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종교지도자들 “이스라엘, 미국인 13명 입국 거부”… 서안 방문단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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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기자
mklee@cdaily.co.kr
은퇴한 미국 연합감리교 목사 에드워드 필립스가 지난 8월 24일(현지시간) 애틀랜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YouTube/Eastside Church ATL

미국의 종교 지도자들과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이스라엘 당국이 서안지구와 동예루살렘을 방문하려던 미국 시민 13명의 입국을 거부한 데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18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애틀랜타의 이스트사이드교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3일 요르단에서 이스라엘로 입국하려던 미국인 13명이 억류된 뒤 입국을 거부당하고 최대 10년간 이스라엘 재입국이 금지됐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에는 감리교 목회자 4명을 비롯해 개신교와 가톨릭 등 기독교인, 유대교 및 이슬람교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이번 조치가 비자면제 프로그램의 취지에 어긋난다고 주장하며 이스라엘 정부의 해명을 요구했다.

미국 시민들은 요르단에서 셰이크 후세인 국경교량을 통해 이스라엘로 입국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서안지구의 기독교 마을 타이베(Taybeh)와 동예루살렘의 팔레스타인 지역 등을 방문할 계획이었다.

이번 방문단을 이끈 에드워드 필립스 전 에모리대학교 신학 교수이자 감리교 목사는 타이베가 이스라엘군의 보호를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이스라엘 정착민들에 의한 공격이 반복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타이베 주민들은 지난 1년 동안 정착민들이 마을을 훼손하고 교회에 불을 지르려 했으며, 차량을 불태우고 가축을 풀어 올리브 농장을 훼손하거나 농장에 불을 질렀다고 주장해왔다. 이스라엘 당국은 해당 사건들을 규탄했지만 체포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필립스 목사는 이번 방문이 동예루살렘에 위치한 사비엘 에큐메니컬 해방신학센터(Sabeel Ecumenical Liberation Theology Center)와의 접촉을 통해 조율됐다고 밝혔다. 사비엘은 팔레스타인 해방신학을 지지하는 단체로, 일각에서는 반유대주의적 표현을 사용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반면 필립스 목사는 사비엘을 “예수와 마틴 루터 킹, 간디의 정신에 따른 비폭력 저항단체”라고 평가했다.

필립스 목사는 입국 과정에서부터 당국의 질문이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민 심사대에서 직원이 우리가 서로 어떻게 알게 됐는지, 누구를 위해 일하는지, 전쟁 중에 왜 이곳에 왔는지, 어떤 단체와 관련돼 있는지, 누구를 만날 예정인지 등을 물었다”고 말했다.

이어 “국경 당국과 여러 차례 대화를 나눈 뒤 입국 거부 통보를 받았다”며 문서에는 입국 거부 사유로 ‘불법 이민 방지 고려사항’이라는 문구만 적혀 있었고 구체적인 설명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필립스 목사에 따르면 방문단은 2시간 넘게 억류된 뒤 여권을 돌려받지 못한 채 터미널을 떠나 버스에 탑승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그는 한 관계자가 자신에게 “당신들이 거짓말을 했기 때문에 이런 일을 당하는 것”이라며 “기독교인들이 얼마나 부당하게 대우받는지 세상에 알리려고 왔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여권은 반환됐다.

이스트사이드교회 담임목사 안지 픽 리버스 목사는 기자회견에서 “모든 사람은 선하게 창조됐으며 사랑받을 가치가 있고, 어디에서든 해방과 사랑을 누릴 자격이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미국 조지아주 미국·이슬람관계협의회(CAIR) 조지아 지부의 아즈카 마흐무드 대표는 이스라엘의 입국 거부 조치를 “충격적이고 부당하며 불법적인 행위”라고 비판했다.

마흐무드 대표는 “이번 입국 거부는 이스라엘이 미국의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며 미 국무부에 관련 사안에 대한 조사를 촉구했다.

또한 이스라엘 정부가 미국인 기독교인과 유대인들이 팔레스타인 지역의 실상을 직접 확인하는 것을 막으려 한다고 주장하며 이스라엘의 정책을 ‘아파르트헤이트’에 비유했다.

한편 사비엘 북미지부(Friends of Sabeel North America)는 미국 의회에 이스라엘 정부의 행위에 대한 조사 가능성을 검토해 달라는 청원 운동을 시작했다.

청원서는 “신앙과 양심을 가진 사람으로서 모든 사람이 존엄과 공정성, 존중을 바탕으로 대우받아야 한다고 믿는다”며 “국가 간 협정에는 정부 간 책임뿐 아니라 그러한 약속에 따라 권리와 자유가 좌우되는 사람들에 대한 책임도 따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