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북부 지역을 강타한 초대형 홍수로 수많은 인명 피해와 막대한 재산 손실이 발생한 가운데, 현지에서 사역 중인 선교사들이 한국교회를 향해 일회성 지원을 넘어선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구호’를 눈물로 호소했다.
세계전문인선교회(PGM) 소속 허언약·이바나바 선교사는 최근 줌으로 열린 PGM 기도회에 참석해 참혹한 현지 상황을 전하며 이같이 밝혔다.
트리슐리 지역에서 사역 중인 허언약 선교사는 사고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회상했다. 선교센터에서 불과 50m 떨어진 곳까지 물이 차오르자, 그는 오전 9시 급보를 접한 즉시 센터에 있던 이들을 산으로 긴급 대피시켰다.
현재 피해 지역의 도로는 4~5m 높이의 거대한 잔해물로 가득 차 있다. 최근 일부 길이 뚫리기도 했으나, 교량이 끊기고 마을 전체가 흔적 없이 사라지면서 강 건너편 지역은 여전히 완전히 고립된 상태다. 주민들은 임시로 연결한 줄에 바구니를 매달아 겨우 물자를 공급받고 있다.
허 선교사는 “같이 훈련하던 제자의 아내와 딸, 남동생 3명이 실종됐고, 현지 목회자와 사모, 그 자녀까지 생사를 알 수 없는 이들이 속출하고 있다”며 “성도들이 친근하게 ‘삼촌’이라 불렀던 이들이지만 접근조차 불가능해 마음이 무너진다”고 전했다.
현재 허 선교사가 머무는 선교센터에는 고립된 주민과 신학생, 스태프 등 60여 명이 모여 비상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전기는 간신히 복구돼 전등 하나를 켜는 수준이지만 수도는 완전히 끊겨, 내리는 빗물을 양동이에 받아가며 버티고 있는 실정이다.
이바나바 선교사는 이번 재난이 북부 지역의 대규모 빙하 및 암석 붕괴에서 비롯된 연쇄적 산악 재난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정부 통제로 일반인의 현장 접근은 제한되나, 현지 선교사들은 원칙을 지키며 인근 지역에서 구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선교사는 당장의 식량과 생필품 지원뿐만 아니라, 집단 이주가 불가피한 이재민들을 위한 임시 거처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외부 단체가 잠깐 들어왔다 빠지는 방식보다 지역 사정을 꿰뚫고 있는 네팔교회와 연대해 피해 가정을 지속적으로 돌보는 것이 핵심이라고 짚었다.
허 선교사 역시 “11년 전 네팔 지진 때도 많은 단체가 단기 지원 후 철수했지만, 이번 홍수는 그와는 차원이 다른 상처를 남겨 복구에 수년이 걸릴 것”이라며 “쌀 한 포대보다 중요한 것은 떡과 말씀으로 이 민족을 끝까지 섬기는 장기적인 사역”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선교사들은 이번 지원 과정에서 기독교인과 비기독교인을 구별하지 말고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지역 공동체를 먼저 품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교회가 쓸려 내려가 건축의 필요성도 제기되지만, 지금은 종교와 상관없이 고통받는 이들의 일상 회복을 돕는 것이 우선이라는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두 선교사는 한국교회와 해외 한인교회에 깊은 중보를 부탁했다.
“가족과 생업을 모두 잃고 원망과 슬픔에 잠긴 네팔 주민들에게 교회가 주님의 위로를 전할 수 있도록, 그리고 이들이 사랑 나눔을 통해 진정한 회복을 경험할 수 있도록 기도를 모아 주십시오.”
#네팔홍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