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김정석 감독회장이 임기 내 추진할 ‘7대 핵심과제’를 발표한 가운데, 기감은 각 과제별 안내글을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그 세 번째 글인 김인수 교수의 ‘생명 존중을 위한 낙태와 약물 남용 금지의 사회적 운동 확산’을 아래 소개한다.-편집자 주
1. “생명 존중”에 관한 감리교(신앙과 신학)의 이해
기독교 복음은 ‘생명’을 살리는 구원에 관한 실천적 능력입니다. 인간 생명은 하나님 형상(imago Dei)을 따라 창조되었다는 점에서 존엄합니다. 따라서 유전학적 우열에 근거해 생명이 평가되거나, 인간의 소유물로 생명을 치부할 수 없습니다. 생명은 하나님께 속한 것이며, 인간은 생명을 보호하고 돌볼 책임을 위임받은 존재입니다.
나아가, 인간의 생명은 몸-정신-영이 유기적이며 통전적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기독교 전통은 육체와 영혼을 이분법적으로 구분하거나 나누는 것을 넘어, 전인적인 존재로 이해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초대교회는 낙태, 영아 유기, 폭력과 같은 생명 파괴 행위를 강하게 거부하며, 약한 생명을 보호하는 일에 앞장섰습니다. 따라서 생명 존중을 위한 기독교 신앙의 노력은 몸과 마음은 물론 영적인 이해와 돌봄을 포함한 통전적 운동이 될 것을 요청합니다.
존 웨슬리에 따르면, 생명은 단순히 보존되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선행은총 아래에서 보호되고, 칭의 안에서 받아들여지며, 성화의 과정 속에서 회복되고 완성됩니다. 이는 생명의 개인적인 차원 뿐 아니라 사회적 관계성을 역설합니다. 따라서 하나님 형상이 회복된 생명은 개인 윤리의 차원뿐 아니라, 사회적·공동체적 책임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기독교대한감리교회의 생명 존중은 하나님의 창조 질서(image of God)를 회복하고, 생명을 살리며 증진시키는 구원을 향한 교회의 본질적 사명입니다.
2. 생명 존중 운동의 시대적 필요성
생명 존중 운동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적 과제입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와 문화 영역에서 나아가 인공지능 시대에 생명이 도구화 및 대상화되고 있는 사건과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인간은 하나님 형상이 아닌 경제적 자원으로 환원하여 생각하는 경향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생명이 생산성과 효율성에 따라 평가되며, 고령자나 취약계층은 점점 부담으로 간주됩니다.
사회적으로는 자살, 약물 중독, 고독사, 아동 학대 등 다양한 생명 위기가 확산되고 있으며, 이는 개인의 문제일 뿐 아니라, 공동체 해체와 관계 단절에서 비롯된 구조적 측면도 재고하게 합니다. 문화적으로는 생명이 선택과 소비의 대상으로 이해되며, 낙태나 약물 남용이 개인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정당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인공지능 시대에 생명 존중에 대한 필요성이 극진합니다. 인간은 점점 데이터와 정보로 환원되고, 알고리즘에 의해 평가되고 결정되는 존재로 이해됩니다. 의료, 경제, 사회 영역에서 AI가 인간의 판단을 대체하면서, 생명은 점차 계산과 효율의 논리에 갇히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인간을 하나님의 형상이 아닌 분석 가능한 대상으로 전락시킬 위험을 내포합니다. 결국, 생명을 하나님의 선물이 아닌 선택·관리·소비의 대상으로 이해하는 근본적 인식의 붕괴이며, 이에 대한 기독교 신앙의 응답으로서 생명 존중 운동이 절실히 요구됩니다.
3. 생명 존중을 위한 낙태와 약물 남용 금지 운동의 필요성
낙태와 약물 남용 금지 운동은 감리교회 신앙과 신학에 필수적입니다. 낙태는 생명을 선택 가능한 존재로 만드는 행위이며, 약물 남용은 생명을 소비하고 파괴하는 대상으로 전락시키는 행위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두 현상은 공통적으로 생명을 하나님의 선물이 아닌, 인간이 통제 가능한 대상/도구로 보는 인식에서 비롯됩니다. 모든 생명은 하나님 형상으로 창조된 관계적 존재라는 기독교 신앙의 이해는 태아부터 이미 생명임을 선언합니다. WHO의 연구에 따르면, 약물 남용은 자살과 자해는 물론 질병과 범죄 등 사회적 아노미 상태를 증가시킵니다. 약물 남용은 단순히 건강 문제가 아니라, 전인적인 인간 생명을 훼손하는 행위이며, 성화의 과정을 왜곡하는 자기 파괴적 행위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하나님 형상이 배태된 인간의 몸과 마음, 그리고 영을 통전적으로 돌보고 보존하기 위한 “낙태와 약물 남용 금지 운동의 확산”은 감리교회의 신앙을 회복/고취하기 위한 선교적 사명이라고 하겠습니다.
4. 목표와 실천사항
생명 존중을 위한 낙태와 약물 남용 금지 운동은 윤리적 주장에 머물지 않습니다. 구체적인 성화 운동을 위한 목표와 실천사항을 아래의 세 가지 범주로 생각해 보았습니다.
첫째, 생명에 대한 인식 자체를 변화시키는 교육이 필요합니다. 교회에서 생명에 담긴 신앙의 의미를 체계적으로 교육/설교하고, 인간 생명의 존엄성과 관계적 존재로서의 인간 이해를 회복해야 합니다. 특히, 청소년과 청년을 대상으로, 생명을 선택이나 소비의 대상으로 보는 문화에 대한 바른 인식을 형성해야 합니다. 또한 디지털 시대에 맞는 콘텐츠(영상, SNS, AI 기반 교육 등)를 활용하여 기독교대한감리회의 생명 존중의 가치를 확산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둘째, 생명을 보호할 수 있는 돌봄 구조가 필요합니다. 미혼모 지원, 중독 회복 프로그램, 상담 및 치유 사역 등 감리교회만의 구체적인 지원 체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교회는 말씀이 선포되는 공간임과 동시에, 상처받은 생명이 안전하게 머물 수 있는 회복 공동체가 되어야 합니다. 특히 낙태 위기 여성, 약물 중독자, 자살 위험군 등 취약한 생명을 위한 개체 교회와 교단간의 통합적 돌봄 시스템이 요청됩니다.
셋째, 생명을 보호하는 사회 구조를 형성하기 위한 공적 참여가 필요합다. 감리 교회에 속한 공공기관과 단체와 더불어 생명 존중의 가치를 사회적으로 확산시킬 필요성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출산과 양육을 지원하는 정책, 중독 예방 및 치료 시스템 강화, 생명 보호 법제 개선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합니다. 왜냐하면, 낙태와 약물 문제는 개인을 넘어, 교회가 사회와 더불어 함께 해결해야 할 사회적 성화의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감리교회가 펼치는 생명 존중을 위한 낙태와 약물 남용 금지 운동은 단순히 금지와 비판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생명을 보호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상처받은 생명을 회복시키는 공동체로 기능할 것으로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