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인 3명 중 1명 “최근 1년간 2주 이상 우울 경험”

목데연 조사… 우울 경험자일수록 교회 내 차별 인식 높고 공개는 꺼려

©목회데이터연구소
기독교인 3명 중 1명이 최근 1년 사이 2주 이상 지속되는 우울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우울증에 걸렸을 경우 이를 교회에 공개하겠다는 응답은 3명 중 1명 수준에 그쳐, 교회 내 정신건강 문제에 대한 인식 개선과 돌봄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목회데이터연구소(이하 목데연)는 한국교회탐구센터 의뢰로 올해 초 1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독교인의 우울 경험과 인식 조사’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최근 1년 사이 2주 이상 연속적으로 우울감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한 기독교인은 33%였다. ‘우울감을 경험했으나 2주 미만으로 지속됐다’는 응답은 14%, ‘최근 1년간 우울감을 경험한 적이 없다’는 응답은 47%로 나타났다.

우울을 경험한 응답자들에게 우울 증상이 시작된 계기를 물은 결과, ‘경제적 문제’가 46%로 가장 높았다. 이어 ‘건강 문제’ 36%, ‘가족 문제’ 32%, ‘취업·직장·학업 스트레스’ 31% 순으로 조사됐다.

우울증에 대한 인식에서는 오해와 편견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증은 본인이 나약하기 때문’이라는 항목에 동의한 비율은 29%, ‘매우 영적인 사람은 우울증에 걸리지 않는다’는 항목에는 28%가 동의했다. 특히 우울 증상이 있는 응답자 가운데서는 각각 41%, 34%가 동의해 스스로를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더 강했다.

교회 내 우울증에 대한 인식을 묻는 질문에서는 64%가 ‘목회자도 일반 성도처럼 우울증을 겪을 수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동시에 43%는 ‘목회자가 우울증에 걸리면 성도들에게 덕이 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또 전체 응답자의 29%는 ‘우울증 성도에 대한 교회 내 부정적·차별적 시선이 있다’고 답했다. 우울 증상이 있는 응답자에서는 이 비율이 37%로 더 높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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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우울증을 공개하는 데에는 상당한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본인이 우울증에 걸렸을 경우 목회자나 성도들에게 공개하겠다’는 응답은 32%에 그쳤다. 반면 ‘공개하지 않겠다’는 34%, ‘보통’은 35%로, 응답자의 69%가 공개를 꺼리거나 망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은 신앙생활에도 영향을 미쳤다. 우울 증상이 있는 응답자들은 ‘교회 봉사 및 활동’(44%)이 가장 크게 줄었다고 답했으며, ‘다른 교인과의 교제’(36%), ‘성경 읽기와 묵상’(34%), ‘소그룹 참여’(31%)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예배 참석’ 감소율은 26%로 가장 낮았다.

정서적 지지 기반에서도 차이가 확인됐다. 전체 응답자의 72%는 우울할 때 정서적으로 의지할 사람이 있다고 답했지만, 우울 증상이 있는 응답자에서는 60%로 낮아졌다.

특히 소그룹 참여 여부에 따른 차이가 두드러졌다. 정기적으로 소그룹에 참여하는 성도 가운데 정서적 지지 대상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88%였으나, 참여하지 않는 성도는 64%에 그쳤다.

우울할 때 도움을 기대한 대상에 대한 조사에서는 우울 증상이 있는 응답자의 34%가 목회자나 성도 등 교회의 도움을 기대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 역시 소그룹 참여자(64%)가 비참여자(27%)보다 크게 높았다.

교회 내 상담 전문가 필요성에 대해서는 79%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세부적으로는 ‘상담 전문 외부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42%로 가장 많았으며, ‘상담 전문 목사’와 ‘상담 전문 교인’은 각각 30%였다.

우울 해소에 도움이 된 방법으로는 ‘운동·산책 등 신체활동’과 ‘기도·예배·성경읽기 등 신앙활동’이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신체활동은 행동률 38%, 도움도 83%였고, 신앙활동은 행동률 33%, 도움도 78%로 나타났다.

반면 ‘출석교회 교인에게 이야기했다’는 응답은 17%, ‘목회자에게 상담이나 기도를 요청했다’는 응답은 14%에 머물렀다. 또한 목회자 상담의 도움도는 63%로, 교인에게 이야기했을 때의 도움도(70%)보다 낮게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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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의 우울증에 대한 인식도 함께 조사됐다. 새로운 목회자를 청빙하는 상황에서 우울증 사실을 알게 될 경우 ‘치료하면 되므로 상관없다’는 응답이 42%로 가장 많았지만, ‘청빙하지 않아야 한다’는 응답도 31%에 달했다.

반면 이미 시무 중인 담임목사가 우울증을 겪을 경우에는 60%가 ‘사임할 필요는 없다’고 답했으며, ‘사임해야 한다’는 응답은 16%였다.

또 목회자가 자신의 우울증을 교인들에게 공개할 경우 교회 사역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본 응답은 42%였다.

목회자의 정신건강을 위한 지원책으로는 ‘안식년·휴가 제도 확대’(29%)가 가장 높았고, 이어 ‘목회자의 정신건강 교육’(21%), ‘정기적인 상담 프로그램’(19%), ‘성도의 목회자 인식 개선 교육’(18%) 순으로 나타났다.

목데연은 “우울은 더 이상 특별한 누군가의 문제가 아니라 교회 안에도 분명히 존재하는 현실”이라며 “이번 조사는 한국교회가 성도들의 정신건강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돌볼 것인지, 진정한 돌봄 공동체로서의 역할을 재점검할 필요성을 보여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