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전쟁에 대한 국내 언론의 보도가 객관성과 균형을 잃어 독자들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미국의 군사적 행동에 대해 비판하면서 무자비한 인권 탄압과 학살을 자행한 이란 체제엔 면죄부를 주는 듯한 편향적인 보도 태도로 인해 이번 전쟁의 실상이 가려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대표적인 게 미국의 군사 공격을 타국에 대한 불법적인 영토 침략으로 규정하는 듯한 보도 태도다. 미국이 일방적으로 이란의 주권과 국제법을 침해했다는 식으로 보도하면서 이란의 핵무장과 인권 탄압, 학살 행위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 전쟁 상황에 대해 출처를 신뢰하기 어려운 주장들을 그대로 따라하면서 마치 객관적인 사실인 양 보도하는 것도 심각한 문제로 지적된다.
이런 문제점은 지난 28일 복음언론인회와 한국교회언론회가 국회 소통관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도 똑같이 지적됐다. 언론회 측은 이날 개전 이후 44일간 국내 언론이 보도한 6만1,548건을 빅카인즈(BIGKinds) 원자료로 전수 분석한 보고서 내용을 공개했다. 이 분석에 따르면, 6만여 건의 제목 중 미국의 안보 역할에 대해 긍정적으로 다룬 기사는 단 9건에 불과하고 부정적인 기사는 18배나 많은 162건으로 나타났다.
미국을 겨냥한 부정적인 보도 중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조롱과 비하 표현이 들어간 내용이 1만628건(17.3%)이나 될 정도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일국의 대통령에 대한 거북한 표현들은 이번 전쟁의 책임성 유무를 떠나 전 세계 자유 민주주의의 질서에 기여해 온 미국에 대한 공격이자 안보 동맹국이란 특수 관계인 국가에 지켜야 할 최소한의 예의마저 스스로 무너뜨린 무책임한 태도가 아닐 수 없다. 언론회 측은 기자회견에서 이를 전형적인 ‘반미 프레임’이라고 했다.
이번 전쟁에 대한 국내 언론의 보도가 균형적이지 않다는 건 이란의 반인권적 실태에 대해 거의 모든 언론이 입을 다물고 있는 걸 보면 알 수 있다. 미군의 폭격으로 사망한 이란 최고지도자 호메네이는 이란 내 반체제 인사 등 국민 3만6천여 명을 살해하고 그 과정에서 어린이 2백명을 죽인 최악의 반인륜 범죄를 저지른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도 국내 언론들은 이런 인권 탄압과 학살 등에 대해 대부분 외면하거나 침묵하는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
이런 경향이 교계 언론에까지 나타나고 있는 건 심각하다. 언론회 측은 교계 언론이라면 이란의 기독교인에 대한 박해, 특히 개종자를 사형에 처하고 가정교회를 탄압하는 등에 대해 심도 있게 다뤄야 하는데 6만여 건 중 기독교 박해를 제목에 올린 기사는 단 27건(0.04%)에 불과할 정도로 무관심하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이란 공격에 대한 국내 언론의 편향적인 보도 태도에 대해 일각에선 반미 성향의 노조가 장악한 언론의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언론이란 모름지기 이념과 특정 성향을 떠나 객관성과 공정성이 생명이다. 이게 무너지면 진실과 거짓이 뒤바뀌고 왜곡된 정보의 양산으로 스스로 신뢰가 무너지게 된다. 언론이 선동 기구화되는 게 이처럼 위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