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이 성당 축성 100주년을 기념하여 오는 5월 2일 오후 5시, 성당 본당에서 기념 음악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음악회는 서양 전례 음악의 전통을 계승하는 동시에 한국 현대 음악계의 거장 이건용 작곡가의 신작 칸타타를 대중에게 처음 선보이는 자리로 기획되었다.
음악회는 총 2부로 나뉘어 진행된다. 1부에서는 루이 비에른(Louis Vierne)의 ‘장엄 미사’와 시편 합창이 연주된다. 성당 특유의 높은 층고와 석조 건축물이 만들어내는 웅장한 음향적 깊이를 극대화하여 청중들에게 경건한 몰입감을 선사할 예정이다.
이어지는 2부에서는 이번 100주년의 하이라이트인 이건용 교수의 신작 칸타타 ‘거룩한 집이여’가 초연된다. 서울주교좌성당 원로위원이기도 한 이 교수는 성경 본문과 교회의 역사적 기록물을 음악적 언어로 재해석해 이번 작품에 담아냈다. 특히 성가 338장 ‘교회는 주님 나라요’를 삽입하여 합창단과 객석의 회중이 한목소리로 노래하는 형식을 취함으로써, 지난 100년간 이어온 신앙 공동체의 일치감을 시각적·청각적으로 재현할 계획이다.
서울주교좌성당은 지난 한 세기 동안 한국 근현대사의 질곡을 함께해 온 상징적 공간으로 평가받는다. 1987년 6월 민주화 항쟁의 도화선이 된 역사적 현장이었을 뿐만 아니라, 1998년 외환위기 당시에는 ‘희망터’를 설립해 노숙인과 실직자 등 소외된 이웃을 보듬는 공공적 역할을 수행해 왔다.
박성순 주임사제는 “이번 음악회는 지난 100년 동안 이 성전 안에서 울려 퍼졌던 모든 기도와 찬양을 하나로 모아 하느님께 봉헌하는 축제의 장”이라며, “이건용 교수의 칸타타를 통해 성당의 역사가 새로운 예술적 언어로 기록되는 뜻깊은 순간이 될 것”이라고 기대를 밝혔다.
대한성공회 관계자는 “이번 공연이 성전의 종교적 의미를 되새기는 것은 물론, 시민들과 함께 시대의 아픔을 치유하고 희망을 노래해 온 성당의 공적 가치를 공유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