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기독교인 5억 명 이상, 성경 접근 제한 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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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기자
mklee@cdaily.co.kr
 ©Unsplash/Aaron Owens

전 세계 5억 명 이상의 기독교인들이 정부의 통제와 극단주의 폭력, 가족과 지역사회의 압력 등으로 성경을 구하거나 사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성경 관련 기관과 선교단체들이 협력해 발간한 ‘2026 성경 접근 목록(Bible Access List 2026)’에 따르면, 이 가운데 2억5000만 명 이상은 매우 심각하거나 극심한 성경 접근 제한을 받고 있다. 일부 국가에서는 성경을 소지하는 것만으로도 투옥이나 사형에 처할 위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6개국을 조사한 보고서는 성경의 공급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제약과 성경을 필요로 하지만 구하지 못하는 기독교인들의 부족 실태를 분석했다.

성경 접근 제한이 가장 심각한 국가는 아프가니스탄으로 조사됐으며, 예멘, 소말리아, 북한, 에리트레아가 뒤를 이었다. 모리타니, 투르크메니스탄, 리비아, 수단, 이란도 상위 10개국에 포함됐다.

보고서는 아프가니스탄에 대해 “하나님의 말씀은 아프가니스탄인이 소지할 수 있는 가장 위험한 책이며, 발각될 경우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에서는 가정에서 성경을 보관하는 것조차 심각한 처벌로 이어질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북한에서는 성경 접근의 모든 단계가 금지돼 있다”며 “성경이 가택 수색에서 발견될 경우 사형이나 강제노동수용소 종신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북한 기독교인들은 성경을 암송하는 방식으로 말씀을 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성경 인쇄가 금지되거나 심각하게 제한된 국가는 39개국이며, 유통 역시 39개국에서 제한되고 있다. 성경 수입은 38개국, 보관은 37개국, 개인 소지는 34개국에서 각각 금지되거나 심각하게 제한된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성경도 안전한 접근을 보장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48개국의 약 2억7700만 명의 기독교인들이 감시와 인터넷 검열 등으로 안전하게 온라인 성경에 접근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보고서는 에리트레아에서는 검문소에서 휴대전화를 검사하고 정부가 온라인상의 기독교 관련 콘텐츠를 감시한다고 밝혔다. 중국에서는 해외 기독교 웹사이트가 차단되고 성경 애플리케이션이 앱스토어에서 삭제됐으며, 온라인 활동을 추적할 수 있는 새로운 디지털 신원 시스템이 도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말리아의 경우 성경이 온라인에서 이용 가능하지만 접근 자체가 위험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감시뿐 아니라 극단주의 단체들이 성경 사용과 배포 여부를 감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적 여건도 성경 접근을 가로막는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빈곤과 열악한 인프라, 문맹, 지리적 고립, 인터넷 부족 등으로 법적으로 성경 소지가 허용되는 국가에서도 성경을 실제로 구하거나 사용할 수 없는 기독교인들이 많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81개국에서 약 1억2500만 명의 기독교인들이 성경을 원하지만 소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특히 콩고민주공화국(DRC), 에티오피아, 나이지리아, 인도에서는 각각 1000만 명 이상의 기독교인들이 성경을 필요로 하지만 갖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콩고민주공화국에서는 성경 소지에 대한 법적 제한이 없지만, 성경을 소유한 신자는 3명 중 1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2025년 1억 명 이상으로 추산됐던 전 세계 성경 부족 규모가 올해 더 증가한 것과 관련해, 조사 대상 국가 확대와 자료 수집 방식의 개선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성경 전달망을 강화하고 기독교인들이 보다 안전하게 성경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성경 접근 목록은 문제를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행동이 가능한 곳을 보여준다”며 “국가별 조사 결과는 기도와 행동을 위한 보다 명확한 지침을 제공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