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와 아티스트, 두 마리 토끼를 잡다… 이진영 원장 “자신의 메시지 갖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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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비전코리아와 함께하는 청소년이 되고 싶어 하는 직업(7) 피부과 의사

이진영 피어봄의원 청담점 원장 인터뷰

현대는 수많은 직업이 존재한다. 2020년 발간된 ‘한국 직업사전 통합본 제5판’은 대한민국의 직업 수를 1만 2,923개, 직업명은 1만 6,891개로 보고했다. 그리고 이젠 인공지능(AI)과 로봇, 빅데이터 등 혁신 기술의 급격한 발전과 확산, 전 지구적 환경문제 등으로 직업군이 끊임없이 재편되고 있다. 기존 직업군이 빠르게 사라지기도 하고, 새로운 직업군이 빠르게 생겨나기도 하는 시대를 맞아 문화비전코리아와 본지가 청소년들이 되고 싶어 하는 직업군들을 조사하여 현업에 종사하는 전문가들과의 인터뷰를 기획했다. <편집자 주>

피부과 의사가 되는 길은 험난하기로 유명하다. 그 치열한 과정을 견디는 것만으로도 벅찬데, 동시에 가수로서 무대에 서고 사업가로서 브랜드를 창업하는 삶이 정말 가능할까? 미래에 피부과 의사이자 나만의 브랜드를 만드는 사업가를 꿈꾸면서 막연한 고민을 안고 있던 중, 의사이자 가수라는 독보적인 길을 걷고 계신 이진영 피어봄 청담점 원장님을 알게 되었다. 꿈을 현실로 만들어낸 선배님께 직접 궁금한 점들을 여쭤보았다.

이진영 피어봄 청담점 원장은 피부과 의사이자 가수, 사업가로서 활약하고 있다. 이진영 원장은 “안정적인 길과 하고 싶은 일, 두 가지 모두를 진지하게 대하며 시간을 쌓아가다 보면 어느 순간 두 영역이 연결되고, 그때부터는 차별화가 된다”고 말했다. ©신소율 학생 제공

-피부과는 전공의 선발 과정이 매우 치열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훗날 저만의 브랜드를 창업하겠다는 목표가 있다면, 혹독한 수련 과정 중에도 의학적 지식 외에 특히 어떤 역량을 쌓는 데 집중해야 할까요?

“수련 과정 자체도 물론 너무 중요하지만, 그와 동시에 훗날 브랜드를 만들기 위한 준비도 함께 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브랜드 창업은 결국 사업적인 성격을 띠기 때문에 의학적인 능력 외에도 다른 역량이 필요하죠. 그런데 현실적으로 의학도들은 시간 자체가 너무 부족해서 그런 부분까지 챙기기가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에요. 그래서 더더욱 의식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무엇보다 자신만의 취향과 가치 기준을 확실히 만드는 것, 그리고 사람을 만나는 힘과 관계를 쌓는 사회성, 마지막으로 뚜렷한 목표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수련 기간은 잠자는 시간도 부족할 정도로 바쁘기 때문에 마음을 단단히 먹지 않으면 나중을 위한 준비를 놓치기 쉬워요. 학생 때나 수련의 시절에 조금씩이라도 방향을 잡아두면, 이후에 자신의 브랜드나 사업을 시작할 때 훨씬 수월하게 이어질 수 있다고 봐요.”

-피부 질환은 육안 감별이 중요해 공부가 매우 까다롭다고 들었습니다. 원장님께서 생각하시기에, 향후 피부 관련 기술이나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할 때 가장 든든한 기초가 되어줄 의학 과목은 무엇인가요?

“기술이나 제품 개발을 생각한다면 기본적인 기초 의학을 소홀히 할 수는 없습니다. 피부과는 눈으로 진단하는 학문이지만, 저는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그 안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봐요. 그래서 피부과학 자체보다 병리학이나 면역학적인 이해가 훨씬 중요한 기초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피부에 나타나는 것은 결국 결과이고, 그 원인을 이해하지 못하면 응용에는 분명 한계가 생깁니다. 어떤 반응이 왜 일어나는지, 어떤 메커니즘으로 변화가 진행되는지를 깊이 이해하는 사람이 결국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낸다고 생각해요.

동시에 저는 과학만으로 혁신이 이루어진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인문학이나 철학적인 소양도 함께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결국 새로운 것은 과학과 인문, 예술이 만나는 지점에서 나오기 때문이죠.”

-현장에서 환자를 직접 진료하는 임상 경험이 새로운 피부 관련 아이템을 구상하거나 회사를 경영할 때, 실제로 어떤 구체적인 아이디어나 영감을 주는지 궁금합니다.

“임상은 단순한 진료를 넘어 가장 현실적인 데이터가 쌓이는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같은 시술을 해도 환자마다 반응이 다르고, 같은 고민이라도 표현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그 차이를 유심히 보는 것이 중요해요. 저는 그런 차이를 그냥 넘기지 않고 계속 질문을 던지는 편입니다. ‘왜 이 사람은 이렇게 반응할까’, ‘왜 이 케이스는 다르게 흘러갈까’ 하는 질문들이 쌓이다 보면 자연스럽게 새로운 시술 방법이나 제품 아이디어, 그리고 어떤 사람을 타깃으로 해야 하는지까지 연결되죠.

그래서 진료실은 단순한 치료 공간이 아니라 아이디어가 만들어지는 공간이라고 생각해요. 또한 막연하게 이런 걸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는 것보다, 눈앞의 한 사람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는 것을 만든다는 구체적인 그림이 훨씬 현실적인 방향을 만들어준다고 봅니다.”

