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자고등학교가 창립 140주년을 맞아 특별전 ‘약한 이 힘 되고 어둠의 빛 되자’를 개최하며 오랜 시간 이어져 온 여성교육의 역사와 이화인들의 발자취를 조명한다. 이번 전시는 지난 19일 개막했으며, 오는 12월 31일까지 이화박물관에서 진행된다.
이번 특별전은 정동에서 시작된 여성교육의 첫걸음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시대를 넘어 이어져 온 이화의 교육 정신과 공동체의 역사를 되돌아보기 위해 마련됐다. 학교의 성장 과정 속에서 형성된 배움과 실천의 가치, 그리고 각 시대를 살아낸 이화인들의 삶을 다양한 자료와 유물을 통해 입체적으로 소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전시에서는 교정 안에서 함께 배우고 성장했던 학생들의 기억과 청춘의 시간을 담아낸 기록물들이 공개된다. 학생들의 도전과 열정, 학교 공동체 안에서 형성된 문화와 전통을 보여주는 자료들이 전시 공간 곳곳에 배치돼 관람객들의 시선을 모은다.
특히 이번 특별전에서는 그동안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던 소장 유물들이 다수 처음 소개된다. 서광진 선생의 친필 교가 액자를 비롯해 역대 졸업생들의 졸업 앨범과 졸업 반지, 동아리 배지와 동아리지, 각종 대회에서 수상한 트로피와 메달 등 100여 점 이상의 자료가 공개됐다. 학교생활 속 추억과 당시 학생 문화의 흐름을 보여주는 유물들은 세대를 넘어 이어져 온 이화여고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상징적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오랜 세월 학교의 역사와 함께해 온 체육 관련 유물들도 이번 전시의 주요 콘텐츠로 포함됐다. 60년의 역사를 간직한 투원반을 비롯해 1962년 도쿄 올림픽에 출전했던 이학자 선수의 배지, 1966년 아시아경기대회에 참가한 김채룡 선수의 단복 등 당시 시대상을 엿볼 수 있는 자료들도 함께 전시된다. 이를 통해 학교 교육이 단순한 교과 중심을 넘어 예체능과 국제무대 활동으로까지 확장돼 왔음을 보여주고 있다.
◇ 여성교육 역사와 독립운동 정신 함께 조명
이번 특별전에서는 학교 담장을 넘어 사회 각 분야에서 활약해 온 이화인들의 이야기도 비중 있게 다뤄진다. 특히 유관순 열사를 비롯한 46명의 독립운동가들의 활동 기록은 이화여고가 근대 여성교육 기관을 넘어 민족과 시대를 위한 교육의 역할을 수행해 왔음을 보여준다.
아울러 학교가 수여해 온 ‘이화기장’과 ‘자랑스러운 이화인상’ 수상자들의 발자취도 함께 소개된다. 교육·문화·사회·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해 온 동문들의 삶을 통해 ‘약한 이 힘 되고 어둠의 빛 되자’라는 교가의 의미가 어떻게 현실 속에서 이어져 왔는지를 조명하고 있다.
전시는 단순한 학교 역사 소개를 넘어, 시대 속 여성교육이 어떤 역할을 수행해 왔는지 되짚어보는 자리로 구성됐다. 이를 통해 관람객들은 근현대 여성교육의 흐름과 함께 한국 사회 변화 속에서 이화인들이 남긴 사회적 의미를 함께 살펴볼 수 있다.
◇ 동문 작가 작품전 ‘이화를 그리다’도 함께 진행
이화박물관 3층에서는 연작 전시 ‘이화를 그리다’도 함께 진행된다. 이번 전시는 지난 2023년 교사 작가 전시에 이어 마련된 후속 프로그램으로, 스승의 가르침 아래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구축해 온 동문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에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인 동문 예술가들의 작품이 소개되며, 이화여고에서 시작된 배움과 창작의 경험이 어떻게 예술 세계로 이어졌는지를 보여준다. 학교 안에서 형성된 교육적 경험과 예술적 성장이 세대를 넘어 어떻게 계승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로 마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