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에 정기적으로 출석하는 미국인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결혼생활에 더 높은 만족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앙 정체성 자체보다 교회 예배 참석과 기도 등 적극적인 신앙생활이 결혼생활의 안정성과 행복에 더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에 따르면, 미국 가족연구소(Institute for Family Studies·IFS)는 최근 ‘신앙의 차이: 미국인의 종교, 결혼의 질, 성생활(The Devout Difference: Religion, Marital Quality, and Sex Among Americans)’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미국의 교회 출석률과 결혼율이 장기간 하락하는 가운데 사회적 고립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신앙과 가족이 그동안 사회적 고립을 완화하는 역할을 해온 주요 공동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일반사회조사(GSS) 자료와 2026년 IFS 종교·가족조사를 분석한 결과다. IFS 조사는 유고브(YouGov)가 지난 2월 9일부터 3월 4일까지 18~54세 기혼 성인 3,125명을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개신교인 1,243명과 가톨릭 신자 1,080명이 포함됐다.
연구에 따르면 미국인의 정기적인 교회 출석률은 1972년 49%에서 2024년 32%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미국의 결혼율도 60% 이상 하락했다.
그럼에도 20~54세 종교인의 약 10명 중 6명은 기혼인 반면, 세속적 성인의 기혼 비율은 42%에 그쳤다. 연령과 교육 수준, 인종 등을 고려했을 때 정기적으로 교회에 출석하는 사람은 결혼했을 가능성이 39% 높았다.
이혼·별거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35~54세의 기혼 경험자를 기준으로 교회에 출석하는 개신교인의 34%, 가톨릭 신자의 27%가 이혼 또는 별거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반면 명목상 개신교인은 54%, 명목상 가톨릭 신자는 36%, 무종교인은 40%였다.
결혼생활의 행복도 역시 교회 출석 여부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정기적으로 교회에 출석하는 개신교인의 74%, 가톨릭 신자의 79%가 자신의 결혼생활을 ‘매우 행복하거나 극도로 행복하다’고 평가했다. 무종교인의 경우 약 3분의 2가 같은 답변을 했다.
연령과 교육, 인종, 성별을 고려한 분석에서도 정기적인 교회 출석자는 행복한 결혼생활을 보고할 가능성이 49% 높았다.
반면 단순히 개신교인이나 가톨릭 신자라고 밝히는 것만으로는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를 근거로 “단순한 종교적 소속보다 적극적인 교회 참여가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기도 생활도 결혼생활의 안정성과 관련이 있었다. 매일 기도하는 개신교인의 77%가 자신의 결혼생활이 안정적이라고 답한 반면, 기도 횟수가 적은 개신교인은 약 3분의 2였다. 가톨릭 신자는 각각 67%와 60%였다. 매일 기도하는 사람은 결혼생활이 안정적이라고 답할 가능성이 1.48배, 행복하다고 답할 가능성이 1.50배 높았다.
부부 간 가치관의 일치도 중요한 요인으로 나타났다. 종교, 직업, 가족의 역할, 자녀 계획과 양육 방식, 미래에 대한 기대 등이 일치한다고 답한 개신교 부부 가운데 73%가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가치관이 일치하지 않는 부부에서는 그 비율이 18%에 그쳤다. 가톨릭 부부는 각각 79%와 38%였다.
결혼을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평생 지속되는 관계로 보는 태도도 결혼 만족도와 관련이 있었다. 결혼을 영속적인 관계로 보는 데 전적으로 동의한 응답자는 높은 결혼 만족도를 보일 가능성이 1.85배, 결혼생활이 안정적이라고 답할 가능성이 1.81배 높았다.
성생활에서도 정기적인 교회 출석자와 비종교인 사이에 차이가 나타났다. 미국 일반사회조사에 따르면 20~54세 기혼자의 주 1회 이상 성관계 비율은 1990년대 64%에서 현재 54%로 감소했다. 그러나 정기적으로 교회에 출석하는 기혼자의 경우 62%가 주 1회 이상 성관계를 한다고 답한 반면, 무종교인은 48%였다.
2026년 IFS 조사에서도 교회에 출석하는 개신교인의 60%, 가톨릭 신자의 69%가 주 1회 이상 성관계를 한다고 답했다. 명목상 가톨릭 신자는 60%, 명목상 개신교인은 52%, 무종교인은 47%였다. 다른 요인을 통제한 분석에서도 교회 출석자는 주 1회 이상 성관계를 가질 가능성이 1.49배 높았다.
성생활 만족도 역시 정기적인 교회 출석자에게서 더 높았다. 교회에 출석하는 개신교인의 45%, 가톨릭 신자의 약 55%가 성생활을 ‘매우 좋거나 훌륭하다’고 평가했다. 무종교인은 40%였다.
다만 종교적 부부의 결혼생활이 모두 긍정적인 것은 아니었다. 결혼생활이 안정적이라고 답한 비율은 교회 출석 개신교인 77%, 가톨릭 신자 63%, 무종교인 71%였다. 보고서는 가톨릭 신자들이 이혼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결혼이 계속될지에 대한 의구심을 나타내는 경우가 더 많았다고 설명했다.
음란물 이용과 대가족에 대한 부담도 종교적 가정이 직면한 과제로 제시됐다. 교회에 출석하는 20~54세 기혼 남성의 25%가 한 달에 한 번 이상 음란물을 본다고 답했으며, 교회에 드물게 출석하거나 출석하지 않는 남성에서는 그 비율이 35%였다.
교회 공동체의 실질적인 지원 여부도 조사됐다. 교회에 출석하는 개신교인 부모의 57%는 교회 공동체로부터 적어도 ‘어느 정도 도움’을 받고 있다고 답했으며, 가톨릭 부모는 46%였다. 가톨릭 가정에서는 자녀가 3명 이상인 경우 자녀 수가 적은 가정에 비해 결혼 만족도가 낮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종교적 정체성 자체보다는 ‘헌신과 공동체(Commitment and Communion)’가 강한 결혼생활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공유된 믿음과 헌신, 공동체, 규칙적인 기도가 강한 결혼생활을 형성하는 데 특히 중요한 것으로 보인다”며 “신앙은 단순히 부부를 결혼으로 이끄는 데 그치지 않고 결혼생활을 지속할 이유와 그 안에서 행복을 경험할 방법을 제공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