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교신학회(회장 허준)가 현대 선교신학의 주요 연구 흐름과 과제를 조명하는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한국선교신학회는 8일 오전 서울 중랑구 금란교회(담임 김정민 목사)에서 ‘현대선교신학연구의 흐름’을 주제로 2026 제4차 정기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오승욱 박사(연세대)가 '세계기독교로서 오순절주의의 혼종성과 개별성에 대한 해석 모델' ▲이강욱 박사(주안대)가 '한인디아스포라 선교의 재조명: 아세안 한인디아스포라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이창우 박사(서울기독대)가 '19세기 미국 환원운동의 선교적 우선성: 바톤 W. 스톤의 사역을 중심으로' ▲신상현 박사(장신대)가 '세계기독교학의 연구방법론으로서 이야기 선교학의 시론적 제안'이라는 주제로 각각 발표했다.
◆ 오순절주의, 세계기독교의 성장과 선교적 과제
오승욱 박사는 "세계기독교가 서구 기독교의 쇠퇴와 아프리카·라틴아메리카·아시아 등 비서구 기독교의 성장이라는 변화 속에서 등장한 신학적 패러다임"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오순절주의는 성령의 체험과 은사를 강조하며 비서구 지역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토드 존슨(Todd M. Johnson)이 이끄는 세계기독교연구소 통계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오순절주의 성도는 약 6억6천400만 명으로 전 세계 기독교인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한다"고 밝혔다.
오 박사는 "오순절주의가 성령의 자유 안에서 인종과 계층, 성별, 나이, 국적의 차이를 넘어서는 평등을 주창하며 시작됐지만, 현실에서는 인종과 성별에 따른 차별이 여전히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남아프리카의 사도적 믿음 선교회가 과거 예배와 사역에서 흑인을 분리하는 인종 차별을 시행했으며 1996년 사과와 통합을 선언한 이후에도 차별의 흔적이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여성 지도력과 관련해서는 루시 패로우(Lucy Farrow)와 한국의 최자실 목사 등을 언급하며 "초기 오순절주의에서 여성 지도자들이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교회의 제도화와 조직화 과정에서 여성들이 리더십에서 점차 배제되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어 에큐메니즘과 사회참여에 대해서도 오순절주의의 가능성과 한계를 함께 제시했다. 오 박사는 "윌리엄 시무어와 프랭크 바틀만 등 초기 오순절주의 지도자들은 기독교 연합을 강조했지만, 실제로는 다른 교단과의 대화에 부정적인 입장도 존재했다"며 "최근에는 가톨릭을 비롯한 여러 교단과의 대화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고 했다.
또한 "사회참여와 관련해서는 개인의 영혼 구원과 변화에 집중하면서 사회 구조적 문제에 대한 관심이 부족했던 측면이 있지만, 초기 오순절주의가 인종 차별과 전쟁, 자본주의의 문제 등을 지적하는 등 사회변혁에도 관심을 가졌다"고 했다.
끝으로 오 박사는 "개인의 영혼 구원과 사회봉사, 사회변혁을 서로 대립시키기보다 통전적인 선교의 관점에서 함께 추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 한인디아스포라, 선교의 대상 넘어 주체로 재조명
이강욱 박사는 한인디아스포라 교회를 세계 선교의 주변부가 아닌 선교적 공동체이자 선교적 네트워크의 주체로 재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박사는 "재외동포청과 법무부 통계를 통해 한국 밖으로 흩어진 한인의 규모 역시 국내 이주민 현상과 함께 중요한 선교학적 의미를 갖는다"며 "이에 따라 국내 이주민 선교가 확대되는 것이 한인디아스포라 선교의 중요성을 약화시키는 근거가 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하나님의 선교 신학과 ‘To-Through-Beyond’ 패러다임을 통해 한인디아스포라를 선교적 주체로 해석할 수 있는 신학적 근거를 제시했으며, 규모와 초국가성, 문화중재, 네트워크성을 중심으로 디아스포라의 선교학적 중요성을 설명했다.
