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새로운 선교 목표들의 주된 특징적 경향
1) 개인의 변화가 아닌 사회 구조의 변혁
전통적인 선교의 목표는 기본적으로 개인의 구원이었다. 개인을 구원하고 변화시키는 것이 주된 목적이었다. 세계의 변화는 개인들이 구원받고 변화되는 것의 결과로 주어지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 점에서 선교의 우선적인 목표는 개인의 구원이고 세계의 변화는 부차적인 관심이었다. 그러나 에큐메니칼 선교의 목표는 점차적으로 개인의 변화에서 세계의 변화에 주된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에큐메니칼 선교가 세계의 변화에 주된 관심을 두게 된 뒤에는 다음과 같은 배경이 있었다.
에큐메니칼 선교는 그 용어 자체가 말하듯이 온 세계를 ‘하나님의 집’으로 보면서 태동 때부터 이 세계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 그러다가 1952년에 슈트트가르트 교구의 감독이었던 칼 하르텐슈타인(Karl Hartenstein)에 의하여 ‘Missio Dei’(하나님의 선교)라는 개념이 탄생하면서부터 에큐메니칼 진영의 세계에 관한 관심은 더욱 커졌다.
그 후로부터 에큐메니칼 선교는 단순히 사람들을 구원시켜 교회로 데려오는 것보다는 이 세계 자체를 변화시키는 것에 더 많은 관심을 두게 되었다. 즉 하나님의 주된 관심이 교회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세상에 더 많이 있다고 인식했기 때문에, 교회가 아니라 세상을 사람 살만한 곳으로 만드는 것이 선교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2) 사회의 모든 문제 해결을 포함하는 포괄성
에큐메니칼 진영은 전통적인 선교가 지나치게 전도와 교회 개척에 우선순위를 두면서 기독교의 확장만을 추구한 선교였다는 것으로 인식하면서 바람직한 선교는 사회 구조의 변혁을 추구해야 하고 그 방식도 섬김과 대화와 공존의 모습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즉 바른 선교의 목표는 복음화가 아니라 세상을 참으로 평화롭고 행복한 곳으로 만드는 것이 되어야 한다는 관점을 갖게 되었다.
이와 같이 선교의 목표가 개인의 복음화를 넘어 이 세상에 샬롬을 가져다 줄 수 있는 모든 것으로 바뀌면서 선교의 목표는 매우 광범위하고 포괄적인 모습이 되었다. 그리하여 앞에서 다룬 ‘인간화’, ‘JPIC", "화해와 일치’를 비롯하여 보건 및 사회 복지 사업, 청소년 및 여성을 위한 사업, 정치적 단체 활동, 경제 및 사회 발전을 위한 사업, 폭력에 대한 건설적 대응 문제, 인종차별에 대한 투쟁 등의 다양한 과제가 선교의 목표로 포함되게 되었고, 이와 같이 다양한 주제들이 선교의 목표에 포함되면서 에큐메니칼 선교의 목표는 매우 포괄적인 범위를 지니게 되었다.
3) 우선순위의 배제
에큐메니칼 신학과 이 신학의 영향을 많이 받은 통전적 선교 개념에서는 ‘우선순위’, ‘우선성’, ‘핵심’ 같은 용어를 달갑지 않게 보는 경향이 강하다. 개인구원도 중요하지만 사회구원도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우선순위 같은 것을 말하는 것은 분리할 수 없는 것들을 분리하는 이분법의 오류를 범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에큐메니칼 관점에서는 영과 육, 교회와 세계, 이 세상과 저 세상, 거룩과 세속, 세속 역사와 구속사, 영혼 구원과 사회 구원 등으로 나누는 것은 모든 것의 창조자 되신 하나님의 창조 원리와도 맞지 않을 뿐 아니라, 지금까지 전통적인 선교가 한쪽만을 강조함으로 말미암아 다른 쪽을 등한시하고 그럼으로 말미암아 세상에서 무책임한 교회가 되었다고 본다.
아울러 개인 구원에 우선성을 두는 관점으로는 지구 전체의 환경 오염과 파괴의 현실 속에서 인간은 물론 모든 피조물까지도 함께 탄식하고 고통하며 구속을 기다리는(롬8:22) 오늘의 선교적 상황에 대처하기가 어렵다고 본다. 그런데 전통적인 선교에서 불신자들의 구원을 위한 복음화에 우선적인 관심을 두었던 반면 에큐메니칼 선교에서는 복음화에 대하여 “... 가장 선의를 가지고 말한다 하여도 세계 교회협의회 배경에서는 제2차 적인 것”이 되었다고 보쉬는 평가한다. 우선순위를 배제하고 모든 것을 동등하게 추구해야 한다고 말하는 에큐메니칼 진영도 실제적으로는 사회구원에 우선성을 두는 경향을 보이는 것이다.
4) 지속적인 목표의 변동 경향
앞에서 우리는 에큐메니칼 선교에서 제기한 주된 목표들을 1) 인간화, 2) JPIC, 3) 일치와 화해 등으로 나누어서 살펴보았는데, 이 외에도 에큐메니칼 선교는 이 세계를 불행하게 만드는 모든 것들에 대항하여 투쟁하고 해결하고자 하는 일에 관심을 갖고 있기에 불행을 가져오는 원인들에 따라서 그 목표는 지속적으로 변화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보쉬는 벌코프(Berkhof)의 말을 인용하면서 “... 1950년대의 세계에 대한 사도적 헌신은 그 후의 세계에 접어 들어서는 세계에 대한 봉사적 헌신으로 바뀌어졌다고 했는데, 그는 바른 말을 해준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보쉬에 의하면 에큐메니칼 선교도 처음 시작할 때 사도적 헌신 즉 복음을 전하는 일을 목표로 삼고 이를 위한 자세로서의 연합을 강조했지만, 1950년 이후로 세계에 대한 봉사로 그 초점이 변화된 것이다. 사도적 헌신의 경우는 세상이 어떻게 바뀌든 복음 전도의 목표는 변함이 없지만, 세계에 대한 봉사는 세상의 필요가 바뀌므로 지속적으로 목표가 변경되는 것이다. 필자는 에큐메니칼 신학의 관심 주제의 변화를 4가지 패러다임 즉 1) 선교를 위한 협력 패러다임(1910-1948), 2)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 패러다임 (1952- 1963), 3) 인간화 패러다임 (1968-1975), 4) 생명 패러다임 (1983 - 현재)으로 구분하였는데, 이것은 에큐메니칼 선교의 관심 영역 혹은 목표가 시대의 변화에 따라 계속 변화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적으로 변화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계속)
※ 기독일보는 안승오 교수(영남신대 선교학)의 책 「다시 바울에게 묻다- 바울서신에서 배우는 15가지 선교 핵심 키워드」의 내용을 연재합니다.
안승오 교수
성결대학교를 졸업하고 장로회신학대학원(M.Div)에서 수학한 후, 미국 풀러신학대학원에서 선교학으로 신학석사(Th.M) 학위와 철학박사(Ph.D) 학위를 받았다. 총회 파송으로 필리핀에서 선교 사역을 했으며, 풀러신학대학원 객원교수, Journal of Asian Mission 편집위원, 한국로잔 연구교수회장, 영남신학대학교 대학원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선교와 신학』 및 『복음과 선교』 편집위원, 지구촌선교연구원 원장, 영남신학대학교 선교신학 교수 등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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