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한국교회가 급변하는 사회 환경 속에서 기존 직분 제도와 교회 운영 방식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담임목사 절반가량은 직분제가 반드시 필요한 제도라고 보지 않았으며, 다수는 젊은 세대의 참여 확대를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목회데이터연구소(목데연)가 발표한 ‘넘버즈 338호 - 한국교회 직분·제도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담임목사의 56%만이 ‘직분 제도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다. 반면 44%는 ‘보통’ 또는 ‘그렇지 않다’고 응답해 직분제를 필수 제도로 인식하는 비율이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이번 조사는 여론조사기관 지앤컴리서치가 지난 2월 전국 교회 담임목사 521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조사에서는 직분에 대한 세대 간 인식 차이도 확인됐다. 담임목사들에게 젊은 세대의 직분 인식을 물은 결과, 응답자의 58%가 “20~40대가 직분을 맡는 것을 부담스럽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는 데 동의했다. 이는 교회 내 직분 제도가 다음세대에게 매력적인 참여 구조로 인식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로 분석된다.
직분 제도 개선 필요성에 대해서는 더욱 높은 공감대가 형성됐다. 담임목사의 67%는 “젊은 세대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직분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응답해, 한국교회가 미래 세대를 고려한 직분제 개편을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목데연은 이번 조사 결과가 한국교회의 직분제와 관습적 제도가 더 이상 당연한 전통으로 유지되기 어려운 현실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특히 직분제 개혁은 단순히 직분 명칭을 변경하거나 조직을 축소하는 차원을 넘어, 직분을 ‘서열’이 아닌 ‘사역 기능’ 중심으로 재정립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장로·권사·집사 등의 직분이 교회 내 지위나 연공서열로 인식되지 않도록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하고, 임기제나 사역 중심 배치, 교육과 평가 체계 등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 젊은 세대에게는 장기 헌신을 전제로 하는 기존 방식보다 일정 기간 특정 사역에 참여할 수 있는 유연한 구조가 요구된다고 분석했다.
목데연은 “직분제 개혁의 방향은 폐지가 아니라 본질 회복이어야 한다”며 “직분이 전통을 유지하기 위한 장치에 머물 경우 위계 질서로 굳어질 수 있지만, 성경적 원리에 따라 섬김과 돌봄의 책임 구조로 재정비될 때 교회의 역동성을 회복하는 통로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교회는 ‘이 직분이 왜 필요한가’, ‘이 회의와 사역이 교회의 본질적 사명에 기여하는가’를 점검해야 한다”며 “불필요한 관행과 서열 구조를 줄이고 말씀, 교제와 돌봄, 제자훈련, 다음세대, 선교 등 교회의 핵심 사명에 직분과 조직을 다시 연결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