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정부에 대한 미국인의 지지도가 계속 하락하고 있으며, 특히 공화당 내에서도 세대 간 인식 차이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국 AP통신과 NORC 공공문제연구센터가 최근 미국 성인 3,04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3분의 1은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이후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인들을 상대로 집단학살(genocide)을 저질렀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이러한 응답이 절반가량에 달했다.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민간인을 포함한 약 1,200명의 이스라엘인이 사망했으며, 이에 대응해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 하마스를 상대로 군사작전을 전개했다. 하마스가 운영하는 가자 보건부는 이후 팔레스타인인 사망자가 7만 명을 넘었다고 집계했으며, 이 수치는 올해 초 이스라엘군 관계자들에 의해 대체로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에 따르면 젊은 공화당원들은 여전히 같은 연령대 민주당원들보다 친이스라엘 성향이 강했지만, 고령 공화당원들에 비해서는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가 다소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공화당 전체에서는 13%만이 이스라엘의 군사행동을 집단학살로 규정했지만, 45세 미만에서는 약 20%가 집단학살이라고 응답한 반면 45세 이상에서는 약 10% 수준에 그쳐 세대 간 인식 차이가 확인됐다.
또한 45세 미만 공화당원들은 고령층보다 미국 정부가 이스라엘을 “지나치게 지원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이 높았으며, 네타냐후 총리에 대해서도 상대적으로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경향을 보였다.
공화당 전체의 60%는 현재 미국의 대이스라엘 지원 수준이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미국이 이스라엘을 “충분히 지원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공화당원의 비율은 2024년 39%에서 올해 15%로 크게 감소했다.
이번 AP 조사 결과는 최근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난 흐름과 유사하다.
지난 4월 발표된 미국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 조사에서는 미국 성인의 60%가 이스라엘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미국 내 유대인과 백인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은 여전히 전반적으로 이스라엘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18~49세 연령층에서는 70%가 이스라엘에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으며, 이 가운데 공화당 지지자도 57%에 달했다.
지난 3월 NBC뉴스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2023년 이후 모든 연령층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18~34세에서 감소 폭이 가장 컸다.
NBC는 이를 “유권자 인식의 중대한 변화(sea change)”라고 평가했다. 지난 2월 27일부터 3월 3일까지 등록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35세 미만 응답자의 63%는 이스라엘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으며, 긍정적인 평가는 13%, 중립은 23%에 그쳤다.
젊은 미국 복음주의자들 사이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023년 출간된 ‘21세기 기독교 시온주의: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 복음주의자의 인식(Christian Zionism in the Twenty-First Century: American Evangelical Opinion on Israel)’에 소개된 일련의 조사에 따르면, 가자전쟁 이전부터 젊은 복음주의자들 가운데 이스라엘을 지지하거나 이스라엘을 종말론에서 핵심적인 존재로 보는 비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2024년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와 인터뷰한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의 배경으로 미국 대학가에서 확산된 문화적 마르크스주의의 반유대주의적 영향, 그리고 현대 이스라엘의 종말론적 역할을 강조하는 세대주의 전천년설과는 다른 기독교 종말론에 대한 노출 증가 등을 원인으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