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한국교회에는 성경 지식이 해박하고 헌신적인 '신앙의 실력자'들이 넘쳐난다. 하지만 그 화려한 소리들이 모인 공동체 안에서 우리는 아름다운 화음보다 피로감과 불협화음을 더 자주 목격한다. 신간 『교회는 하나님 나라의 오케스트라다』는 신앙이 골방에 갇힌 ‘외로운 독주(Solo)’가 되어버린 뼈아픈 현실을 직시하며, 교회가 회복해야 할 본질을 ‘오케스트라’라는 탁월한 비유로 명쾌하게 풀어낸다.
교회가 돌아가야 할 다섯 개의 영적 악장
저자인 맑은샘광천교회 김현중 목사는 신앙이 본래 혼자 하는 일이 아니며, 찬송은 처음부터 합주로 부름받았음을 강조한다. 책은 교향곡의 구성에 맞춰 조율, 연습, 시선, 경청, 합주라는 5개의 악장으로 전개되며 교회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조율(Tuning): 연주보다 조율이 먼저다. 오보에의 A음 앞에 모든 악기가 고개를 숙이듯, 숫자와 성공이라는 '대체 절대음'을 버리고 '말씀'이라는 유일한 기준음에 교회를 맞춰야 한다.
연습(Practice)과 시선(Gaze): 신앙의 연차나 직분을 내세우는 대신 광야에서의 밋밋한 반복 훈련을 견뎌야 한다. 내 힘으로 억지로 문을 여는 조급함을 멈추고, 지휘자이신 하나님의 '큐(Cue)' 사인을 기다리는 것이 가장 능동적인 신뢰다.
경청(Listening): 합주에서 가장 어려운 기술은 크게 연주하는 것이 아니라 작게 연주하는 것이다. 내 소리를 한껏 높일 수 있음에도 전체를 위해 기꺼이 소리를 줄이는 '경청'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십자가의 섭리다.
합주(Ensemble): 오케스트라는 자기들끼리 들으려고 문을 걸어 잠그지 않는다. 교회 역시 주일의 모임을 넘어 세상(월요일의 일터)이라는 진짜 연주회장을 향해 하나님 나라의 음악을 들려주어야 한다.
현장의 땀과 눈물로 빚어낸 진실한 고백록
이 책은 화려한 목회 성공담이나 책상머리의 이론에 머물지 않는다. 저자가 부임 후 겪은 갈등과 당회와의 지난한 조율 과정, 만 2년의 쉼표 끝에 열린 사역의 문 등 현장의 땀과 눈물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특히 매주 수많은 청년이 모이는 ‘마커스 목요예배’에 예배당을 무상으로 내어준 결단, 지역 상인을 섬기고 주차장을 개방한 일, ‘영적 화랑도’의 비전으로 기도의 씨를 뿌리는 통일선교의 여정은 교회가 어떻게 세상의 담장을 넘어 화음을 이뤄내는지 보여주는 가슴 벅찬 실례다.
각자 자기 소리만 내느라 지쳐버린 성도들, 사역의 방향을 잃은 목회자, 서로 다른 소리로 갈등하는 평신도 리더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무너진 신앙의 호흡을 가다듬고, 참된 지휘자이신 하나님 앞에서 다시 하나 된 화음을 빚어낼 거룩한 리허설로 독자들을 안내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