구재는 0.4% 증가에 그쳤다. 면세점(-11.5%), 승용차·연료소매점(-6.9%), 백화점(-6.4%), 대형마트(-5.9%), 편의점(-0.9%) 등 유통 채널 전반에서 매출이 하락했다.

정부는 추석 대책으로 숙박쿠폰 8만 장과 공연 할인권 22만 장을 공급하고 온누리상품권 할인을 늘렸으나, 소비 위축이 지속될 경우 정책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주가가 떨어지면 소득이 그대로여도 자산이 줄었다는 생각에 소비를 줄일 수 있다. 대출이자 부담까지 겹치면 이런 경향이 더 강해질 수 있고, 자영업자의 매출과 기업의 투자·고용에도 영향을 줘 내수 회복을 더디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