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법 개정안, 설교까지 영향 가능성… 종교 자유 위축 우려”

교단/단체
교단
김진영 기자
jykim@cdaily.co.kr
  •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의 입장문 발표

‘공익 현저히 해하는 행위’ 등 포괄 규정 문제
자료 제출·현장 조사 등 개입 과도할 수 있어
종교 전반 규제 아닌 행위 중심 정밀 대응을

지난해 10월 열렸던 기독교대한감리회 제36회 총회 입법의회 ©기독교대한감리회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의(의장 김정석 감독회장)가 국회에 발의된 ‘민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해 정교분리 원칙과 종교의 자유 침해 우려를 제기하며 반대 입장을 공식 발표했다.

감독회의는 7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비영리법인의 행정적 제재(감독, 해산, 재산몰수)를 포함한 이 법안은 기존 민법 체제에 부합하지 않고 충돌 우려가 있다”며 “제정을 재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반사회적 종교단체 제재를 위해 법 제정이 필요하다면 민법 개정이 아니라 특별법 제정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입장문에서 감독회의는 국회에 발의된 해당 개정안이 종교법인의 정치 개입 제한과 공공성 강화를 취지로 하고 있다는 점에는 “일정 부분 공감할 수 있다”면서도, “종교의 자유와 정교분리 원칙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라고 평가했다.

감독회의는 특히 법안의 적용 범위와 관련해 “종교법인의 조직적 정치 개입을 제한하고 있으나 그 적용 범위가 불명확할 경우 설교와 신앙적 발언까지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단순한 신앙적 견해 표명과 조직적·의도적 정치 개입은 반드시 구분되어야 한다”며 “설교와 가르침을 통해 사회적 가치와 윤리를 언급하는 것까지 제한한다면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개정안에 포함된 포괄적 규정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감독회의는 “‘공익을 현저히 해하는 행위’와 같은 조항은 해석의 여지가 넓어 행정기관의 자의적 판단으로 확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러한 불명확성은 종교단체로 하여금 스스로를 위축시키게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조사권과 감독권과 관련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이들은 “자료 제출 요구, 현장 조사, 출입 및 진술 요구 등의 권한은 공익적 목적을 위해 필요할 수 있으나 기준과 절차가 명확하지 않을 경우 종교 활동에 대한 과도한 개입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강제성을 수반하는 조사 행위는 헌법상 기본권과 충돌할 수 있는 만큼 엄격한 요건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종교법인의 재산 처리 방식에 대해서는 “교회의 재산은 신앙공동체의 헌신과 믿음이 축적된 공적 자산”이라며 “이를 일률적으로 국고에 귀속시키는 방식은 과도한 제재로 인식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법인 설립허가 취소와 같은 중대한 결정을 행정기관이 단독으로 행사하는 구조는 권력 집중의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감독회의는 다만 “일부 종교 단체의 법인격 남용과 정치적 결탁, 반복적 위법 행위가 사회적 문제로 존재해 왔다”는 점은 인정하며 “이러한 문제는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 해결 방식은 종교 전반을 포괄적으로 규제하는 방식이 아니라 위법 행위를 중심으로 한 정밀하고 단계적인 법적 대응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감독회의는 ▲신앙적 발언과 조직적 정치 개입의 명확한 구분 ▲행위 중심의 규제 설계 ▲시정명령·활동 제한·허가 취소 등 단계적 제재 ▲재산 처리 방식의 공익적 활용 방안 검토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감독회의는 “정교분리는 종교를 배제하기 위한 원칙이 아니라 종교와 권력이 서로를 침해하지 않도록 지키는 자유의 장치”라며 “국회와 정부가 신중하고 책임 있는 입법 과정을 통해 종교의 자유와 공공성이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민법개정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