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교육의 신앙 정체성, 내면적 신앙 넘어 공동체적 실천으로”

한국기독교교육학회, ‘전환기 시대 기독교교육’ 학술대회 개최… 신앙 정체성 모색
한국기독교교육학회가 18일 서울 강남구 서울교회에서 ‘전환기시대, 기독교교육의 신앙 정체성 모색’을 주제로 2026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한 가운데,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기독교교육학회 제공

한국기독교교육학회(회장 고원석)가 1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소재 서울교회에서 ‘전환기시대, 기독교교육의 신앙 정체성 모색’을 주제로 2026년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급변하는 사회문화적 환경 속에서 기독교교육의 방향성과 신앙 정체성을 재정립하기 위한 논의의 장으로 마련됐다.

이날 학회는 전환기 시대라는 흐름 속에서 신앙 정체성이 어떻게 형성되고 해석되는지에 대한 학문적·실천적 접근을 시도하며, 기독교교육의 새로운 지평을 모색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기독교교육의 신앙 정체성을 단순한 교리나 제도적 틀에 한정하지 않고, 공동체와 삶의 이야기 속에서 형성되는 역동적 과정으로 이해하려는 점이 강조됐다.

◆ 전환기 시대 속 기독교교육의 신앙 정체성 모색 강조

고원석 회장은 인사말에서 “전환의 물결이 거세게 일렁이는 시대 속에서 우리는 신앙의 본질과 정체성을 다시 성찰해야 하는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며 “급변하는 사회문화적 환경과 다양한 가치관의 충돌은 기독교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정체성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학회는 신학적 성찰과 교육적 실천을 통합하는 지혜를 요청받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이번 학술대회는 신앙의 정체성을 고정된 개념이 아니라 공동체적 서사와 삶의 이야기 속에서 형성되고 해석되는 과정으로 이해하려는 시도”라며 “주제발표를 통해 오늘날 기독교교육이 직면한 해석학적 과제를 심도 있게 조명하고, 신앙 형성의 새로운 통찰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서사적 정체성과 신앙 형성에 대한 철학적 접근

한국기독교교육학회가 18일 서울 강남구 서울교회에서 ‘전환기시대, 기독교교육의 신앙 정체성 모색’을 주제로 2026 춘계학술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기독교교육학회 제공

이날 주제발표는 장종혁 박사(예나대학교)가 맡아 ‘신앙과 서사적 정체성: 폴 리쾨르의 공동 서사를 중심으로’를 주제로 발표했다. 장 박사는 프랑스 철학자 폴 리쾨르의 사상을 바탕으로 인간의 정체성과 신앙 형성 과정을 서사적 관점에서 분석했다.

발표에 따르면, 리쾨르는 시간과 이야기가 분리될 수 없는 관계에 있다고 보았다. 인간은 경험한 시간에 대해서만 말할 수 있으며, 이 경험은 언어를 통해 표현된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객관적 시간과 주관적 경험이 결합되어 ‘이야기된 시간’이 형성되고, 이는 곧 인간의 정체성으로 이어진다.

장 박사는 “모든 경험이 언어화되는 것은 아니지만, 언어로 표현된 경험은 곧 정체성의 일부가 된다”며 “인간은 자신이 경험한 것들의 총체로서 존재하며, 정체성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과정 속에서 형성된다”고 했다.

또한, 리쾨르의 정체성 개념이 지속성과 변화라는 두 축으로 이루어져 있음을 강조했다. 하나는 성격과 같은 반복되는 동일성의 측면이며, 다른 하나는 타자성과 관계 속에서 변화하는 정체성이다. 이 두 요소는 분리될 수 없으며 상호보완적으로 작용해 인간의 정체성을 구성한다는 것이다.

