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은 칼보다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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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교의 선비정신과 기독교의 박애정신이 만든 대한민국

양기성 교수

"펜은 칼보다 강하다(The pen is mightier than the sword)." 영국의 정치가 에드워드 불워 리턴의 이 명언은 오늘의 대한민국을 이해하는 중요한 열쇠가 된다. 국가는 군사력만으로 강해지는 것이 아니다. 사람을 키우는 교육과 높은 문화, 그리고 공동체를 세우는 정신적 가치가 나라의 미래를 결정한다. 대한민국이 세계적인 국가로 성장한 배경에도 바로 이러한 힘이 자리하고 있다.

오늘의 대한민국은 세계가 주목하는 나라가 되었다. 경제력과 첨단기술, 문화와 민주주의, 교육 수준에 이르기까지 국제사회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발전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오랜 세월 이어져 온 교육의 전통과 공동체를 위한 헌신이 축적된 결과이다.

조선 500년은 유교를 국가 운영의 기본이념으로 삼았다. 물론 시대적 한계와 폐단도 있었지만, 학문을 존중하고 사람을 기르는 전통은 우리 민족의 중요한 자산이 되었다. 선비는 단순히 글을 읽는 사람이 아니라 학문과 인격을 함께 닦고 나라와 백성을 위해 책임을 다하는 사람이었다. 퇴계 이황은 도덕과 학문의 일치를 강조했고, 율곡 이이는 실천하는 학문과 국가개혁을 주장했다. 이러한 선비정신은 검소함과 성실, 책임감과 교육을 중시하는 국민성을 형성하는 데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다.

그 위에 약 140여 년 전 우리나라에 기독교가 전해졌다. 복음은 교회만 세운 것이 아니었다. 선교사들은 학교를 세워 근대교육을 확산시켰고, 병원을 세워 의료의 새 시대를 열었으며, 고아원과 양로원, 복지시설을 세워 가장 연약한 이웃을 돌보았다. 또한 여성교육과 문맹퇴치, 농촌계몽과 사회봉사에도 앞장섰다. 교육과 의료, 복지와 선교를 함께 실천한 기독교의 박애정신은 대한민국 근대화의 중요한 밑거름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특히 기독교는 모든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되었다는 믿음 위에서 인간의 존엄성과 평등을 가르쳤다. 신분과 계층을 넘어 모든 사람을 사랑으로 섬기는 정신은 우리 사회에 새로운 희망을 심어 주었다. 교회는 예배당 안에만 머물지 않고 학교와 병원, 사회복지기관을 통해 이웃 사랑을 실천하였다. 이러한 기독교 정신은 존 웨슬리의 삶과 사상에서도 잘 나타난다. 웨슬리는 "세상은 나의 교구(The world is my parish)"라고 말하며 교회가 세상 속으로 들어가 가난한 사람을 돌보고, 교육하며, 병든 자를 섬겨야 한다고 가르쳤다. 그는 신앙을 개인의 경건에만 머물게 하지 않고 교육과 의료, 구제와 사회개혁으로 확장하였다. 이러한 웨슬리 정신은 한국교회에도 이어져 복음전도와 함께 학교·병원·사회복지시설 설립이라는 열매를 맺었다.

대한민국의 눈부신 발전은 어느 한 요소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 선비정신이 학문과 교육을 존중하는 토양을 만들었다면, 기독교의 박애정신은 사랑과 봉사, 희생과 나눔의 문화를 더욱 풍성하게 하였다. 전쟁의 폐허 속에서도 부모들은 교육을 포기하지 않았고, 교회는 절망 속에서 희망을 심었으며, 학교는 미래를 준비했고, 병원은 생명을 살렸고, 복지시설은 소외된 이웃을 품었다. 이러한 정신들이 함께 어우러져 오늘의 대한민국을 이루었다.

그러나 오늘 우리는 또 다른 도전에 직면해 있다. 경제는 성장했지만 공동체 정신은 약해지고, 지식은 늘어났지만 인성은 흔들리고 있다. 인공지능 시대일수록 사람다운 사람을 길러 내는 교육이 더욱 중요하다. 지식은 기계가 대신할 수 있지만, 양심과 사랑, 희생과 책임은 오직 사람만이 실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는 선비정신의 성실과 책임, 기독교의 박애와 섬김, 그리고 웨슬리의 실천적 신앙을 함께 계승해야 한다. 교육은 지식을 전달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사람을 세우는 일이 되어야 하며, 신앙은 교회 안에 머물지 않고 사회를 변화시키는 사랑으로 나타나야 한다.

대한민국이 앞으로도 세계의 존경을 받는 나라가 되기를 바란다면, 우리는 다시 사람을 세우는 교육으로 돌아가야 한다. 선비정신은 학문의 품격을, 기독교의 박애정신은 사랑의 품격을, 웨슬리 정신은 실천의 품격을 우리에게 가르쳐 준다. 이 세 가지 가치가 조화를 이룰 때 대한민국은 경제강국을 넘어 문화강국, 교육강국, 그리고 세계가 존경하는 품격 있는 나라로 더욱 굳게 설 것이다.

"교육은 한 사람을 바꾸고, 한 사람이 세상을 바꾼다.“

성경 말씀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 이같이 너희 빛이 사람 앞에 비치게 하여 그들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마태복음 5:14, 16)

양기성 교수(Ph.D., Hon. Th.D.)
서울신학대학교 행정학 특임교수
웨슬리언교회 지도자협의회 대표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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