-가수 활동을 통해 발휘하시는 ‘예술적 감성’이 환자를 위한 메디컬 서비스 기획이나, 브랜드의 디자인적 가치를 높이는 창의적인 작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나요?

“가수 활동은 제게 또 하나의 직업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감각을 확장시켜 주는 역할을 해요. 노래를 하면서 가장 많이 배우는 것은 감정을 어떻게 전달하는가에 대한 부분입니다. 이 경험은 환자 상담이나 공간 구성, 브랜드 이미지 설계에도 자연스럽게 이어지죠. 사람은 결국 논리보다 감정으로 선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의료 서비스에서도 감정적인 경험 설계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단순히 치료 결과만이 아니라 환자가 느끼는 경험까지 함께 디자인하려고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저는 과학과 예술이 분리된 영역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오히려 서로 연결되어 있고, 결국 사람을 향한다는 점에서 충분히 상호보완적인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의사와 가수라는 두 가지 역할을 병행하려면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할 텐데, 미래에 진료와 기업 운영을 동시에 해내기 위해 지금부터 길러야 할 체력이나 멘털 관리 비법이 있을까요?

“이 부분은 타고나는 것이라기보다 관리의 영역이라고 봐요. 저는 운동과 수면, 감정 컨트롤을 기본적인 루틴으로 유지하려고 합니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이 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지속할 수 있느냐예요. 에너지를 쓰는 것이 아니라 관리하는 감각을 가져야 두 가지 이상의 역할을 장기적으로 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죠. 결국 오래 버티는 사람이 이기는 구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체력만큼이나 멘털 관리도 중요해요. 어떤 일이든 단기간에 이루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당장의 결과에 너무 흔들릴 필요는 없어요. 정말로 원하는 방향이라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꾸준히 가면 된다고 봐요. 여유를 가지고 긍정적인 마인드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죠.”

-전문의라는 본업 외에 예술이나 사업 등 다른 분야에 도전할 때, 주변의 우려 섞인 시선이나 현실적인 제약들을 어떤 논리와 확신으로 설득하고 극복하셨나요?

“처음에는 다양한 시선이 있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저 역시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죠. 하지만 저는 왜 의사는 하나의 역할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스스로 질문을 던졌습니다. 지금은 한 가지 정체성만으로 설명되는 사람이 오히려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는 시대라고 생각해요.

중요한 것은 말이 아니라 결과죠. 내가 선택한 길이 실제 성과로 이어지고, 그 과정이 일관성을 가진다면 주변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바뀌게 됩니다. 결국 설득은 말이 아니라 결과로 이루어진다고 생각해요. 시간이 지나면서 오히려 응원해 주시는 분들도 많아졌고, 그런 부분이 도전을 계속 이어갈 수 있는 힘이 되었죠.”

-단순히 의사에 머물지 않고 원장님처럼 ‘나만의 콘텐츠’를 가진 전문가로 성장하기 위해, 청소년 시기에 입시 공부 외에 어떤 경험들을 쌓아두는 것이 좋을까요?

“청소년 시기에는 공부도 중요하지만 자기 표현 경험을 꼭 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무대에 서보는 경험, 콘텐츠를 만들어보는 경험,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는 경험은 이후 인생에서 큰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이런 경험이 쌓이면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메시지를 가진 사람이 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를 아는 거예요.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잘하는지에 대해 다양한 경험과 도전을 통해 스스로 확신을 가져야 합니다. 주변에서 정해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스스로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하죠. 물론 이것은 단기간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시간이 필요해요. 그렇지만 눈앞의 작은 성과에만 집중하기보다는 자신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해두는 것이 장기적으로 훨씬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의사이자 사랑받는 가수로서 두 가지 삶을 살고 계시는데, 원장님 개인으로서 가장 큰 행복과 만족을 느끼는 지점은 어디인가요?

“저는 두 가지 역할이 만나는 지점에서 가장 큰 만족을 느껴요. 진료를 통해 누군가의 외적인 변화와 자신감을 만들어주는 순간과, 무대에서 감정을 전달하고 공감을 이끌어 내는 순간은 서로 다른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사람을 변화시키는 경험이라는 점에서 닮아있죠. 이 두 가지를 동시에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 저에게는 큰 의미입니다. 매일 이 두 가지를 모두 할 수 있는 삶 자체에 감사함을 느끼고 있어요. 그리고 두 영역 모두에서 조금씩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스스로 확인할 때 가장 큰 보람과 성취감을 느낍니다.”

-안정적인 삶을 위해 의사를 꿈꾸면서도, 한편으로는 자신이 진짜 하고 싶은 일 사이에서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원장님처럼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용기를 주는 한마디를 부탁드립니다.

“안정적인 길과 하고 싶은 일 사이에서 반드시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두 가지를 함께 가져가는 것도 충분히 가능해요. 다만 어떤 선택이든 가볍게 해서는 안 됩니다. 도망치듯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두 가지 모두를 진지하게 대해야 해요. 그렇게 시간을 쌓아가다 보면 어느 순간 두 영역이 연결되고, 그때부터는 경쟁이 아니라 차별화가 됩니다.

신소율 NLCS 10학년(문화비전코리아 학생회원)

만약 선택이 어렵다면 우선은 자신이 잘하는 일에 집중해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좋아하는 일이라도 잘하지 못하면 오히려 자괴감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에요. 반대로 잘하는 일은 언제든 직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죠.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이 일치하면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우선순위를 나누는 것도 현실적인 선택이라고 봅니다. 인생은 길기 때문에 언제든 다시 도전할 기회는 온다고 생각해요.”

글=신소율 NLCS 10학년(문화비전코리아 학생회원)
편집=이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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