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피해지원금, 강원이 서울 2.5배

수도권 10만·비수도권 15만·우대 20만·특별 25만…인구감소 89곳 농어촌, 자차 의존도와 가계 에너지 비중이 만든 격차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1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고유가 피해지원금 2차 지급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정부는 거주 지역에 따라 1인당 10만~25만원을 차등 지급한다. 사진=뉴시스

 

정부가 5월 18일부터 고유가 피해지원금 2차 지급을 시작한다. 같은 4인 가구라도 서울에 살면 40만원, 강원 인구감소 군 지역에 살면 100만원까지 갈린다. 거주지에 따라 지급액이 최대 2.5배 벌어지는 이번 설계의 근거는 무엇이고, 누가 더 받고 누가 적게 받는가. 행정안전부가 11일 발표한 자료와 정부 관계자 설명을 토대로 '지역 차등'의 구조를 정리했다.

10만·15만·20만·25만 — 4단계 지역 구분

이번 2차 지급은 거주지 시·군·구를 네 단계로 묶는다. 수도권은 1인당 10만원, 비수도권 광역시·일반 시 지역은 15만원이다. 인구감소지역 가운데 '우대지원지역'으로 지정된 49곳은 20만원, 더 가파른 인구감소를 겪고 있는 '특별지원지역' 40곳은 25만원이 책정됐다. 인구감소지역으로 묶인 시·군은 모두 89곳에 이른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11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에서 "지방우대 원칙을 적용해 지역별로 차등 지급한다"며 "지방·농어촌의 자차 의존도와 가계의 에너지 지출 비중이 수도권보다 훨씬 높다는 점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휘발유 가격 인상이라도 가계가 받는 충격이 지역마다 다르다는 점이 차등의 핵심 근거다.

거주 지역 구분 1인당 지급액 대표 지자체 예시 4인 가구 환산
수도권 10만원 서울 전역, 인천, 경기 시·군 다수 40만원
비수도권 일반 15만원 부산·대구·광주·대전·울산, 충북 청주, 전북 전주, 경남 창원 등 60만원
인구감소 우대지원지역(49곳) 20만원 부산 동구·서구·영도구, 인천 강화·옹진, 경기 가평·연천 등 80만원
인구감소 특별지원지역(40곳) 25만원 강원 화천·양구·정선, 충북 단양·괴산, 전북 진안·장수, 경북 청송·영양 등 100만원

같은 광역단체 안에서도 시·군에 따라 단가가 갈린다. 강원도라도 춘천·원주·강릉은 비수도권 일반(15만원) 구간이지만, 화천·양구·정선은 특별지원지역(25만원)에 속한다. 경기도라도 수원·성남은 수도권 10만원이지만, 가평·연천은 우대지원지역 20만원이 적용될 수 있다. 본인의 주민등록상 주소지가 어느 구간인지 미리 확인해야 예상 수령액을 정확히 가늠할 수 있다.

왜 2.5배인가 — '에너지 정의'의 세 가지 축

정부가 같은 고유가 충격에 같은 금액을 풀지 않고 거주지별로 단가를 달리한 데는 세 가지 축이 작동한다. 자차 의존도, 대중교통 인프라, 가계의 에너지 지출 비중이다.

① 자차 의존도 — 도시는 지하철, 농촌은 자가용

국토교통부 교통수단 분담률 통계에 따르면 서울·인천·경기 거주 가구의 통근·통학 자가용 의존도는 30%대 후반에 머문다. 지하철·버스가 촘촘한 환승체계로 묶여 있고, 출퇴근 거리가 짧다는 점이 크게 작용한다. 반면 강원·전남·경북 등 농어촌 시·군의 자가용 의존도는 70%를 넘는다. 학교·병원·관공서까지 거리 자체가 길고 대체할 교통 수단이 적기 때문이다.

자가용 의존도가 두 배 가까이 높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가구당 월 주유비 지출 차이로 이어진다. 휘발유 1리터가 100원 오르면 도시 가구의 월 주유비는 1만~2만원 증가하는 데 그치지만, 농어촌 가구는 3만~5만원이 한꺼번에 오른다. 같은 유가 상승이라도 가계가 체감하는 통증이 전혀 다르다는 의미다.

