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혼 유사 생활공동체’? 사법부의 입법 영역 침범”

동반연 등 700여 단체, 법원의 최근 동성애 파트너 관련 판결 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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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동성혼반대국민연합(동반연), 자평법정책연구소, 진정한평등을바라며나쁜차별금지법을반대하는전국연합(진평연) 등 700여 개 단체가 최근 법원의 동성애 파트너 관련 판결에 대한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 단체는 12일 발표한 성명에서 “동성애 파트너 관계를 사실혼 유사 생활공동체로 판단한 서울중앙지법 판결을 규탄한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3-2부(재판장 김소영)는 동성 파트너 관계를 “단순한 연인관계를 넘어 상호 혼인 의사를 가지고 경제적·육체적·정신적으로 결합한 사실혼 유사 생활공동체”라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동성 파트너 관계에 있던 A씨가 옛 동성 연인 B씨와 불륜관계에 있었다고 주장한 C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A씨에게 1,0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에 대해 단체들은 성명에서 “현행법은 혼인을 남녀 간의 결합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사실혼 보호 규정도 이를 전제로 한다”며 “입법부가 아직 동성 결합에 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지 않은 상황에서, 법원이 ‘사실혼 유사 생활공동체’라는 새로운 법적 개념을 창설한 것은 사법부가 입법 영역을 침범한 것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또 “'사실혼 유사 생활공동체'는 현행법에 없는 개념”이라며 “하급심 법원이 명문의 규정이 없음에도 '유사 사실혼'이라는 새로운 법적 개념을 창설하여 보호하는 것은, 사법부가 사실상 입법부의 역할을 대신하는 결과를 초래하여 헌법상 삼권분립 원칙의 근간을 훼손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재판부가 인용한 2024년 대법원 건강보험 피부양자 판결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은 “재판부가 인용한 2024년 대법원 건강보험 피부양자 판결은 ‘사회보장 수급권’이라는 공법 영역의 판단이었다”며 “이를 사인(私人) 간의 손해배상이라는 민사 영역에까지 확장 적용하는 것은 논리적 일관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입법자가 명시적으로 혼인을 이성 간 결합을 전제로 제도를 설계했다는 점, 그리고 유추해석은 법적 공백이 존재할 때로 제한된다는 점에서, 이 판결은 유추해석의 한계를 일탈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단체들은 “동성애 파트너 관계를 경제적·육체적·정신적으로 결합한 사실혼 유사 생활공동체로 승인하게 되면, 결국 다처일부 또는 성인 다수 결합에 대해서도 사실혼 유사 생활공동체로 승인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고 주장하며 미국 매사추세츠주 소머빌시의 다자결합 승인 사례를 언급했다.

이들은 “이번 판결은 입법 없이 법원이 새로운 법적 개념을 창설했다는 점에서 권력분립 원칙에 위배된다”며 “사회적 합의와 입법 과정 없이 혼인과 가족제도의 근간을 훼손하는 판단을 한 이번 판결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