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산생명윤리연구소 “편법적 낙태약물 도입 시도 중단하라”

“의사에게 책임 전가 말고 태아·여성 함께 살리는 정책을”

성산생명윤리연구소 소장 홍순철 교수 ©기독일보 DB
성산생명윤리연구소(소장 홍순철 교수)가 정부의 낙태약물(미프진) 도입 검토와 이재명 대통령의 '의사 재량 판단' 발언을 비판하며, 태아와 여성의 생명을 함께 보호하는 대체 입법과 사회안전망 마련을 촉구했다.

성산생명윤리연구소는 15일 발표한 성명에서 "편법적인 낙태약물 도입 시도와 초법적 책임 전가를 중단하고, 태아와 여성의 생명을 살리는 진정한 법치 행정으로 복귀하라"고 밝혔다.

연구소는 최근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낙태약물 도입과 관련해 의사의 양심과 재량에 따른 처방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는 취지로 언급한 데 대해 "국가 수반이 복잡한 입법 절차와 생명 담론을 '세월에 밤샘할 논쟁', '임기가 끝날 것 같은 일'로 폄훼하고 약물 처방을 의사의 재량과 양심에 맡겨 봉합하자고 제안한 것은 법치국가의 기본 원리를 부정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는 태아의 생명권을 보호해야 할 헌법적 의무를 방기하는 것이며, 의사들에게 태아 살상의 책임을 떠넘기는 비윤리적 행태"라고 비판했다.

연구소는 성명에서 의학적 근거를 들어 "태아는 모체의 일부가 아닌 독립된 인간"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수정되는 순간 부모와 다른 독자적인 염색체가 완성되며 생물학적 기초가 형성된다"며 "임신 5~6주에는 심장이 뛰기 시작하고, 8주에는 뇌파가 측정되며 손발가락이 형성되는 만큼 임신 초기 태아도 인간 생명으로 존중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또 "약물 낙태 역시 살아 있는 인간 생명을 화학적으로 소멸시켜 강제로 배출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법적·윤리적 측면에서도 연구소는 "의사의 재량권은 생명을 살리는 의료행위 범위 안에서 보장되는 것"이라며 "태아 생명 보호 기준도 마련하지 않은 채 낙태약물 사용 여부를 의사 개인에게 맡기는 것은 초법적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의사에게 낙태약 처방 여부를 스스로 판단하도록 하는 것은 생명 보호라는 의료인의 소명을 훼손하고 사법적 책임까지 의료진에게 전가하는 행정"이라고 주장했다.

연구소는 약물 낙태가 여성 건강에도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미프진 사용 후 불완전 유산으로 인한 대량 출혈과 패혈증 등이 발생할 수 있으며, 자궁외임신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약물이 사용될 경우 산모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약물이 도입되면 여성들이 주변으로부터 '약으로 해결하라'는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커지고, 낙태 과정에서 겪는 정신적 외상과 죄책감 역시 간과해서는 안 된다"며 "약물 낙태는 여성을 위한 대안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연구소는 낙태약물 도입이 산부인과 의료체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들은 "저출산과 분만 소송 부담 등으로 이미 산부인과 인력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낙태약 처방에 따른 위험과 법적 책임까지 더해질 경우 젊은 의사들의 산과 기피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며 "결국 일반 산모들까지 안전하게 출산할 의료환경을 잃게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성산생명윤리연구소는 정부와 국회를 향해 "태아 생명을 보호하는 대체 입법을 마련하고, 원치 않는 임신 예방을 위한 책임 있는 성윤리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미혼모와 한부모 가정에 대한 경제적·사회적 지원을 확대하고, 미혼부의 양육 책임을 강화하는 제도와 비밀출산제의 안정적 정착 등을 통해 여성들이 아이를 낳고 기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며 "태아의 생명권과 여성의 건강권을 지키기 위해 학문적·윤리적 역할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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