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터베리 대주교, 로마에서 교회 일치 강조… ‘복음은 폭력 아닌 사랑’

캔터베리 대주교 사라 멀랠리 여사가 캔터베리 대성당에서 취임식을 갖는 모습. ©영국 크리스천투데이

영국 캔터베리 대주교 사라 멀랠리(Sarah Mullally)가 로마 순례 일정을 이어가며 종교개혁 이후 로마에 처음 세워진 비가톨릭 교회인 ‘성 바울 인 더 월즈(St Paul’s Within the Walls)’를 방문했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에 따르면, 로마 방문 둘째 날, 멀랠리 대주교는 로마에 몇 안 되는 성공회 교회 가운데 하나인 이 교회에서 저녁기도회(Evensong)를 인도하며 설교를 전했다.

예배에 앞서 그는 교황 대성전인 성 요한 라테라노 대성당(St John Lateran Cathedral)과 성모 마리아 대성전(St Mary Major Basilica)을 찾아 기도했으며, 이곳에 안장된 고 프란치스코 교황의 묘소에서도 묵념했다.

설교에서 멀랠리 대주교는 성 바울 인 더 월즈 교회가 가톨릭교회와 성공회 간의 긍정적인 에큐메니컬(교회 일치) 관계를 상징하는 중요한 장소라고 강조했다.

올해 봉헌 150주년을 맞은 이 교회에는 1966년에 제작된 청동문이 설치돼 있는데, 이는 1960년 당시 교황 요한 23세와 당시 캔터베리 대주교 제프리 피셔(Geoffrey Fisher)의 역사적인 만남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멀랠리 대주교는 “이 교회의 문 자체가 그리스도인의 일치를 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 만남은 교회 일치 운동의 중요한 전환점이었다”며 “이 관계는 1966년 교황 바오로 6세와 마이클 램지 대주교의 만남을 통해 더욱 깊어졌고, 이는 오늘날의 현대적 에큐메니컬 대화의 출발점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청동문은 단순한 예술 작품이 아니라 “신학적 선언”이라며 “일치는 단지 하나의 개념이 아니라 부르심이다. 그것은 화해와 더 깊은 친교, 그리고 우리의 분열을 넘어 그리스도 안에서 함께 살아가라는 부르심”이라고 강조했다.

멀랠리 대주교는 전임자들의 전통을 따라 이번 방문 중 교황 레오 14세도 만나 함께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는 교황에게 “저는 계속해서 당신과 함께 기도로 연합할 것이다. 우리 세상의 평화를 위한 기도, 정의를 위한 기도, 그리고 모든 사람이 하나님께서 주시는 충만한 생명을 발견하도록 하는 기도를 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아버지께 기도하기 때문에 기도 안에서 하나가 된다”고 덧붙였다.

멀랠리 대주교와 교황 레오 14세는 모두 올해 부활절 메시지에서 평화를 촉구한 바 있다.

그는 이날 설교에서도 다시 한번 평화와 그리스도인의 사랑으로 돌아갈 것을 강조했다.

멀랠리 대주교는 “오늘날 세상을 바라보면 정의와 평화가 우선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분쟁 속에서 무고한 사람들에게 끔찍한 폭력이 가해지는 현실을 본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세상 속에서도 교회는 복음에 대한 확신을 잃어서는 안 된다”며 “복음의 핵심은 죽음이 아니라 생명이 마지막 말을 한다는 것이며, 그리스도께서는 더 큰 힘이 아니라 자신을 내어주는 사랑으로 폭력의 권세를 깨뜨리셨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