◆ “신앙은 하나님과 함께 써 내려가는 공동의 서사”

장 박사는 서사적 정체성을 인간이 자신의 삶을 이해하고 의미를 부여하며 스스로를 서술하는 과정으로 정의했다. 특히 “우리 삶의 사건들은 아직 이야기되지 않은 상태로 존재하다가 하나의 이야기로 구성될 때 정체성이 형성된다”며 “과거의 경험을 어떻게 다시 서술하느냐에 따라 정체성 역시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리쾨르의 저서 「타자로서 자기 자신」에 나타난 질문을 중심으로 인간 정체성과 신앙의 관계를 설명했다. 그는 “인간의 정체성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가운데 놓여 있으며, 이러한 변화 속에서도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신뢰가 형성된다”고 분석했다.

특히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표현을 통해 신앙의 핵심을 설명하며, 하나님이 인간에게 새로운 신뢰를 부여함으로써 변화하는 존재에 지속성을 부여한다고 강조했다. 하나님은 인간을 새로운 존재로 바라보며, 그 시선이 인간으로 하여금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열어가도록 만든다는 설명이다.

또한 “서사적 정체성은 개인의 독백이 아니라 하나님과 함께 형성되는 공동의 이야기”라며 “하나님이 인간 삶의 공동 저자로 참여함으로써 과거의 기억이 새롭게 해석되고, 새로운 의미와 방향성이 부여된다. 이 과정에서 과거의 경험은 재해석되고, 미래에 대한 기대 역시 새롭게 형성된다”고 덧붙였다.

장 박사는 “서사적 정체성은 기억만이 아니라 미래를 향한 기대까지 포함하는 전망적 정체성”이라며 “과거를 새롭게 바라보는 것이 곧 정체성의 변화로 이어지고, 이는 미래를 새롭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 기독교교육의 신앙 정체성, 공동체적·윤리적 책임 강조

그는 서사적 정체성이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형성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인간은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 자신을 서술하며, 이 과정에서 윤리적 책임을 지닌 존재로 살아가게 된다는 것이다.

장 박사는 “약속을 지키는 행위는 자신의 서사적 정체성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중요한 요소”라며 “말을 지키는 것은 곧 존재를 지키는 일이다.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책임 있게 서술하는 주체로 서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와 함께 서사적 정체성은 하나님뿐 아니라 타자와 함께 형성되는 공동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공동체적 의미를 지닌다”며 “이는 기독교교육의 신앙 정체성이 개인의 내면적 신앙을 넘어 공동체적·윤리적 실천으로 확장되어야 함을 시사하는 대목”이라고 했다.

이날 학술대회는 주제발표 이후 남선우 박사(열림교회, 연구윤리위원회 총무)의 연구윤리 교육이 이어졌으며, 이후 포스터 발표와 분과별 학술 발표가 진행됐다. 분과별 발표에는 ▲손문 박사(연세대)가 ‘기독교학교 교육과 인성교육의 국제적 사례 연구’ ▲함승수 박사(명지대)가 ‘기독 대안학교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재정 지원 방안에 대한 연구’ ▲이진원 박사(서울여자대)가 ‘전환기 시대, 교육선교로 확장되는 정서돌봄교육의 기독교교육학적 모색과 실천적 과제: CTS마을아기학교를 중심으로’ ▲이하원 박사(총신대)가 ‘통합보육에 대한 기독 및 일반 보육교사의 인식 비교 연구’ ▲안정도 박사(장신대)가 ‘청소년 입교교육의 새로운 모델 탐색: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교단 I-Faith 커리큘럼 구조와 교육방법 분석’ ▲이은철 박사(백석대)가 ‘AX시대 신앙정체성 교육을 위한 초개인화 맞춤형 교육 원리 및 스캐폴딩 설계 원리 탐색 연구’ ▲임영미 박사(백석대)가 ‘영아부의 놀이중심 예배와 부모와 아기의 신앙 성장과 관련된 구조탐색: 현상학적 접근을 통한 활동시스템 구성을 중심으로’ ▲이새하 박사(백석대)가 ‘기독교 대안학교 교육 맥락에서의 AI 도구 활용 수업 모형 개발 및 타당도 검증’이라는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한편, 이날 감사패 증정식도 진행됐다.

한국기독교교육학회가 18일 서울 강남구 서울교회에서 열린 2026 춘계학술대회에서 관계자에게 감사패를 증정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기독교교육학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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