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3부(이정재 부장판사)는 희귀암 발생 논란을 빚은 엘러간(현 애브비)의 인공유방 보형물을 신체에 넣은 환자들이 제조사 측을 상대로 낸 집단 손해배상 소송 1심에서 지난 9일 원고 패소 판결했다.
'거친 표면 인공유방 보형물 바이오셀(Biocell)'을 시술 및 수술받은 국내 환자 114명은 제조사에 각 1000만원을 물어내라며 소송을 걸었다. 앞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해당 제품이 타사 보형물 대비 역형성 대세포 림프종(BIA-ALCL)이라는 희귀암 발병 위험을 약 6배 높인다는 이유로 2019년 7월 전 세계적인 리콜 조치를 내렸다.
원고들은 제조사가 암 발생을 부추기는 설계·제조상의 문제가 있는데도 위험성을 감추거나 허위로 안전성을 홍보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2006년 FDA 시판 승인 당시 부여받은 10년간의 사후 임상실험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이 같은 주장을 전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해당 보형물에 통상적으로 기대되는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제조상, 설계상 또는 표시상의 결함이 있음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해당 소송이 제기된 2020년 3월부터 6년 이상의 기간이 경과했지만, 다행스럽게도 원고들 중 실제로 해당 림프종이 발병한 사람이 존재하지 않고 의심된다는 취지의 진단을 받은 사람도 특별히 없어 보인다”며 “해당 보형물로 인해 원고들에게 손해가 발생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이식 환자들이 겪은 심리적 고통의 원인이 제품에 있음을 일부 인정했다. 재판부는 “소송 비용 부담과 관련해 원고들이 느끼는 불안감, 두려움 등이 해당 보형물로 인해 발생했다고 볼 수 있다”면서 이번 소송에 쓰인 비용은 엘러간 측이 부담하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