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아시아, 특히 한국교회가 잊은 본질적 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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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복음연맹(AEA)이 주관한 ‘2026 아시아 교회 및 선교 대회’(ACCM)가 아시아 전역의 제자 양성 운동을 확산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천 계획을 발표하고 나흘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오는 2033년까지 아시아 대륙 전역의 교회를 역동적인 ‘제자 양성’ 교회로 전환하는 구체적인 선교 비전을 제시한 데 있다.

아시아복음연맹(AEA)이 필리핀복음주의교회협의회(PCEC)과 공동 주최한 이번 대회의 공식 주제는 ‘제자를 삼으라, 그렇지 않으면 죽는다(Disciple or Die 3.0)였다. 주제가 말해주듯 영적 침체 상태에 놓인 아시아 교회들의 복음 선교 의지와 역량을 일깨우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아시아교회의 공통적인 위기의식은 첫날 개회예배서 두드러졌다. 아시아복음연맹 회장이자 세계복음연맹(WEA) 국제위원회 의장인 고드프리 요가라자는 “40억 인구의 아시아에 복음이 온전히 전해지지 않은 이유가 자원 부족이 아니라 교회의 본질적 사명 상실에 있다”고 지적하며 아시아 교회의 문제점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의 분석은 단순 명확하다. 아시아 교회들이 제자 양성이라는 지상명령을 잊은 채 단순히 예배 참석자를 늘리고 화려한 건물을 짓는 데만 집중하고 있다는 거다. 그러면서 성인 교인의 80%가 새로운 제자를 재생산하지 않고 ’소비적인 신앙생활‘에만 머무는 교회는 한 세대 안에 쇠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밤방 부디잔토 아시아복음연맹 사무총장은 아시아 교회들의 제자 양성의 시급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아시아 주요 도시 교회의 지배적인 형태를 '주간 행사 중심의 교회'로 규정하며, 교회의 재원과 에너지가 주일 예배라는 단일 행사 준비에 편중됐음을 지적했다. 그는 대부분의 교회 지도자들이 절기 행사와 기념일에만 치중하는 현실을 꼬집으며 행사 중심에서 벗어나 생명력 있는 기독교 제자 양성 공동체로 체질을 개선할 것을 촉구했다.

ACCM에서 제기된 여러 이슈 중에 특히 한국교회에 던지는 분명한 메시지가 있다. 한국교회가 지향해 온 양적 성장 위주와 교회 성장지상주의에 대한 경고다.

한국교회는 전 세계교회가 주목하는 초고도 성장을 이뤘지만 1990년 초반부터 교세 정체가 시작해 30여 년간 줄곧 내리막길을 달리고 있다. 총신대 박용규 교수가 지적했듯이 “서구교회가 300년간 걸어왔던 그 길을 한국교회가 30년 만에 걷는”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교회가 교세 침체기에 내놓은 처방이 주로 교인 배가운동 등 양적 성장에 초점을 맞춘 행사들이었다. 지난해 교계에서 크게 논란이 됐던 WEA 서울 총회만 봐도 막대한 교회 재정이 투입됐지만, 양적 성장에 경도된 채 예배와 전도, 양육이라는 본질적 사명에 미흡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런 점에서 오늘 한국교회는 ACCM가 지적한 ‘소비적인 신앙 공동체’의 현실을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예배와 복음 전도, 제자 양성에 전력하기보다 교인 머릿수 채우기와 교회 치장에 시간과 물질, 열정을 낭비한 과오를 반성하고 교회의 본질 회복에 힘을 쏟을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