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여자 축구 클럽 최초로 한국을 찾은 내고향여자축구단이 아시아 무대 정상 도전을 향한 각오를 밝혔다.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은 19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준결승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승리를 향한 의지를 드러냈다.
내고향은 오는 20일 오후 7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수원FC 위민과 준결승 맞대결을 치른다. 이번 경기는 북한 여자 축구 클럽팀의 첫 방한 경기라는 점에서도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리유일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우리 팀은 비교적 잘 준비했다고 볼 수 있다”며 “준결승에 오른 네 팀 모두 충분히 우승할 수 있는 실력을 갖고 있다. 조별리그 결과만으로 전력을 판단할 수는 없으며, 좋은 결과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AFC 여자 챔피언스리그는 AFC가 여자 축구 경쟁력 강화와 국제 무대 활성화를 위해 출범시킨 대회다. 아시아 각국 리그 우승팀들이 참가해 경쟁을 펼치며 우승 상금은 100만 달러, 준우승 상금은 50만 달러 규모다.
특히 이번 대회는 북한 여자 축구 클럽팀이 처음으로 한국 땅을 밟았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하고 있다. 북한 여자 대표팀 기준으로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이후 12년 만의 방한이며, 북한 스포츠 선수 전체로는 2018년 국제탁구연맹 월드투어 그랜드파이널스 이후 약 8년 만이다.
“오직 경기에 집중”… 긴장감 속 기자회견
이번 AWCL 준결승을 앞두고 남북 공동응원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통일부는 현장 응원이 남북 상호 이해 증진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남북협력기금 3억원 지원을 결정했다.
또 남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와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등 200여 개 시민사회 단체는 ‘2026 AFC-AWCL 여자 축구 공동응원단’을 구성해 현장 응원 준비에 나섰다.
하지만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은 외부 분위기보다 경기에만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리 감독은 공동응원단과 관련한 질문에 “우리는 철저하게 경기 때문에 왔다”며 “오직 내일 경기만 생각하고 있다. 응원단 문제는 감독과 선수들이 관여할 부분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리유일 감독과 주장 김경영이 하늘색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통역과 함께 참석했다. 두 사람은 비교적 굳은 표정으로 취재진 질문에 답하며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기자회견을 이어갔다.
김경영은 “준결승인 만큼 주장으로서 팀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단 분위기는 아주 좋다”며 “인민들과 부모 형제들의 믿음과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은 이번 대회에서 강한 경기력을 보여주며 준결승까지 올라왔다.
예선 D조에서는 라오스 마스터를 11-0, 부탄 RTC를 7-0, 대만 가오슝 어태커스를 5-0으로 꺾으며 23득점 무실점이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기록했다.
본선 조별리그에서는 일본 도쿄 베르디에 0-4로 패했지만 수원FC 위민과 미얀마 ISPE를 각각 3-0으로 제압하며 2승 1패로 토너먼트 진출에 성공했다.
이어 8강에서는 베트남 호치민 시티를 3-0으로 완파하며 준결승 무대에 올랐다.
멜버른·도쿄도 결승행 각오… 여자 축구 강호들 격돌
준결승 반대편 대진에 오른 멜버른 시티 FC와 도쿄 베르디 벨라자 역시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결승 진출 의지를 드러냈다.
양 팀은 20일 오후 2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결승 진출 티켓을 놓고 맞붙는다.
마이클 마트리치아니 멜버른 감독은 “한국 측 지원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며 “도시와 날씨 모두 훌륭하고 첫 훈련도 잘 마쳤다”고 말했다.
멜버른은 지난 시즌 결승에서 중국 우한 장다와 승부차기 끝에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마트리치아니 감독은 “당시 우승을 놓쳤지만 팀에는 특별한 경험으로 남아 있다”며 “호주 리그 2관왕을 차지한 뒤 선수들의 자신감도 높아져 있다”고 설명했다.
함께 참석한 레베카 스톳은 “장거리 이동으로 다소 피곤하지만 팀 분위기는 매우 좋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도쿄 베르디 벨라자의 구스노세 나오키 감독은 한국어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한 뒤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세계 무대에서도 경쟁력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멜버른은 파워와 스피드가 뛰어난 팀”이라며 경계심을 나타내면서도 “수원FC 위민과 내고향 역시 충분한 우승 후보다. 강팀들과 맞서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일본 여자 축구의 베테랑 이와시미즈 아즈사는 “2003년부터 도쿄의 초록색 유니폼을 입고 뛰고 있다”며 “이번 대회에서 아시아 챔피언에 오른다면 정말 기쁠 것 같다”고 전했다.
#내고향여자축구단 #수원종합운동장 #AFC여자챔피언스리그 #기독일보 #기독일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