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복음주의협의회(이하 한복협)가 회칙을 개정한 당일, 정작 회칙에 없는 ‘남북통일위원회’의 부위원장으로 사랑의교회 주연종 부목사를 임명했다. 조직 운영의 기준을 정비한 자리에서 그 기준에 명시되지 않은 직책을 부여하면서, 회칙 개정과 인선 사이의 모순이 드러났다.
한복협은 11일 서울 백석대학교에서 임시총회를 열어 회칙을 개정한 뒤 각 부서 위원장을 호명했다. 이 과정에서 회장 오정호 목사는 주 목사를 “남북통일 부위원장”으로 소개했다.
그러나 이날 개정된 회칙 제11조에 부서로 명시된 위원회는 신학·교회갱신·선교·사회·국제·여성·청년위원회 등 7개다. ‘남북통일위원회’는 여기에 없다. 개정 전 회칙에서도 마찬가지다.
문제는 해당 위원회를 회칙에서 찾을 수 없는데 부위원장 임명이 이뤄졌다는 점이다. 특히 회칙을 검토하고 개정안을 의결한 직후의 인선이라는 점에서, 조직 구성과 임명 근거를 제대로 확인했는지 의문을 남겼다. 운영 기준을 새로 정한 총회에서부터 그 기준과 실제 인선이 어긋난 것이다.
한복협 내부에서는 회칙에 근거하지 않는 위원회는 활동할 수 없으며, 주 목사의 부위원장 임명 역시 무효라는 지적이 나온다. 위원회 자체의 근거가 없는 만큼 그 안의 직책에도 정당성을 부여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본지는 한복협 회장 오정호 목사에게 이와 관련 전화와 문자로 질의 했지만 대답을 들을 수 없었다. 사무총장 박명수 교수는 이런 사실에 대해 "(남북통일위원회가) 당연히 있는 줄 알았다"며 "(회칙에 없는줄) 몰랐다"고 답했다. 박 교수는 다음 모임 때 해당 위원회를 다시 구성하겠다는 취지로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