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신앙 안에서 새롭게 조명하고 삶의 완성을 준비하는 기독교적 웰다잉 문화를 연구·확산하기 위한 ‘기독교 웰다잉 학회’가 공식 출범했다.
기독교 웰다잉 학회 창립 예배 및 사례 발표가 지난 17일 서울 종로구 각당복지재단 신관에서 개최됐다. 이날 행사는 창립 예배와 창립 학회 순서로 진행됐으며, 교계와 학계, 복지 분야 관계자들이 참석해 학회의 출범을 축하하고 향후 비전을 공유했다.
기독교 웰다잉 학회는 ‘죽음을 준비하는 지혜, 삶을 완성하는 믿음’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설립됐다. 서울신학대학교와 각당복지재단이 지난 2024년 공동으로 개설한 ‘기독교 웰다잉 최고위 과정’ 1·2기 수료생들을 중심으로 뜻을 함께한 인사들이 참여해 창립했다.
학회는 성경적 생명관을 바탕으로 한국교회 내 건강한 죽음 담론을 형성하고, 신학과 의학, 사회복지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를 아우르는 연구와 실천 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또한 교회와 가정을 위한 웰다잉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기독교적 가치관을 갖춘 웰다잉 전문가를 양성하는 데 힘쓸 예정이다.
◆ 창립 예배 통해 기독교 웰다잉 사역 비전 공유
1부 창립 예배는 하도균 서울신대 기독교웰다잉 디렉터의 사회로 진행됐다. 이명관 목사(진주성결교회)가 기도했으며, 김예지 박사(서울신대)가 축가를 맡았다. 이어 서울신대 황덕형 총장이 설교를 전했고, 축사와 축시 낭송, 각당복지재단 소개, 축도 순으로 예배가 이어졌다.
설교를 맡은 황덕형 총장은 디모데후서 4장 1~8절을 본문으로 삶과 죽음의 의미를 조명했다. 황 총장은 “인간의 삶은 단순히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가치 있고 아름다운 삶을 위해 준비되는 과정”이라며, 학회 창립을 위해 헌신한 관계자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그는 “부활에 대한 확신과 소망이 삶을 이끄는 중요한 동력이 돼야 한다”며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인간 존재의 가치를 드러내고 생명의 의미를 연구하는 학회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아울러 “사도 바울의 삶을 언급하며 인간의 삶은 자기 자신을 위한 목적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거룩한 뜻을 이루기 위해 드려지는 과정”이라며 “신앙인들이 선한 싸움을 마치고 달려갈 길을 완주하며 믿음을 지키는 삶을 살아가야 한다”고 전했다.
◆ “죽음을 두려움 아닌 소망으로 바라보는 문화 필요”
축사를 전한 한기채 목사(중앙성결교회, 서울신대 이사장)는 신앙인의 궁극적인 목표는 하나님 앞에서 “잘하였도다”라는 평가를 듣는 것이라고 했다.
한 목사는 “한국 사회가 죽음을 멀리하려는 경향이 있는 반면, 일부 서구 문화권에서는 죽음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준비하는 태도를 보여왔다”며 “죽음을 준비하는 과정이 곧 삶을 정리하고 의미 있게 살아가는 과정이 될 수 있다. 기독교웰다잉학회가 건강한 죽음 문화를 확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류승동 목사(전주 인후동교회)는 “기독교 웰다잉 학회가 단순한 학술단체를 넘어 고령화 시대를 살아가는 한국 사회와 교회의 현실적 과제를 반영하는 의미 있는 출발”이라며 “특히 각당복지재단이 오랜 시간 웰다잉 문화 정착을 위해 선구적인 역할을 감당해 왔다. 서울신학대학교가 신학대학 최초로 관련 최고위 과정을 운영한 점 역시 의미 있는 시도”라고 했다.
각당복지재단 라제건 이사장은 학회 창립의 배경과 의미를 소개했다. 그는 “재단 설립자인 故 김옥라 여사가 평생 삶과 죽음에 대한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며 “서울신학대학교와의 인연을 통해 기독교 웰다잉 학회가 출범하게 된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강형규 목사(기성 총회본부 교육국장)는 “십자가 복음의 완성은 부활을 소망하며 삶을 마무리하는 성도의 아름다운 죽음에 있다”며 “기독교 웰다잉 학회가 교회와 사회를 위한 귀한 열매를 맺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 기독교 웰다잉 학회 공식 창립 선언
이어 진행된 창립 학회에서는 자기소개와 임원 선출, 창립선언문 낭독, 사례 발표 및 프로그램 소개가 진행됐다.
학회는 초대 회장으로 이명관 목사를 선출했으며, 박도훈 목사와 양명헌 장로를 부회장으로 선임했다. 사무총장에는 이정환 목사가, 총무 및 간사에는 김예지 박사가 각각 선출됐다.
참석자들은 창립선언문을 통해 인간이 반드시 죽음을 맞이하는 존재임을 인정하면서도 죽음이 끝이 아니라 하나님 안에서 완성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이라는 신앙적 고백을 밝혔다.
또한 현대 사회에서 죽음이 두려움과 회피의 대상으로 인식되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며, 죽음을 다시 신앙의 영역 안으로 회복시키고자 학회를 설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선언문은 죽음을 단순한 준비 기술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살아가는 삶의 완성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성경적 진리에 기초한 죽음 연구와 영적 돌봄, 인간 존엄성 보호, 교회의 교육 사역 확대 등에 힘쓸 것을 다짐했다.
특히 신학과 목회, 의료와 돌봄 분야가 긴밀히 협력해 전인적 웰다잉 문화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가정과 교회, 사회 속에 생명의 복음이 확산되도록 헌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 사례 발표 통해 기독교 웰다잉 교육 가능성 제시
사례 발표에서는 안흥성결교회 노을학교를 중심으로 진행된 웰다잉 교육 사례가 소개됐다.
김상수 목사는 ‘신노년 세대의 죽음교육 사례’를 발표하며 교육에 참여한 성도들이 죽음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에서 벗어나 죽음을 ‘하나님 나라로의 이사’라는 긍정적인 관점으로 받아들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부활 신앙을 주제로 한 교육이 큰 호응을 얻었다고 소개하며 “성도들이 이를 통해 영적 위로와 구원의 확신을 얻고 심리적 안정감을 경험했다”고 했다.
또한 “죽음에 대한 성찰이 삶의 의미를 재정립하는 계기가 됐으며, 봉사와 전도에 대한 열정이 높아지고 남은 생애를 복음 전파에 헌신하겠다는 소명의식도 강화됐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김 목사는 “일부 참여자들이 자신의 장례를 신앙 전수의 기회로 활용하겠다는 결단을 보이는 등 기독교 웰다잉 교육이 한국교회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교육 콘텐츠 및 상담 전문가인 소윤미 소장은 교회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독교 웰다잉 교육 프로그램 사례를 소개했다.
소 소장은 “일반적인 웰다잉 교육이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이나 장례 준비 등 정보 제공 중심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며 “반면, 기독교 웰다잉 교육은 삶을 돌아보고 관계를 회복하며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인생을 성찰하고 통합하는 과정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출범한 기독교 웰다잉 학회는 앞으로 성경적 생명윤리 연구와 웰다잉 교육 콘텐츠 개발, 전문가 양성 등을 통해 한국교회 안에 건강한 기독교 웰다잉 문화를 확산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