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김정석 감독회장이 임기 내 추진할 ‘7대 핵심과제’를 발표한 가운데, 기감은 각 과제별 안내글을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그 다섯 번째 글인 김종화 명지고 교목의 ‘기독교학교의 건학이념 살리는 사립학교법 재개정’을 아래 소개한다.-편집자 주
올해 맞이한 삼일절은 107주년이었으며, 지난해에는 ‘기독교학교 140주년’을 기념하였다. 어두움과 미지의 땅이요, 죽음의 땅으로 불렸던 조선이 대한민국으로 이어진 민족의 근현대사에 기독교가 끼친 영향은 지대하다. 선교사들은 교육기관을 세워 양반과 천민, 남성과 여성, 어른과 아이 등의 엄격한 구분과 차별을 없애기 시작했고, 일제강점기 식민지 사회와 전쟁의 폐해 속에서 시대의 아픔에 공감하는 기독교교육을 실시했다. 이는 사회 변화의 중심이 됐다.
기독교학교는 다음 세대를 세웠다. 3.1운동 당시 823개의 기독교학교가 중심이 되어 피압박 민족의 아픔을 외치며 불의에 항거하였다. 부활절 아침, 인천항에 발을 디디며 “하나님의 자녀로서 자유와 빛을 주옵소서”라고 기도한 아펜젤러 선교사와 “이곳이 은총의 땅이 되리라는 것을 믿습니다”라고 기도한 언더우드 선교사의 간절한 기도와 염원은 조선의 근대화에 씨앗이 되었고 오늘로 연결되었다. 고통의 시련 앞에서 새 시대를 향한 소망을 심었으며, 민족의 지도자를 세웠을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부흥과 발전을 가져왔다.
하지만 지금은 헌법으로 보장되는 교육의 자주성과 사립학교의 자유에 근거한 5가지의 권리가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다. 교육목적을 위해 사립학교를 설립하고 운영할 수 있는 ‘사립학교 설립의 자유’, 건학이념과 목적에 맞게 교육과정과 교육방법, 교육내용을 자율적으로 결정하고 운영할 수 있는 ‘학교 운영의 자주성’, 건학이념에 부합하는 교원을 직접 선발하고 임용할 수 있는 ‘교원 임용권’, 건학이념과 교육목표에 맞는 학생을 자율적인 기준으로 선발할 수 있는 ‘학생 선발권’, 종교 교육 및 종교적 행사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종교의 자유’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
평준화 정책, 사립학교법 개정, 입시 중심 교육정책과 교육과정, 고교학점제, 포괄적 차별금지법, 학령인구 대폭 감소로 인한 학교 통폐합 등으로 인해 기독교계통학교가 제시한 교육의 방향성과 가치가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기독교계통학교의 교육정책은 준공립화하면서 사립학교의 특수성과 다양성 또한 사라지고 있다.
특별히 ‘2022 개정교육과정’으로 인한 고교학점제 시행은 입시 중심의 교육과정과 교육정책으로 학생의 과목 선택권을 강화시키고, 상대적으로 학교의 특색있는 교육과정을 대폭 약화시켰다. 수능과 내신 반영에 대한 집중은 인간의 기본적인 도리와 덕목을 외면케하고, 기독교계통학교 건학이념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기독교교육과 생명존중교육, 나눔과 봉사활동의 필요성을 잃어버리게 하였다.
다음세대로 희망찬 모습을 가져야 할 청소년들은 학업스트레스로 인해 정신건강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 청소년 사망 원인 1위는 13년째 여전히 자살로 꼽히는 등 학생들을 폭력과 자해와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 교육청은 문제 해결을 위해 모든 교과에 사회정서교육 운영과 ‘마음건강학교 운영 계획’을 안내하고 있지만, 입시 교육의 한계에 부딪혀 실효성 없는 정책을 펴고 있다.
기독교학교 교원 정원 배정도 학교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사립학교의 교원 임용권을 부정하여 신규 교사 채용 시 1차 시험을 의무적으로 교육청에 강제로 위탁하여 시험을 치른다. 이는 사립학교의 교원 임용권을 침해하는 것으로써 설립정신과 교육이념에 합당하지 않은 이단 및 사이비들이 교원으로 임명되는 엄중한 상황에 이르렀다. 관할교육청은 기독교학교의 건학이념에 따른 교육방침과 교육과정을 실행할 전임교원 임용을 위한 과정을 무시하고, 발생하는 모든 문제를 학교로 전가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2026학년도 기간제 채용 비율이 높은 경우에는 2027학년도 정원 배정시 감원하겠다고 공문(중등교육과-7386, 2026.3.3)을 보내 사립학교를 더욱 위축시키고 공립화와 공영화를 계속 시행하고 있다.
기독교학교의 근본적인 건학이념과 교육방침을 회복해야 하며, 교육을 통해 공동선과 포용성을 지닌 시민의식을 함양해야 한다. 오늘날 세속주의와 물질주의가 팽배한 사회적 환경 속에서 기독교학교는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하고 건전한 교육 신념을 바탕으로 인재를 양성해야 하는 시대적 사명을 요청받고 있다. 현행 사립학교법은 건학이념과 교육방침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으며, 사립학교의 자율성을 위협하는 준공립화로 가고 있다. 이에 우리는 사립학교법이 재개정되어야 한다고 믿으며 아래와 같이 요구한다.
하나. 지식 습득을 넘어 인격과 심신의 조화, 창의적 가치 창출 능력을 위한 전인교육인 ‘경천애인’(敬天愛人)을 무시하는 사립학교법을 재개정하라.
하나. 강제 배정으로 인한 평준화 제도의 문제를 회피제도로 보완하고, 자유민주주의사회에서 당연히 실시되어야 할 중등학교의 학생 선발권 및 학생의 학교 선택권을 보장하라.
하나. 헌법과 법률, 기독교계통학교 정관과 건학이념에 따라 준행하는 종교 행위의 자유를 억압하고 감시하는 학생인권조례(제16조 양심 종교의 자유)를 폐지하라.
하나. 기독교학교의 이사회 구성, 교목 및 교사 채용, 교목실 운영, 관리자의 교원인사 자율성 등 기본적인 권리를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 육성하고 보장하라.
하나. 기독교학교의 건학이념과 교육방침을 저해하는 교사 임용의 관할교육청 강제 위탁과 기간제교원으로 인한 교원 감원을 철회하고, 건학이념과 목적에 따른 교육을 할 수 있도록 사립학교의 교원 임용권을 전적으로 보장하라.
하나. 생명존중 교육과정의 자율성을 확대하여, 사립학교의 특수성과 기독교학교의 건학이념과 교육방침구현을 위한 채플(예배)과 종교 수업, 문화 강좌 및 나눔 봉사 활동 등 특성 있는 교육활동을 지원하고 육성하라.
하나. 교육과정에 근현대사에서 축소되어 있는 기독교학교의 역사를 편찬하여 교육을 통해 지도자와 나라를 세운 건학이념을 계승할 수 있도록 실행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