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청각장애인 위한 '수어 애니메이션 성경' 첫선

화면 속 캐릭터가 직접 수어 구사… 300여 개 지역 수어로 확대 번역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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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전 세계 청각장애인과 난청인을 위한 수어 애니메이션 성경이 새롭게 출시됐다고 9월 2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기독교 성경 미디어 제작 단체 레벌레이션미디어(RevelationMedia)는 국제선교이사회(IMB)와 파트너십을 맺고 청각장애인 선교를 목적으로 한 '수어 애니메이션 누가복음'을 제작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공개된 애니메이션 성경은 기존 영상 매체에서 주로 사용하던 화면 하단 모서리의 수어 통역사 배치 방식에서 벗어났다. 화면 속에 등장하는 성경 캐릭터들이 이야기의 흐름에 맞춰 직접 미국 수어(ASL)를 구사하는 방식으로 제작된 것이 특징이다. 제작진은 영어 단어와 문장 구조를 수어와 일대일로 대응시켜 시청각적인 일체감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레벌레이션미디어와 국제선교이사회는 전 세계 7000만 명에서 최대 4억 명으로 추산되는 청각장애인들의 복음화율이 2% 수준에 불과한 미전도 종족이라는 현실에 착안해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청각장애인 공동체가 성경 말씀을 시각적으로 더 쉽게 이해하고 접근할 수 있는 맞춤형 기독교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취지다.

시각적 대화형 성경 기술 적용 및 300개 지역 수어 확대 계획

레벌레이션미디어의 스티브 클리어리 최고경영자(CEO)는 청각장애인들이 소리를 듣는 세계와 단절되어 사회적으로 소외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하며, 이들이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시각적 매체를 통해 복음을 전하는 것이 핵심 목표라고 밝혔다. 이 애니메이션에는 성경 전체를 하나의 서사로 구현해 낸 시각적 대화형 성경 '아이바이블(iBIBLE)'의 첨단 제작 기술이 도입됐다. 인물들이 화면 안에서 직접 수어로 소통하게 만들어 시청자의 몰입도를 극대화했다.

국제선교이사회의 빅터 호우 최고행정책임자 역시 혁신적인 기술을 통해 청각장애인을 위한 성경 번역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레벌레이션미디어 측은 누가복음 24개 장을 각각 하나의 에피소드로 구성해 총 24부작의 수어 애니메이션을 완성할 계획이다.

미국 수어(ASL)를 기반으로 한 누가복음 1장의 제작이 완료되면, 해당 장면들을 토대로 전 세계 300여 개 이상의 국가 및 지역 수어로 재편집하는 작업이 진행된다. 이를 통해 각국의 청각장애인 기독교인들이 외국의 수어가 아닌 자국의 모국 수어로 성경을 접할 수 있도록 지원 체계를 확대할 방침이다.

수어 번역의 속도 단축 기대 속 정확한 수어 문법 구현 지적도

영국 청각장애인 공동체를 대변하며 활발히 활동 중인 기독교 작가 에밀리 오웬은 이번 누가복음 프로젝트에 대해 참신하고 혁신적인 시도라고 평가했다. 20대에 뇌수술로 청력을 상실한 오웬은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직접 수어를 시연하는 방식에 기대감을 나타내면서도, 수어의 핵심인 손 모양이 화면상에서 얼마나 명확하게 구현될지가 관건이라고 짚었다. 수어 동작이 다소 뭉개지거나 불분명하게 표현될 경우 정확한 의미 전달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오웬 작가는 이번 애니메이션 기반 작업이 사람이 직접 진행하는 기존의 수어 번역 프로젝트보다 제작 속도를 크게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영어 단어의 어순에 맞춰 수어를 일대일로 치환하는 번역 방식에 대해서는 수어 고유의 문법 체계와 차이가 있어 완전한 수어 사용자(농인)들에게는 의미가 100% 전달되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녀는 자신처럼 후천적으로 청력을 잃어 영어 어순에 익숙한 이들에게는 유용할 수 있으나, 수어를 제1언어로 사용하는 이들을 위한 문법적 보완 작업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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