② 대중교통 인프라 — 시간당 1대 vs 5분당 1대

대체 교통수단이 있느냐 없느냐도 격차의 두 번째 축이다. 서울 지하철은 출근 시간대 5분당 1대 수준으로 운영되고, 광역버스망까지 합치면 수도권 출퇴근자는 자가용을 두고도 일상이 가능하다. 반면 인구감소 군 지역의 농어촌 버스는 노선당 하루 5~10회, 일부 마을은 시간당 1대도 운영되지 않는다.

대중교통이 사실상 부재한 환경에서는 기름값이 올라도 '버스로 갈아탈' 여지가 없다. 자가용을 계속 굴리는 수밖에 없는 구조 안에서 같은 고유가 충격이 농어촌 가계에는 거의 그대로 전가된다.

③ 가계 에너지 지출 비중 — 도시 5%, 농촌 10%

통계청 가계동향조사를 보면 도시 근로자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에서 운송·연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5~6%대다. 반면 비수도권 농어촌 가구는 10%대 초반까지 올라간다. 절대 소득이 낮은데 연료비 비중은 두 배에 가깝다는 의미다. 이미 가계 예산에서 차지하는 부담이 큰 가구에 같은 충격이 가해질 때 회복 탄력성은 더 떨어진다.

정부 관계자는 "수도권 10만원과 특별지원지역 25만원의 격차는 단순히 농어촌에 더 주는 차원이 아니라, 같은 충격이 가계에 미치는 비례 부담을 평균적으로 보정하는 설계"라고 설명했다.

대표 사례 — 같은 4인 가구, 60만원 차이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오른쪽)이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고유가 피해지원금 2차 지급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은 이스란 보건복지부 1차관. 사진=뉴스핌 / 이길동 기자

 

지역 차등이 실제 가구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시뮬레이션해 보자. 가구 구성과 소득은 같지만 거주지만 다르다.

사례 가구 구성 거주지 적용 단가 총 수령액
A씨 외벌이 4인 가구 서울 강서구 10만원(수도권) 40만원
B씨 외벌이 4인 가구 경기 수원시 10만원(수도권) 40만원
C씨 외벌이 4인 가구 부산 사하구 15만원(비수도권 일반) 60만원
D씨 외벌이 4인 가구 경기 가평군(우대) 20만원(우대지원지역) 80만원
E씨 외벌이 4인 가구 강원 화천군(특별) 25만원(특별지원지역) 100만원

건강보험료·자산 기준 등 자격 요건이 모두 동일하다는 전제 아래, 서울 강서구 거주 4인 가구가 40만원을 받을 때 강원 화천군 거주 4인 가구는 100만원을 받는다. 두 가구의 격차는 60만원, 비율로는 2.5배다. 1인당 단가 차이 15만원이 가구원 수에 비례해 누적되는 구조다.

89개 인구감소지역, 어떤 곳들인가

인구감소지역은 행정안전부가 2021년 처음 89곳을 지정한 뒤 매년 갱신하고 있다. 출생률·고령화율·인구이동 등을 반영해 인구감소가 가속화된 시·군이 묶인다. 이번 2차 지급에서 이 89곳은 다시 '우대지원지역(49곳)'과 '특별지원지역(40곳)'으로 갈렸다.

특별지원지역 40곳의 면면

특별지원지역은 인구감소가 가장 가파른 군 단위 지역이 다수다. 강원에서는 화천·양구·정선·평창·횡성·영월, 충북에서는 단양·괴산·보은·옥천, 전북에서는 진안·장수·임실·고창, 경북에서는 청송·영양·봉화·울진, 전남에서는 고흥·완도·신안·강진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지역에 사는 가구는 1인당 25만원이 적용된다.

우대지원지역 49곳의 면면

우대지원지역에는 광역시 내 일부 자치구와 도서·산간 지역이 포함된다. 부산 동구·서구·영도구, 인천 강화군·옹진군, 경기 가평군·연천군, 충남 공주시·금산군, 경남 밀양시·하동군·합천군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지역의 1인당 단가는 20만원이다.

