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위르겐 몰트만 탄생 100주년 기념 학술세미나 개회사

오피니언·칼럼
김균진 원장(한국신학아카데미 원장, 연세대 명예교수)

※ 한국신학아카데미(원장 김균진 박사)가 8일 오후 서울 안암동 세미나실에서 ‘희망의 신학자 몰트만 교수의 삶과 신학’을 주제로 학술세미나를 개최했습니다. 아래 글은 이날 세미나에서 김균진 원장이 발표한 개회사입니다-편집자 주

김균진 원장이 개회사를 전하고 있다. ©기독일보DB

1926년 4월 8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탄생하신 우리의 스승 위르겐 몰트만 교수님은 20세기 세계 신학의 역사에서 혜성과 같은 인물이었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새로운 희망이 보이지 않던 암울한 시대, 곧 1964년에 출판된 그의 저서 “희망의 신학”은 세계 신학계에 폭탄과 같은 반응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이 책은 구약성서의 희망의 역사와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에 근거하여 하나님의 정의로운 세계를 이 땅 위에 세우고자 하는 새로운 희망과 힘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크리스토프 블룸하르트(Christoph Blumhardt)와 디트리히 본회퍼(Dietrich Bonhoeffer)의 하나님 나라의 신학, 구약 신학자 게르하르트 폰 라트(Gerhard von Rad)의 구약성서의 메시아적 희망의 신학, 루돌프 불트만의 제자였던 신약 신학자 에른스트 케제만(Ernst Käsemann)의 묵시사상(Apokalyptik)에 대한 새로운 해석, 사회주의를 신봉했지만 사회주의 국가 동독으로부터 추방을 당한 철학자 에른스트 블로흐(Ernst Bloch)의 “희망의 원리”(Das Prinzip Hoffnung)가 그의 신학적 사고에 깊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1964년 10월 “희망의 신학”이 뮌헨 소재 크리스티안 카이저 출판사(Christian Kaiser Verlag)에서 출판되었을 때, 동일 출판사에서 출판되었던 카를 바르트(Karl Barth)의 “로마서 강해”(Römerbrief)와 같은 “시대사적 책”(epochales Buch)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 이후로 몰트만 교수님의 신학은 20세기 세계 신학계를 선도하였고, 그의 학문적 영향은 오늘에 이르기까지 계속되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2024년 6월 3일 세상을 떠나시면서, 그가 한 평생 사용하던 책상과 의자와 타자기 외에 여러 소품들을 본 한국신학아카데미에 기증하신 것은 큰 영광이라고 하겠습니다.

저에게 몰트만 교수님은 한 사람의 신학자이기 전에 존경스러운 인격자요 깊은 신앙심을 가진 분이었습니다. 1977년 3월 제가 연세대 교수가 되어 가족을 데리고 한국에 나왔을 때, 몰트만 교수님은 아파트 난방비에 보태 쓰라고 200마르크를 몇 차례 송금해 주셨습니다. 그 당시 월 22만 원이었던 내 봉급에 비하면 그것은 큰 액수였습니다. 저는 지금도 인종을 차별하지 않고 실수도 용서하는 몰트만 교수님의 너그러운 인품과 사랑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오늘 몰트만 교수님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학술 행사를 온신학 아카데미 측과 공동으로 갖게 된 것을 큰 기쁨과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쉽지 않은 교통에도 불구하고 이 행사에 참석해 주시고 또 순서를 맡아주신 모든 분들께, 또 본 연구원과 함께 이 행사를 공동으로 주최하는 온신학 아카데미 측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특별히 머나먼 프랑스에서 이 곳 한국에 오셔서 이 행사에 참여해 주신 몰트만 교수님의 넷째 딸 프리드리케 몰트만(Friederike Moltmann) 박사님께도 심심한 감사의 뜻을 표합니다. 몰트만 교수님의 신학의 넓이와 깊은 특징을 음미하는 의미 있는 학술 행사가 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위르겐몰트만 #위르겐몰트만탄생100주년기념학술세미나 #한국신학아카데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