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칼빈-개혁신학연구소(소장 문병호)가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십자가지기교회에서 '칼빈의 『기독교 강요』의 성경적-조직적 교리체계'를 주제로 제4회 정기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종교개혁자 존 칼빈의 대표 저술인 『기독교 강요』가 지닌 신학적 체계와 성경적 근거를 조명하고, 정통 개혁신학 전통 안에서의 계승과 발전 양상을 학문적으로 고찰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행사에서는 문병호 박사(총신대학교 조직신학), 안석일 박사(총신대학교 구약신학), 강대훈 박사(총신대학교 신약신학)가 각각 발제자로 나서 칼빈의 『기독교 강요』와 개혁신학의 조직신학적·성경신학적 의미를 다각도로 분석했다.
한국칼빈-개혁신학연구소는 칼빈-개혁신학을 가장 엄정한 성경적 신학으로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교리와 신앙, 삶의 체계와 규범을 정립하는 것을 설립 취지로 삼고 있다. 연구소는 칼빈과 개혁신학자들의 교의를 연구해 성경적 진리를 가르치고 변증하는 신앙과 경건의 체계를 조직신학적으로 수립하는 일에 주력하고 있으며, 관련 자료와 연구 성과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연구자와 목회자, 성도들의 학문적·신앙적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한국교회가 말씀의 진리 안에서 하나 됨을 이루고, 나아가 민족 통일과 복음 전파의 사명을 감당할 수 있는 견고한 신학적 토대를 마련하는 것을 주요 목표로 삼고 있다. 연구소는 아타나시우스와 카파도키아 교부들, 알렉산드리아의 키릴루스, 아우구스티누스로 이어지는 정통 교부 전통이 칼빈 신학에 미친 영향을 조명하는 한편, 스위스와 네덜란드, 독일, 프랑스,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북미 지역의 개혁신학 전통이 어떻게 계승되고 심화됐는지를 연구하고 있다.
◇ “성경은 하나님의 계시의 시작이자 끝”
개회 인사에서 문병호 소장은 성경과 개혁신학의 관계를 강조했다. 그는 "성경은 스스로 말하고, 뜻하고, 증언하기 때문에 성경 자체가 하나님의 계시의 시작이고 끝"이라며 "성경은 단지 도구가 아니라 실체이며, 동시에 실체의 계시"라고 밝혔다.
이어 "칼빈이 성경의 성령 영감과 자증을 함께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며 "이번 세미나에서는 칼빈의 『기독교 강요』가 정통 개혁신학의 효시와 모판일 뿐 아니라 그 자체로 전형이 됨을 교리사적으로 논구하고 그 성경신학적 근거를 탐구하고자 한다"고 했다.
또 "연구소는 칼빈-개혁신학의 본류를 더욱 깊이 고찰해 이를 정확히 규명하고 현대 교회와 성도의 삶에 엄정하게 적용하는 일에 더욱 힘쓰고자 한다"며 "이번 세미나가 우리가 서 있는 자리를 다시 돌아보고, 21세기 교회 부흥이 말씀에 대한 순수한 고백적 지식으로부터 비롯됨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 “『기독교 강요』는 정통 개혁신학의 모판이자 연속성의 토대”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문병호 박사는 '칼빈의 『기독교 강요』에 개진된 개혁파 조직신학 체계와 교리적 요체: 튜레틴, 핫지, 바빙크, 워필드의 계승과 심화에 주목하며'를 주제로 발표했다.
문 박사는 "『기독교 강요』는 단순히 한 권의 책이 아니라 칼빈의 신학 전체를 담고 있으며, 후대 개혁신학자들에게 신학적 함의와 규준을 제공한 모판이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칼빈과 프란시스 튜레틴, 찰스 핫지, 헤르만 바빙크, 벤저민 B. 워필드 사이의 신학적 연속성을 분석하며, 이들이 모두 성경의 가르침을 체계적으로 설명하고 변증하며 신앙으로 수납되는 진리로 이해했다는 점에서 공통성을 지닌다"고 설명했다.
문 박사는 칼빈과 후대 개혁신학자들이 공유한 특징으로 교훈적·고백적·변증적 신학의 성격을 제시했다. 그는 "이들의 신학이 경건과 삶, 교회를 위한 신학이었다고 평가하면서, 하나님을 아는 지식과 인간 자신을 아는 지식이 모두 계시를 통해 주어진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칼빈이 성경을 계시의 원천이자 최종 계시로 이해하고, 성령의 영감과 성경의 자증성을 강조했다"며 "일반계시와 특별계시를 구분하면서도 이원론적으로 이해하지 않았으며, 이러한 성경관이 후대 정통 개혁신학자들에게도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문 박사는 이어 "칼빈의 언약신학과 삼위일체론, 기독론, 구원론이 모두 구속사적·구원론적 관점에서 전개됐다"며 "삼위일체 하나님의 구원 사역이 아버지의 작정, 아들의 성취, 성령의 적용이라는 구조 안에서 이해되며, 이러한 이해가 칼빈과 후대 개혁신학자들 사이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된다"고 했다.
