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리더십은 방향을 제시하고 행정은 길을 만든다.
리더십은 비전(Vision)을 제시하는 능력이다. 어디로 가야 하는지, 왜 가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반면 행정은 그 비전을 실제로 실현하는 과정이다. 누가 무엇을 언제 어떻게 할 것인가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리더십은 "산 정상"을 보여주고, 행정은 그 정상에 오르는 길을 만드는 것이다. 비전만 있고 행정이 없으면 꿈으로 끝난다. 행정만 있고 비전이 없으면 단순한 관리에 머물고 만다. 훌륭한 리더는 비전을 말하는 사람일 뿐 아니라 그 비전을 실현하도록 조직을 움직이는 사람이다.
2. 모세는 위대한 리더이면서 탁월한 행정가였다.
성경의 모세는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 이스라엘 백성을 출애굽시킨 위대한 지도자였다. 그러나 모세의 위대함은 단순히 영적인 지도력에만 있지 않았다. 그는 뛰어난 행정가이기도 했다. 출애굽 후 수백만 명의 백성을 혼자 재판하고 관리하려 하자 장인인 이드로가 조언하였다. "천부장, 백부장, 오십부장, 십부장을 세우라." 모세는 이를 받아들여 조직을 체계적으로 재편하였다. 그 결과 지도력은 강화되었고 백성들의 불편은 줄어들었다. 이 사건은 리더십과 행정이 함께 갈 때 조직이 건강하게 성장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3. 예수님의 리더십에도 행정이 있었다.
많은 사람들은 예수님을 영적 지도자로만 생각한다. 그러나 예수님은 매우 체계적인 조직 운영을 하셨다. 열두 제자를 세우셨고, 칠십 인을 파송하셨으며, 오병이어 기적 때도 무리를 오십 명, 백 명씩 앉게 하셨다. 예수님의 사역은 성령의 능력으로 이루어졌지만 결코 무질서하지 않았다. 능력과 질서가 함께 있었다. 성령의 역사는 무질서가 아니라 거룩한 질서 속에서 더욱 아름답게 나타난다.
4. 존 웨슬리는 리더십과 행정의 모범이었다.
존 웨슬리(John Wesley)는 위대한 부흥사였을 뿐 아니라 탁월한 조직가였다. 18세기 영국 전역에 복음운동을 확산시키면서 그는 속회(Class Meeting), 밴드(Band), 순회전도 시스템을 구축하였다. 웨슬리는 "나는 사람을 모으는 일보다 그들을 돌보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많은 부흥운동이 지도자의 카리스마에 의존하다가 사라졌지만, 웨슬리 운동은 체계적인 행정과 조직 덕분에 세계적인 운동으로 발전하였다. 웨슬리는 영성과 조직을 함께 추구한 지도자였다. 그는 "불타는 가슴"과 "체계적인 행정"을 동시에 가졌다.
5. 리더십 없는 행정은 관료주의가 된다.
행정은 중요하지만 행정만으로 조직을 살릴 수는 없다. 행정이 지나치게 강조되면 조직은 규칙과 절차만 남게 된다. 회의는 많지만 변화는 없고, 보고서는 많지만 열매는 적다. 이러한 조직은 결국 관료주의에 빠지게 된다. 리더는 언제나 조직에 새로운 비전과 열정을 불어넣어야 한다. 비전이 없는 행정은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
6. 행정 없는 리더십은 혼란을 만든다.
반대로 비전만 강조하고 행정이 없으면 조직은 혼란에 빠진다. 좋은 아이디어는 많지만 실행이 안 된다. 계획은 있지만 책임자가 없다. 사역은 시작하지만 마무리가 안 된다. 결국 사람들은 지도자를 신뢰하지 못하게 된다. 하나님의 일도 질서 있게 이루어져야 한다. 사도 바울은 "모든 것을 품위 있고 질서 있게 하라"고 말했다. 리더십은 방향을 제시하고 행정은 실행력을 제공한다.
7. 미래 시대는 리더십과 행정을 겸비한 지도자를 요구한다.
AI 문명 시대와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지도자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교회도 마찬가지다. 좋은 설교만으로는 부족하다. 좋은 행정만으로도 부족하다. 영성과 전문성, 비전과 실행력, 리더십과 행정을 함께 갖춘 지도자가 필요하다. 하나님은 시대마다 이러한 지도자를 사용하셨다. 모세도 그랬고, 느헤미야도 그랬고, 바울도 그랬고, 웨슬리도 그랬다.
맺음말
리더십과 행정은 서로 경쟁하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를 완성하는 관계이다. 리더십은 조직에 꿈을 주고, 행정은 그 꿈을 현실로 만든다. 리더십은 사람을 움직이고, 행정은 시스템을 움직인다. 리더십은 미래를 보고, 행정은 현재를 관리한다.
따라서 위대한 지도자는 비전만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 비전을 실현할 수 있는 행정력을 갖춘 사람이다. 오늘의 교회와 사회는 영적 감동과 체계적 행정을 함께 갖춘 지도자를 기다리고 있다. 하나님께서 우리 모두를 그런 지도자로 세워 주시기를 소망한다. 아멘.
양기성 교수(Ph.D., Hon. Th.D.)
서울신학대학교 교회행정학 특임교수
웨슬리언교회지도자협의회 대표회장
#양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