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인도 서부 마하라슈트라주에서 종교 개종을 엄격하게 통제하는 새로운 형태의 개종 금지법이 시행되면서 현지 기독교계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고 8월 6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인도 기독교 지도자들은 이번 조치로 인해 일상적인 교리 교육이나 자선 활동, 기도 모임조차 경찰의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종교 탄압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뭄바이 가톨릭 대교구는 공식 성명을 통해 해당 법안이 마하라슈트라주 내 가톨릭 교회의 정상적이고 평화로운 활동을 처벌할 수 있다며 유감을 나타냈다. 전인도 가톨릭 연맹의 존 다얄 대변인 역시 인도의 13개 주가 시민의 양심을 정부가 통제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강압적인 종교 강요는 이미 인도에서 범죄로 규정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법안은 선교와 자선 활동 자체를 범죄로 취급하고 무죄 입증 책임을 피고발자에게 전가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지적했다.
인도 복음주의 연맹(EFI)의 비자예시 랄 사무총장은 마하라슈트라주의 개종 금지법이 개인의 양심적 결정을 대중의 이의 제기와 자의적인 경찰 조사가 수반되는 행정 절차로 변질시켰다고 꼬집었다. 특히 불법적인 '유혹'의 범주에 신성한 치유나 신앙적 교육까지 포함시키면서, 일반적인 기독교인들의 증언과 봉사 활동이 언제든 불법으로 간주될 수 있는 위험에 처했다고 경고했다.
광범위한 개종 금지법 규정과 가혹한 처벌 수위
CDI는 마하라슈트라주를 비롯한 인도 내 다수의 주에서 시행 중인 이 개종 금지법은 강압, 기만, 무력, 허위 진술, 부당한 영향력, 사기 등을 통한 모든 개종 시도를 원천 차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법안이 명시한 '유혹'의 의미가 지나치게 넓다는 점이다. 선물 제공, 취업 알선, 무료 교육 제공, 더 나은 생활 방식의 약속 등 자선 단체의 통상적인 활동도 불법적인 개종 시도로 해석될 여지가 다분하다.
법안의 행정 절차 또한 종교의 자유를 심각하게 제한하고 있다. 개종을 원하는 자는 60일 전에 지역 행정관에게 서면 통지를 해야 하며, 당국은 이를 30일 동안 대중에 공개해 이의 제기를 받는다. 이후 경찰 조사를 거쳐 위법 사항이 발견되면 기소 처분이 내려진다. 개종이 완료된 후에도 21일 이내에 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개종 자체가 무효화되며, 혈연이나 혼인으로 맺어진 친척 누구나 경찰에 고발할 수 있다.
처벌 수위 역시 가혹하다. 일반적인 위반의 경우 최고 7년의 징역형과 10만 루피(약 1052달러)의 벌금이 부과된다. 만약 미성년자, 여성, 지정 카스트(SC)나 지정 부족(ST) 등 소외 계층을 개종시킨 것으로 판명될 경우 벌금은 50만 루피(약 5262달러)로 늘어나며, 재범 시에는 최대 징역 10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 위반 사실이 적발된 교회나 학교, 자선 단체는 등록이 취소되고 정부 지원금이 중단된다.
힌두 민족주의 확산 우려 및 기독교계의 법적 대응
CDI는 이러한 개종 금지법이 마하라슈트라주만의 단독적인 움직임이 아니라고 밝혔다. 1967년 오디샤주를 시작으로 최근 차티스가르주에 이르기까지 인도 내 총 13개 주가 유사한 법안을 채택했다. 전문가들과 종교계는 2014년 나렌드라 모디 총리 집권 이후 인도 국민당(BJP)이 통치하는 주들을 중심으로 힌두 민족주의가 확산하면서 소수 종교를 억압하기 위한 조직적인 입법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정치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인도 헌법 입안자의 손자이자 소외 계층을 대변하는 정당 창립자인 프라카시 암베드카르는 해당 법안이 헌법적 가치를 위반하고 소수 집단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며 뭄베이 고등법원에 위헌 소송을 제기할 뜻을 밝혔다.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 또한 2026년 보고서에서 인도의 종교적 자유 악화를 지적하며 미국 정부에 인도를 특별우려국으로 지정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이에 인도 개신교 및 정교회 연합 단체인 인도교회협의회(NCCI)는 법적 대응을 본격화하고 있다. NCCI는 이미 인도 대법원에 12개 주 개종 금지법에 대한 위헌 소송을 제기한 상태이며, 이번에 시행된 마하라슈트라주의 법안 역시 해당 소송에 포함시키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인도 기독교계는 이러한 법안들이 고립된 지역 정책이 아니라 전국적인 종교 탄압 구조로 굳어지고 있다며 대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촉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