또한 칼빈의 신학이 철학적 사변이 아니라 성경 주해를 중심으로 전개됐음을 강조하며 "그리스도의 계시와 성육신, 그리스도와의 연합, 교회론과 종말론까지 모두 그리스도 중심적으로 이해됐다"고 분석했다.
끝으로 문 박사는 "칼빈과 후대 개혁신학자들 사이에 모든 부분에서 완전한 동일성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성경의 가르침을 오직 성경으로 탐구하고자 했다는 점에서 신학적 하나됨과 연속성을 발견할 수 있다"며 "칼빈의 『기독교 강요』는 참된 빛 자체가 아니라 그 빛을 비추는 거울과 같은 책이며, 후대 개혁신학자들은 그 거울을 통해 참된 빛을 바라보는 전통을 계승했다"고 평가했다.
◇ “『기독교 강요』와 구약 해석은 긴밀하게 연결돼”
두 번째 발제자인 안석일 박사는 '『기독교 강요』와 구약신학: 칼빈의 교리적인 구약 해석에 대한 소고'를 발표했다.
안 박사는 "칼빈의 예레미야서 새언약 해석이 『기독교 강요』의 교리적 틀에 근거하고 있다"며 "칼빈이 구약과 신약의 계시의 통일성과 언약의 점진성, 그리스도의 우선성을 바탕으로 예레미야의 새언약을 해석했다"고 했다.
또한 "칼빈이 자신의 시대 교회 상황을 고려해 목회적 돌봄의 요소를 함께 제시했다"며 "그리스도의 나라 확장과 교회의 회복이라는 주제가 예레미야 해석에 추가적으로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칼빈은 조직신학자이면서 동시에 성경 각 권을 강해한 주석가였다"며 "『기독교 강요』는 칼빈 신학의 틀이었고, 칼빈은 이 틀을 바탕으로 성경 전체를 해석했다. 『기독교 강요』의 새언약 이해와 예레미야 주석 사이의 긴밀한 연관성이 칼빈 신학의 일관성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 “요한일서는 『기독교 강요』의 핵심 교리를 설명하는 중요한 근거”
세 번째 발제자로 나선 강대훈 박사는 '『기독교 강요』의 요한일서 사용'을 주제로 발표했다.
강 박사는 "『기독교 강요』에서 활용된 요한일서 본문을 분석한 결과, 그리스도론과 속죄론, 칭의론, 확신과 믿음, 성령론, 교회론, 그리스도인의 삶 등 다양한 핵심 교리를 설명하는 데 요한일서가 활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칼빈이 요한일서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과 성육신, 위격적 연합을 설명했으며, 속죄에 대해서는 그리스도의 대속 사역과 완전한 은혜를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칭의를 그리스도의 의에 근거한 법정적 선언으로 이해하고, 성도의 선행은 구원의 원인이 아니라 열매라고 해석했다"고 덧붙였다.
강 박사는 "요한일서가 선택과 견인, 성령의 내적 증거, 교회의 권위와 성례, 기도와 죄 고백 등 다양한 교리적 주제를 설명하는 핵심 본문으로 사용됐다"고 분석했다.
끝으로 그는 "요한일서는 설교적 성격을 지닌 문헌으로, 초대 교회가 전수받은 사도적 전통을 보존하고 교회를 이탈한 반대자들의 주장에 대응하기 위해 기록됐다"며 "『기독교 강요』가 요한일서를 중요하게 다룬 것처럼 오늘날에도 요한일서를 개인의 신앙 형성과 교회의 확신을 위한 말씀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 『기독교 강요』 강좌 영상 공개 및 찰스 핫지 『조직신학』 출간 예정
한편, 연구소는 문병호 교수가 진행한 '『기독교 강요』 주제별 200강좌' 영상 전체를 연구소 홈페이지와 유튜브 채널에 공개했다고 밝혔다. 연구소 측은 "해당 강좌가 칼빈의 『기독교 강요』 최종판을 연구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연구소 홈페이지 > 학술모임 및 강좌 > 칼빈-개혁신학 학술강좌(ALCRT)
> 『기독교 강요』 강좌 영상·연구소 유튜브 > “한국칼빈-개혁신학연구소” 검색
: https://www.youtube.com/@kicrts
또한 문병호 교수의 저서 『칼 바르트 신학 비판: 정통 개혁신학 계시론적-삼위일체론적-기독론적-구원론적 관점에서』를 바탕으로 한 12개 강좌 영상도 순차적으로 공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소 유튜브 채널 > 재생목록
아울러 구(舊) 프린스턴신학의 대표적인 개혁신학자인 찰스 핫지의 대표작 『조직신학』(Systematic Theology) 한국어 번역본이 오는 8월 말 출간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이번 번역은 문병호 교수와 연구위원 김재모 목사, 이성훈 목사, 김경필 목사가 참여했으며, 연구소는 "이번 번역 작업이 한국교회와 신학 연구에 의미 있는 기여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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