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물 용도 규정이 명확하지 않아 시정명령과 이행강제금 처분을 받기도 했던 대안교육기관들이 기존 건물에서 합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전망이다. 종교시설 일부를 사용해 온 교회 부설 대안교육기관에도 제도적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와 국토교통부는 29일 ‘대안교육기관에 관한 법률 시행령’과 ‘건축법 시행령’ 개정안을 각각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대안교육기관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은 7월 30일부터 9월 8일까지, ‘건축법 시행령’ 개정안은 7월 31일부터 9월 9일까지 의견을 수렴한다.
2026년 4월 기준 전국 시도교육청에 등록된 대안교육기관은 253곳이며, 약 1만1,000명의 학생이 재학하고 있다. 그러나 현행 건축법령에는 대안교육기관이 사용할 수 있는 건축물 용도가 명확하게 규정돼 있지 않아 일부 기관이 운영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실제로 경기 고양시의 고양자유학교는 근린생활시설과 노유자시설로 사용 승인을 받은 건물을 교육시설로 이용했다는 이유로 시정명령과 약 8,600만 원의 이행강제금 처분을 받았다. 등록 대안교육기관이면서도 건축물 용도 문제로 운영 위기에 놓인 이 사례는 관련 제도 개선 논의의 계기가 됐다.
이번 개정안은 대안교육기관을 시설과 운영 형태에 따라 ‘가정형’과 ‘일반형’으로 구분하고, 각 유형에 맞는 건축물 용도를 규정하는 것이 핵심이다.
단독주택이나 공동주택 등 주거 공간에서 운영되는 가정형 대안교육기관은 해당 주택 용도를 인정받는다. 주거 공간 이외의 시설에서 운영되는 일반형 대안교육기관은 연면적 500㎡ 미만이면 제2종 근린생활시설, 500㎡ 이상이면 교육연구시설로 분류된다.
종교시설 일부를 대안교육기관으로 등록해 사용하는 경우에는 해당 공간을 건축법상 부속용도로 인정한다. 문화·집회시설은 개정안 시행 전에 시설 일부를 대안교육기관으로 등록한 경우에 한해 부속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교육부는 개정안이 시행되면 전체 대안교육기관의 약 91%인 230곳이 현재 사용하는 건물에서 합법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새로 마련되는 용도 기준에 맞지 않는 기관에는 용도 변경이나 이전을 위한 3년의 유예기간을 부여한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해당 기관을 대상으로 상담과 전문가 컨설팅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최은옥 교육부 차관은 “이번 법령 개정은 교육부와 국토교통부가 부처 간 칸막이를 허물고 현장의 어려움을 함께 해결한 의미 있는 사례”라며 “학생들이 보다 안정적인 교육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는 건축법 시행령 개정 이후 국토계획법 시행령도 정비해 용도지역별로 건축할 수 있는 대안교육기관 유형을 규정할 계획이다. 두 개정안은 입법예고 기간 국민참여입법센터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한 뒤 후속 입법 절차를 밟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