특히 "아세안 한인디아스포라 네트워크를 사례로 들어 개별 교회를 넘어 공동체성과 네트워크성, 협력성에 기반한 ‘선교적 공동체들의 공동체’로 발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박사는 "한국교회가 ‘한국으로 들어온 이주민’을 선교의 대상으로 보는 것과 함께 ‘세계로 흩어진 한인디아스포라’를 선교의 주체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신학교와 교단, 선교단체가 두 영역을 하나의 통합된 선교신학 안에서 함께 훈련하고 지원해야 하며, 향후 국내 다문화 선교 현장과 해외 한인디아스포라 선교 현장의 비교연구와 협력 모델에 대한 실증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환원운동, 교회 정체성 넘어 선교적 목적 재조명
이창우 박사는 바톤 W. 스톤의 1790년대부터 1830년대까지의 사역을 분석해 19세기 미국 환원운동에서 환원·일치·자유·선교의 관계를 살폈다.
이 박사는 "스톤 전통에서 네 가지 이상이 단순히 병렬적으로 존재한 것이 아니라 복음 선포와 세상의 회심이라는 상위 목적 아래 목적과 수단의 질서를 형성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후대의 환원운동 역사에서는 선교적 목적이 환원과 일치의 범주에 흡수되면서 배경화되는 현상이 나타났다"며 "이 과정에서 환원이 복음 확산을 위한 방법이 아니라 교회의 정체성을 구분하는 표지로 재해석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 그리스도의교회에 수용된 환원운동이 스톤의 선교적 위계보다는 20세기 초 미국 환원운동의 보수·자유 갈등 속에서 형성된 방어적 환원 규범에 가까웠을 가능성을 연구 가설로 제시했다.
끝으로 이 박사는 "환원 규범을 교회의 식별 표지로만 이해하는 것을 넘어 선교적 목적 아래 다시 위치시킬 필요가 있으며, 스톤의 초기 사역에서 나타난 목적과 수단의 질서를 재조명하는 것이 한국 환원운동과 복음주의 교회의 선교적 갱신을 위한 신학적 참조점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 세계기독교 연구방법론으로 ‘이야기 선교학’ 제안
신상현 박사는 "세계기독교학이 복음의 번역 가능성과 지역 기독교의 주체성, 다중심성과 상호문화성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지역 기독교의 형성과 전승을 구체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새로운 연구방법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신 박사는 지역 신앙공동체가 복음을 어떻게 기억하고 말하며, 고백하고 기도하고 수행하고 전승했는지를 문헌과 구술, 의례, 예술 등 다양한 이야기 자료를 통해 분석하는 ‘이야기 선교학’을 시론적으로 제안했다.
그는 "이야기 선교학은 현대소설과 시, 영화, 미술, 박물관 전시, 기독교 음악과 찬양, 연극, 디지털 콘텐츠 등 다양한 자료에 나타난 ‘하나님의 선교’ 이야기를 연구 대상으로 삼을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기독교 신앙의 형성과 선교 수행, 다음 세대 선교를 새롭게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또한 "아시아와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등 다양한 지역교회가 자신들의 문화 속에서 복음을 번역하고 재구성해 온 과정을 비교함으로써 세계기독교 안에서 상호문화적 대화의 자원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살아 있는 이야기 자료를 통해 한국교회의 과거를 새롭게 해석하고 현재의 신앙을 비판적으로 성찰하며 미래의 선교적 지속성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학술대회는 네 명의 발제자 발표에 이어 질의응답과 종합토론 순서로 마무리됐다.
한편, 한국선교신학회 회원이며 부서기를 맡고 있는 류재성 교수의 번역서 『선행, 개신교와 만나다』가 출간됐다. 토머스 맥콜, 케일럽 프리드먼, 매트 프리드먼이 저술했으며 기독교문서선교회(CLC)가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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