본인 거주지 단가 확인법

본인이 사는 지역이 어느 단가에 해당하는지 가장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행정안전부 고유가 피해지원금 안내 누리집(mois.go.kr)과 '국민비서' 알림 서비스다. 5월 18일부터 카드사 앱·콜센터, 지역사랑상품권 앱, 국민건강보험공단 누리집과 앱, 거주지 읍·면·동 주민센터에서도 본인 가구의 적용 단가와 예상 수령액을 확인할 수 있다.

국민비서 알림은 카카오톡·네이버 등 본인이 사용하는 메신저로 신청일·지급액·사용 기한을 미리 알려주는 서비스다. 사전 신청해 두면 18일 신청 개시일을 놓치지 않고 대응할 수 있다.

지역 차등을 둘러싼 쟁점

지역 차등 설계에 모든 비판이 가라앉은 것은 아니다. 가장 자주 제기되는 비판은 두 가지다. 첫째, "같은 광역시·도 안에서 시·군 단위로 단가가 달라지는데, 같은 도시권 생활권을 공유하는 가구 간 형평성 문제가 생긴다"는 지적이다. 예컨대 출퇴근지가 같은 두 직장인이 단지 주소지가 다르다는 이유로 60만원 차이를 보게 된다.

둘째, "도시 내부 저소득 가구가 농어촌 고소득 가구보다 적게 받을 수 있다"는 우려다. 정부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1차 우선지원 대상자(기초생활수급자·차상위계층·한부모가족)에게 45만~60만원을 별도로 지급하고, 2차에서는 다소득원 가구의 건강보험료 컷오프를 '가구원 수 +1명' 기준으로 적용해 맞벌이 가구에 유리하게 설계했다.

 



한 주민이 영등포쪽방촌에서 부채질을 하고 있다. 도시 내부의 에너지 취약계층은 거주지 단가만으로는 측정되지 않는 사각지대로 남는다. 사진=뉴시스

 

전문가들은 "지역 차등 자체는 에너지 정의 관점에서 합리적 시도지만, 도시 내부의 에너지 취약계층은 거주지 단가만으로는 드러나지 않는다"며 "1·2차 패키지에 더해 에너지 바우처 같은 별도 제도가 작동해야 사각지대가 줄어든다"고 말했다.

신청·지급 일정 한눈에

2차 지급은 5월 18일(월) 오전 9시부터 7월 3일(금) 오후 6시까지 받는다. 첫 주에는 신청 폭주를 막기 위해 출생연도 끝자리 기준 요일제가 적용된다. 끝자리 1·6은 월요일, 2·7은 화요일, 3·8은 수요일, 4·9는 목요일, 5·0은 금요일에 신청할 수 있고 둘째 주부터는 요일제가 해제된다.

신청 채널은 신용·체크카드사 홈페이지·앱, 카카오뱅크·토스 등 온라인이 24시간 가능하고, 거주지 읍·면·동 주민센터와 지역 농협·새마을금고 등 협력 은행에서 평일 9시~6시에 오프라인 접수를 받는다. 지급 수단은 신용·체크카드 충전, 지역사랑상품권, 선불카드 중 선택할 수 있다.

해외 사례 — 지역 차등 지원의 유사 모델

지역 차등형 에너지 보조금은 해외에서도 광범위하게 운용된다. 영국은 2022~2023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 에너지 위기 당시 'Energy Bills Support Scheme'을 시행하면서 도심 가구에는 정액 400파운드를, 농촌·낙도 거주 가구에는 추가 100파운드를 얹어 지급했다. 자가용 의존도와 난방 연료 가격 차이를 반영한 설계였다. 캐나다는 'Climate Action Incentive Payment(CAIP)'를 통해 온타리오·앨버타·사스카체완 등 가스가 비싸고 거리가 먼 지역에 더 큰 보조금을 자동 환급해 주는 구조를 운영한다.

한국의 이번 4단계 차등은 이런 해외 모델과 비슷한 논리를 따르되, 인구감소지역 89곳이라는 행정 지정 단위를 활용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단순히 도시·농촌 이분법이 아니라, 이미 인구 유출과 고령화 충격이 가속화된 지역에 더 두꺼운 그물을 던지는 접근이다.

