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축성 100주년 맞아 새 비전 선포

김장환 주교 “기도와 예배의 역사 이어가야”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축성 100주년 기념 감사성찬례가 3일 서울주교좌성당에서 열린 가운데 김장환 주교를 비롯한 역대 교구 주교들과 성직자들이 예배를 집전하고 있다. ©뉴시스

대한성공회가 서울주교좌성당 축성 100주년을 맞아 새로운 100년을 향한 비전과 공동체의 다짐을 선포했다. 대한성공회는 감사성찬례와 기념식을 통해 지난 한 세기의 신앙 역사를 돌아보는 동시에, 앞으로 교회가 감당해야 할 시대적 사명과 방향성을 함께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서울교구장 김장환는 지난 3일 서울주교좌성당에서 열린 ‘축성 100주년 기념 감사성찬례’에서 축성 100주년의 의미를 설명하며 “오늘은 단순히 건물 한 채의 100년을 기념하는 날이 아니라, 앞으로의 100년 동안 우리가 어떤 교회로 살아갈 것인가를 스스로 묻는 날”이라고 강조했다.

김 주교는 이어 “성전의 본질은 건물이 아니라 기도와 예배, 하나님과의 살아 있는 만남”이라며 “주교좌성당의 지난 100년은 이러한 갈망의 역사였다. 일제강점기의 어둠 속에서도, 전쟁의 폐허 속에서도 이곳에서는 기도의 불이 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주교좌성당이 시대의 아픔과 격변 속에서도 예배와 기도의 중심 역할을 이어왔다고 평가했다.

또한 김 주교는 신자들을 향해 성공회 신앙인의 표준이 되는 삶과 어머니 교회로서의 사명, 일상 속 선교의 실천,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기도를 당부했다. 특히 분단 현실과 한반도 평화 문제를 언급하며 “기도는 가장 조용하지만 가장 강력한 힘”이라고 말했다.

◆ 타종 100번과 어린이 퍼포먼스로 새 시대 열어…역대 주교들 공동 집전

이날 감사성찬례는 지난 100년의 시간을 상징하는 타종 100번으로 시작됐다. 이어 어린이들이 성당 문을 두드리고 직접 여는 퍼포먼스를 진행하며 새로운 세기를 향한 출발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행사에 참석한 신자들은 어린이들의 움직임 속에서 다음 세대가 이어갈 신앙 공동체의 미래를 함께 바라봤다.

성찬례에는 김장환 주교를 비롯해 김성수, 정철범, 박경조, 김근상, 이경호 등 역대 교구 주교들이 공동 집전자로 참여했다. 특히 96세의 김성수 주교가 마지막 축도를 맡아 의미를 더했다.

이와 함께 박성순 주임사제와 제임스 R. 헬러 주한미국대사관 대리대사, 서울주교좌성당 축성 100주년 준비위원회 관계자들도 참석해 축성 100주년을 함께 기념했다.

서울주교좌성당 축성 100주년 행사는 단순한 기념 예식을 넘어 대한성공회 공동체가 지나온 시간과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함께 확인하는 자리로 이어졌다. 행사장 곳곳에는 지난 100년 동안 이어져 온 신앙의 전통과 다음 세대를 향한 기대가 동시에 담겼다.

◆ “백 년의 감사, 다음 백 년의 약속”…세대별 신앙 공동체 선언 이어져

오후에 이어진 기념식에서는 성공회 공동체의 미래 비전을 담은 ‘서울주교좌성당 축성 100주년 비전 선언문’이 낭독됐다. ‘백 년의 감사, 다음 백 년의 약속’을 주제로 진행된 선언문 낭독에서는 세대별 신자들이 직접 참여해 각자의 자리에서 실천할 신앙적 다짐을 발표했다.

박성순는 비전 선언문을 통해 교회가 앞으로 지향해야 할 핵심 가치로 다양성 속에서 일치를 이루는 하나의 교회, 그리스도의 몸으로 날마다 새롭게 되는 거룩한 교회, 모든 이를 환대하는 공번된 교회, 세상 속에서 복음을 증언하는 사도적 교회를 제시했다.

이어 어린이와 청소년 신자들은 “우리는 믿음의 씨앗이자 미래”라고 선언하며, 지난 100년 동안 이어져 온 기도를 계승해 다음 백 년을 이어갈 믿음의 기둥으로 성장하겠다고 다짐했다.

청년 신자들은 “우리가 환대의 문”이라고 선언하며 서울주교좌성당이 누구에게나 열린 환대와 평화의 공간이 되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여성 신자들 역시 “우리가 생명의 지킴이”라며 소외된 이웃을 돌보고 차별과 배제가 없는 하나님 나라를 향해 나아가겠다는 뜻을 전했다.

모든 신자들은 마지막 순서에서 “우리가 시대의 증언자”임을 함께 고백하며 정의와 화해, 평화를 이루는 교회의 사회적 책임에 응답하겠다고 다짐했다. 대한성공회는 이번 서울주교좌성당 축성 100주년을 계기로 교회의 전통을 계승하는 동시에, 시대 변화 속에서 사회와 이웃을 향한 역할을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100년 전 서울주교좌성당 축성 당시 신자들에게 나눠줬던 기념 십자가를 재현해 참석자들에게 배포하며 축성 100주년의 의미를 되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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