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한 주가 변동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과 관련해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고발됐다.
이종배 전 서울시의원은 3일 국민신문고를 통해 김 실장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와 형법상 강요,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이 전 시의원은 김 실장이 지난 1월 언론 인터뷰에서 국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필요성을 언급하고 금융당국에 관련 검토를 지시하는 과정에서 직권을 남용했다고 주장했다.
또 청와대 차원의 압력이 실제로 행사됐다면 금융당국의 업무를 방해하거나 의사결정을 강요한 혐의도 성립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융위 내부 문건 근거로 도입 과정 문제 제기
이 전 시의원은 금융위원회가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근거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금융위는 지난 1월 ‘비대칭 ETF 규제 해소 방안 보고’라는 내부 문건을 통해 올해 2분기 중 법령 개정과 시스템 구축을 마치고 하반기에 상품을 출시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시의원은 이 같은 검토 일정에도 불구하고 상품 도입이 충분한 준비 없이 서둘러 추진됐다고 주장했다. 업계와 전문가들이 시장 안착을 위해 충분한 모의시험과 검증 절차를 거친 뒤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김 실장의 지시가 없었다면 금융당국이 극심한 부작용이 예상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선거 직전에 졸속으로 도입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투자자 피해도 최소화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음의 복리효과·반대매매로 시장 낙폭 키울 수 있어”
이 전 시의원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주가 하락 국면에서 투자 손실을 확대할 수 있다는 업계의 우려도 고발 이유로 제시했다.
레버리지 ETF는 기초자산의 하루 수익률을 일정 배율로 추종하는 상품으로,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는 누적 수익률이 기초자산의 단순 배율과 달라지는 이른바 음의 복리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이 전 시의원은 해당 상품이 주가 하락 시 손실을 키우고 기계적인 반대매매와 청산 물량을 유발해 시장 전체의 낙폭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경고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업계와 전문가뿐 아니라 금융당국 내부에서도 위험성을 인식했음에도 충분한 검증 없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을 추진해 투자자 피해가 발생했다고 비판했다.
이 전 시의원 “외압 여부 수사해야”
이 전 시의원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이 정책적 판단의 범위를 넘어선 외압에 따른 것이었는지 수사를 통해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금융당국이 독립적으로 검토해야 할 상품 도입 과정에 청와대가 부당하게 개입했다면 직권남용과 강요,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업계와 전문가의 경고에 더해 금융위도 위험성을 알고 있었음에도 선거 직전 졸속으로 상품을 도입해 피해자를 양산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