가구 단위 시뮬레이션 — 6인 가구·1인 가구

4인 가구 외에 가족 구성이 다른 경우 수령액 격차는 더 벌어진다. 노부모와 함께 사는 6인 가구가 강원 인구감소 군 지역에 거주한다면 1인당 25만원 × 6명 = 150만원이 한 번에 입금된다. 같은 6인 가구가 서울에 산다면 60만원에 그친다. 격차는 90만원에 이른다.

반대로 1인 가구의 경우 수도권 거주는 10만원에 그치지만 인구감소 특별지원지역의 1인 가구는 25만원을 받는다. 절대 금액 차이는 15만원으로 작아 보이지만, 비율로는 동일하게 2.5배다. 특히 농어촌 지역의 고령 1인 가구는 가구 단위 소득은 낮지만 자가용을 굴려야 병원·시장에 갈 수 있는 구조라 25만원의 체감 가치가 도시 1인 가구 10만원보다 훨씬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광역단체별 적용 풍경 — 강원·전남·경북의 비중

89개 인구감소지역의 지리적 분포는 광역단체별로 편차가 크다. 강원도는 18개 시·군 가운데 절반 이상이 인구감소지역으로 묶여 있다. 전남도 22개 시·군 가운데 신안·완도·진도·고흥·강진 같은 도서·반도 지역 다수가 포함된다. 경북은 23개 시·군 가운데 청송·영양·봉화·울진·의성 등 동·북부 산악권이 광범위하게 지정돼 있다. 충북·전북·경남도 인구감소지역이 다수 분포한다.

광역단체별 적용 풍경을 비교해 보면 차이가 뚜렷하다. 강원·전남·경북에 거주하는 가구의 절반 가까이가 우대·특별지원지역 단가(20만~25만원)를 적용받지만, 서울·경기·인천 거주 가구는 사실상 전원이 수도권 10만원 구간에 묶인다. 같은 대한민국 안에서도 지역에 따라 지원금이 가구당 80만~100만원 차이로 벌어지는 셈이다.

지역 차등을 보완하는 우선지원 패키지

지역 차등만으로는 도시 내부 저소득 가구의 부담을 충분히 보전하기 어렵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정부는 1차 우선지원 대상자에 별도 금액을 책정했다. 1차에서 기초생활수급자는 1인당 55만원, 차상위계층·한부모가족은 1인당 45만원을 이미 4월 27일~5월 8일 사이 지급받았다. 비수도권·인구감소지역 거주 우선지원 대상자는 여기에 5만원이 가산돼 최대 60만원까지 받았다.

그 결과 도시에 거주하는 저소득 우선지원 가구는 1차에서 55만원을, 농어촌 인구감소지역에 거주하는 일반 가구는 2차에서 25만원을 받는다. 거주지 단가의 격차는 줄지 않지만, '저소득×도시'와 '평균소득×농어촌'이라는 두 축이 각각 다른 트랙으로 보전되는 구조다.

핵심 정리 : 본인 지역 단가 확인 전 체크할 5가지

  • 주민등록상 주소지 시·군·구가 수도권·비수도권·우대·특별 중 어느 구간인지
  • 인구감소 89곳에 해당하는지 행정안전부 누리집에서 확인
  • 가구원 수에 따라 1인당 단가가 몇 배로 누적되는지 (4인 가구 기준 40만~100만원)
  • 건강보험료·자산 기준에서 자격을 통과하는지 (외벌이 4인 32만원, 맞벌이 39만원 이하 등)
  • 국민비서 알림을 미리 신청해 18일 개시일을 놓치지 않을지

본 기사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세무·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1차 출처 : 행정안전부 고유가 피해지원금 안내(mois.go.kr), 기획재정부 정책 자료(moef.go.kr), 행정안전부·보건복지부 합동 브리핑(2026.05.11), 대한민국 정책브리핑(korea.kr). 거주지 시·군의 인구감소지역 지정 여부와 본인 가구 적용 단가는 신청 전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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