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에서 기독교인들을 대상으로 한 폭력 사태를 보도했다가 형사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기자가 수년간 이어진 법적 공방 끝에 무혐의 판결을 받았다.
국제 기독교 법률단체인 자유수호연맹(ADF)의 국제기구 ADF 인터내셔널은 지난 27일(이하 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나이지리아 언론인 루카 빈니야트(Luka Binniyat)가 형사 혐의에서 벗어났다고 밝혔다.
빈니야트는 2021년 11월 미국 매체 ‘에포크타임스’에 ‘나이지리아 경찰, 학살을 ‘악행’이라 비난하면서도 체포는 하지 않아’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한 뒤 체포됐다. 해당 기사는 나이지리아 중부 지역에서 발생한 종교적 폭력과 특히 기독교인 농민들을 대상으로 한 공격을 다뤘다.
기사에서 빈니야트는 나이지리아 상원의원 단주마 라(Danjuma Laah)의 발언을 인용했다. 라 의원은 당시 카두나주 내무·안보 담당 장관 사무엘 아루완(Samuel Aruwan)이 기독교인 농민에 대한 공격을 ‘충돌(clash)’로 표현한 것을 비판했다.
라 의원은 카두나주 정부가 아루완 장관을 내세워 남부 카두나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기독교인 대상 폭력을 은폐하고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빈니야트는 이후 아루완 장관을 상대로 사이버스토킹을 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84일간 구금된 뒤 2022년 1월 보석으로 풀려났지만, 이후에도 법적 절차는 계속됐다.
카두나 연방법원은 체포 후 4년이 넘게 지난 올해 5월 판결을 내리고 빈니야트에게 제기된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제시한 증거에 대해서도 ‘명백하게 신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빈니야트는 판결 이후 “석방되고 혐의가 기각된 것에 감사하다”며 “그러나 이번 경험은 나이지리아에서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기 위해 여전히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종교의 자유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나이지리아에서 기독교인들에게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일을 정직하게 보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실을 보도한 기자가 체포됐다는 점을 지적하며 “기독교인들이 나이지리아 전역에서 광범위한 박해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언론이 공직자들의 발언과 대응을 자유롭게 인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ADF 인터내셔널의 국제 종교자유 담당 수석변호사 숀 넬슨(Sean Nelson)은 빈니야트가 나이지리아 상원의원의 발언을 정확하게 인용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넬슨 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루카의 무죄를 확인한 것이지만 동시에 경고의 메시지가 돼야 한다”며 “잔혹 행위에 대한 정확한 보도는 범죄가 아니며, 종교적 박해를 취재하는 기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기소가 아니라 보호”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이지리아 전역에서 기독교인들이 신앙을 이유로 살해되고 있다”며 “언론인들은 이러한 종교적 동기에 의한 폭력 사태를 보도할 의무와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수년간 나이지리아에서는 중부 지역을 중심으로 기독교인이 다수인 농촌 공동체를 겨냥한 공격이 이어지면서 수천 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부 지역에서도 보코하람과 이슬람국가(IS) 계열 극단주의 단체 등의 활동으로 폭력이 지속되고 있으며, 수백만 명이 거주지를 떠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폭력 사태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인권단체와 미국 정치권의 비판을 받아왔다.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는 2026년 연례보고서에서 나이지리아를 종교 자유에 대한 ‘특별 우려 국가(Country of Particular Concern)’로 지정한 상태를 유지할 것을 미국 국무부에 권고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나이지리아를 CPC로 지정하면서 급진 이슬람 테러단체와 무장 목축민들로 인해 나이지리아 기독교인들이 ‘존재론적 위협’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