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부동산 토론회서 세제 개편 우려…“전월세 매물 줄고 주거 불안 커져”

임대사업자 혜택 축소·실거주 전환 영향 지적…청년·무주택자 주거 부담 호소
오세훈 서울시장이 6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부동산 정상화를 위한 서울시민 대토론회에 참석해 패널의 질문을 듣고 있다. ©뉴시스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개편이 전월세 매물 감소와 임차인의 주거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서울시 주최 토론회에서 잇따라 제기됐다.

서울시는 6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부동산 정상화를 위한 시민 대토론회’를 열었다. 행사에는 비거주 1주택자와 무주택 청년, 민간임대사업자 등 시민을 비롯해 전문가와 콘텐츠 제작자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공제 방식 변경, 등록임대주택에 대한 세제 혜택 축소 등이 주택시장과 임대차시장에 미칠 영향을 놓고 의견을 나눴다.

특히 임대인이 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실거주를 선택하거나 주택을 매도할 경우 전월세 매물이 줄어들고, 청년과 무주택자의 주거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잠실 전월세 매물 줄고 가격 올라”

서울 잠실에서 21년째 공인중개사로 일하고 있다는 박준 씨는 세제 개편 이후 고가주택보다 30억 원 이하 주택으로 수요자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임대를 놓았던 집주인들이 실거주를 선택하면서 잠실 일대 전월세 매물이 크게 줄었다고 주장했다. 과거 단지별로 50∼80개가량 나오던 전월세 매물이 최근에는 10개 이하로 감소한 곳도 있으며, 가격도 많이 올랐다고 전했다.

박 씨는 “임차인 입장에서는 들어갈 집은 없고 가격은 오르는 상황”이라며 “결국 서울 외곽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고 있다”고 말했다.

토론회에서는 세제 개편이 고가주택 보유자에게 미치는 영향뿐 아니라 임대차시장에 미칠 파급 효과도 함께 살펴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졌다.

등록임대주택 세제 혜택 축소 지적

최왕규 세무사는 종합부동산세와 고가주택 양도소득세 공제 개편과 함께 기존 등록임대사업자의 세제 혜택을 줄이는 방안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등록임대주택 장기보유특별공제율을 일정 시점 이후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이후에는 관련 혜택을 없애는 내용이 포함됐다며 기존 사업자들의 법적 안정성과 정책 예측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세무사는 “등록임대주택을 보유하며 세제 혜택을 기대한 사람들이 많다”며 “기존 제도에 따라 사업을 이어온 사람들의 신뢰를 훼손하지 않도록 개편안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참석자들은 임대사업자의 세제 혜택을 축소하면 주택 처분이나 실거주 전환이 늘어날 수 있고, 이 과정에서 전월세 공급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전월세 가구에 대한 배려 필요”

이창무 한양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는 정부 정책이 주택 보유자의 거주 여부와 세 부담에 초점을 맞추면서 전월세 가구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청년과 직장인들이 직장과 가까운 도심에서 비교적 작은 전월세 주택에 거주하는 현실을 언급하며, 이들을 위한 주택 공급과 임대차시장 안정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세제 변화로 임차인과 고령층이 도심에서 밀려나고 자산 여력이 있는 계층만 남게 된다면 주택시장을 넘어 사회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가 세제 개편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주택 보유자의 부담뿐 아니라 전월세 가구와 청년층의 주거 안정에 미치는 영향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초년생 “다시 집 구해야 할까 불안”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와 지난 6월 직장생활을 시작했다는 사회초년생 김민정 씨는 주택을 구하는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을 전했다.

김 씨는 소득이 높지 않아 부모의 도움과 대출을 받아 전세주택을 계약하려 했지만, 대출 조건이 까다롭고 전세 매물도 부족해 결국 월세주택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현재 월세와 관리비 등 매달 고정적으로 지출하는 주거비가 적지 않아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세제 개편으로 임대인이 실거주하게 되면 방을 빼야 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다시 어렵게 집을 구해야 하는 것인지 걱정된다”며 “청년들이 집 걱정 없이 서울에서 경력을 쌓고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책을 마련해 달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세제 개편이 부동산시장 안정이라는 목적을 달성하려면 전월세 공급과 임차인 보호, 청년 주거비 부담에 대한 보완책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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