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진 총장이 인사말을 전하던 모습. ©실천신대
한국교회가 심각한 신뢰도 위기와 교세 감소라는 변곡점을 맞이한 가운데, 교회 중심적 사고를 탈피해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공공영역과 삶의 현장에서 구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게 제기됐다.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총장 정성진 목사, 실천신대)는 23일 순복음새천안교회에서 '하나님 나라를 목회하라'를 주제로 '2026 찾아가는 실천신학 세미나'를 개최했다. 기하성 충남1지방회교회가 주관하고 천안시기독교총연합회가 협력한 이번 세미나는 개회 및 정성진 총장의 인사말을 시작으로 조성돈, 이정환, 김선영, 박종환, 이범성, 정재영 교수 등 본교 교수진 6명이 차례로 강단에 올라 현대 목회의 대안적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첫 단추를 낀 조성돈 교수는 교회 성장에만 몰두하는 목회 패러다임의 한계를 지적하며 하나님 나라와 세상의 관계를 재정립했다. 조 교수는 하워드 스나이더의 저작을 인용해 “교회에 속한 사람은 어떻게 하면 사람들을 교회로 끌어들이느냐를 생각하지만, 하나님 나라의 사람은 어떻게 하면 사람들을 세상으로 내보내느냐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회에 속한 사람은 세상이 교회를 변화시킬까 봐 염려하지만, 하나님 나라의 사람은 어떻게 하면 교회가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을지를 고민한다”며 신앙고백을 넘어 공공영역에서의 실천적 책임을 역설했다.
참석자들이 발제를 듣던 모습.©실천신대
이어 '하나님 나라와 성령운동'을 발제한 이정환 교수는 한국교회의 신뢰도 하락 원인을 '공공성의 상실과 이기주의'로 진단했다. 이 교수는 “교회는 하나님 나라를 가리키는 잠정적 표징일 뿐이며, 교회가 이 구분을 잃으면 하나님 나라의 영광을 잠칭하는 인간적 종교기관으로 퇴락한다”고 경고했다. 또한 성령의 사역에 대해 “개인의 사적 성공과 번영을 지향하는 은사주의적 열광 체험에 국한할 것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질적 변화를 이끄는 창발적 하나님 나라 운동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참석자들이 발제를 듣던 모습.©실천신대
김선영 교수는 구약의 출애굽 사건과 신약의 오순절 사건을 연결하며 하나님 나라 백성의 정체성을 조명했다. 김 교수는 이스라엘의 출애굽이 단순한 신분 해방을 넘어 하나님의 주권 아래 세워진 새로운 국가의 탄생임을 강조하며, “세상이 다 내게 속하였나니 너희가 내 말을 잘 듣고 내 언약을 지키면 너희는 열국 중에서 내 소유가 되겠고 너희가 내게 대하여 제사장 나라가 되며 거룩한 백성이 되리라”는 출애굽기 19장의 말씀을 인용했다. 아울러 “세례는 사탄의 나라에서 하나님의 나라로 건너가는 입국 절차이며, 이는 단순한 종교적 의식을 넘어 존재와 삶의 전면적 방향 전환을 뜻한다”고 강조했다.
오후 세션을 연 박종환 교수는 생성형 AI 혁명이라는 문명사적 변곡점에서 목회의 미래를 전망했다. 박 교수는 AI가 지능과 텍스트 생성 능력을 빠르게 대체하는 현실을 짚으며, “기계는 계산할 수 있지만 사랑하지 못한다. 하나님의 형상은 지능이 아니라 타자를 향한 헌신, 공감, 자기 비어냄의 관계적 속성과 대리 통치자로서의 소명에 있다”고 설파했다. 또한 “말씀이 육신이 되신 성육신처럼, 살과 피를 가진 신체적 취약성과 고통 속에서 하나님의 형상이 드러난다”며 인간 공동체만의 고유한 성례전적 가치를 강조했다.
이범성 교수는 교회의 존재 목적이 곧 하나님 나라이며, 선교의 핵심 내용은 '섬김'에 있다고 역설했다. 이 교수는 “그리스도께서 시작하신 디아코니아는 하나님의 섬김이 이웃 간의 섬김으로 펼쳐지는 현장”이라며, “종교개혁의 '모든 신자의 사제직'은 철저한 디아코니아의 실천으로 완성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교회 안에 하나님 나라 대신 거대 조직만 남은 현실을 비판하며 교회가 진정한 '섬기는 자의 몸'으로 돌아갈 것을 주문했다.
마지막 발제자로 나선 정재영 교수는 무종교인의 급증과 2030세대 청년층의 이탈 등 심각한 교세 감소 추세를 통계로 제시하며 마을목회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정 교수는 “마을은 단순히 지리적인 공간이 아니라 사람들이 살아가는 생활공동체이며 교회가 존재하는 삶의 현장”이라며, “교회가 마을의 좋은 이웃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2026년 3월부터 시행된 '지역사회 통합돌봄지원법'에 발맞춰 “초고령사회를 맞아 교회가 지역 사회의 돌봄 공백을 메우고, 이웃 사랑의 이타심으로 더불어 살아가는 따뜻한 공동체 사회를 만드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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