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 인간 생명 존엄과 직결된 문제”

사회
사회일반
노형구 기자
hgroh@cdaily.co.kr
성산생명윤리연구소·의료윤리연구회 등 의료계 전문가들, 6일 국회6문서 기자회견 개최
(왼쪽부터) 송흥섭 한국성과학연구협회 운영위원, 안석문 목사, 제양규 한동대 석좌교수, 문지호 의료윤리연구회장, 홍순철 성산생명윤리연구소장(고대의대 산부인과 교수), 이봉화 태여연 대표 ©태여연

최근 36주 만삭 태아 낙태 사건 및 약물 낙태 도입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의료계와 윤리계 전문가들이 태아의 생명권 보호와 의료 윤리 확립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냈다. 태여연이 6일 국회6문 앞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이들은 “낙태가 단순한 의료 서비스가 아닌 인간 생명의 존엄성과 직결된 문제”라고 강조했다.

홍순철 성산생명윤리연구소장(고대의대 산부인과 교수)은 임상 현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태아의 생명력을 강조했다. 홍 교수는 “임상 현장에서 본 태아는 태어나는 즉시 엄마를 알아보고 두려움에 울음을 터뜨리는,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라며 “영상 기법의 발달로 10주만 되어도 팔다리를 움직이는 태아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약물 낙태의 위험성에 대해 “여성 건강에 가장 해로운 방법 중 하나이며, 심한 경우 자궁 파열이나 사망에 이를 수 있다”며 “낙태가 아닌 ‘엄마와 아기가 함께 살 수 있는 방법’을 사회가 제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문지호 의료윤리연구회장은 의료의 본질적 가치 회복을 주장했다. 문 회장은 “의료가 환자의 모든 요구를 들어주는 기술적 서비스로 전락한다면 심각한 생명 경시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며 “의사는 환자의 선택권 앞에서 최선의 생명 보호 상담을 해줄 수 있는 전문가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가의 역할을 강조하며 “국가는 일부 여론이 아닌 ‘생명 보호’를 제1원칙으로 한 입법을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태아 보호의 포기가 “중증 치매 환자, 장애인, 노인 등 사회적 약자의 생명권까지 위태로워지는 ‘미끄러운 경사길’이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송흥섭 한국성과학연구협회 운영위원은 성교육의 패러다임 변화를 요구했다. 송 원장은 “현재의 성교육은 피임 방법 등 정보 전달에만 치중되어 있다”고 진단하며 “성은 단순한 쾌락이나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명과 책임이 뒤따르는 행위임을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우리 몸은 마음대로 바꾸거나 소비하는 물건이 아니라 존중받아야 할 선물이라는 ‘생명 존중 성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며 이를 통해 낙태와 성별 정체성 혼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제양규 운영위원장은 과거 발의된 낙태 허용 안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제 위원장은 “대한민국 낙태의 95% 이상이 12주 이전에 일어나는 현실에서 14주나 24주 기준을 제시하는 것은 사실상 무제한 낙태를 허용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낙태 찬성 측의 주장에 대해 “태아는 임신부의 세포 일부가 아니라 DNA와 심장이 다른 완전히 독립적인 생명체”라고 반박하며, 2022년 미국 판결을 인용해 “낙태권은 헌법적 기본권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했다. 아울러 “보호출산제 등 대안이 마련되고 있는 만큼, 경제적 이유로 생명을 포기하는 대신 사회가 함께 살리는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봉화 운영위원장은 역사적 관점에서의 성찰을 촉구했습니다. 이 위원장은 “과거 우리 어머니와 할머니들은 국가 시책에 순응하느라 낙태가 생명을 빼앗는 행위임을 인지하지 못했다”며 “이제는 낙태가 명백한 잘못임을 고백하고 교회와 사회가 이를 회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젊은 세대를 향해 “여성의 자기결정권은 태아의 생명권과 조화를 이루어야 하며, 생명이 잉태된 이후에는 보호가 최우선이 되어야 한다”고 당부하며 “생명을 지키는 일은 우리 여성들이 몸으로 이미 알고 있는 본능이자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관련 전문가들과 시민들은 오는 8일 어버이날 오전 11시, 과천 정부청사 법무부 앞에서 집회를 열고 태아 생명 보호를 위한 입법을 촉구하는 항의 방문 및 시위를 진행할 예정이다.

#태여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