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베이징 시온교회 지도자들을 변호하는 변호사들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교회는 중국 내 대표적인 개신교 가정교회로, 창립자인 진에즈라 목사는 5개월 전 당국의 단속 과정에서 구금된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사건을 맡았던 변호사 장카이의 변호사 자격이 취소됐으며, 시온교회 변호에 관여한 다른 변호사들 역시 자격 정지 처분을 받거나 당국으로부터 구두 경고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교회 측은 성명을 통해 “변호사들에 대한 이러한 조치는 정의와 법치주의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진 목사의 딸인 그레이스 진은 변호사들에 대한 압박으로 인해 가족이 그의 상태를 파악하고 법적 대응을 준비하는 데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진 목사는 2025년 10월 중국 광시성 베이하이 자택에서 구금됐다. 같은 시기 베이징, 상하이, 선전 등 여러 도시에서 시온교회 지도자와 성도 약 30명이 체포되거나 실종된 것으로 보고됐다.
현재 진 목사를 포함한 18명이 중국 남부 베이하이 구금시설에 수감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변호사 압박 조치는 이미 외교적·종교적 파장이 큰 이번 사건에 대한 우려를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진 목사 가족은 미국과도 밀접한 연관을 갖고 있다. 딸은 워싱턴 지역에서 미 상원 보좌관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아내 류춘리는 2018년부터 세 자녀와 함께 미국에 거주 중이다. 자녀들은 모두 미국 시민권자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미 의회 인사들은 진 목사의 석방을 촉구하고 있다.
루비오 장관은 이번 단속이 당의 통제를 거부하고 비인가 교회에서 예배하는 기독교인들에 대한 중국 공산당의 적대적 태도를 보여준다고 지적하며, 모든 종교인이 보복에 대한 두려움 없이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1959년생인 진 목사는 2007년 미국 캘리포니아 풀러신학교에서 수학한 뒤 시온교회를 설립했다. 그는 1989년 톈안먼 사태에 참여한 이후 기독교로 개종했으며, 중국 가정교회 운동의 대표적 지도자로 알려져 있다.
시온교회는 중국 최대 규모의 지하 개신교 교회 중 하나로 성장했다.
당국이 2018년 베이징 예배당을 급습해 교회를 폐쇄한 이후, 시온교회는 온라인 예배와 전국 각지의 소규모 모임 형태로 활동을 이어왔다. 온라인 예배에는 줌, 유튜브, 위챗 등을 통해 최대 1만 명이 참여하기도 했다.
이 같은 온라인 성장세는 당국의 감시를 더욱 강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시진핑 국가주석 집권 이후 중국 정부는 시민사회와 종교 활동에 대한 통제를 지속적으로 강화해왔다.
중국 헌법은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국가가 승인한 종교 단체만을 인정하고 있다. 개신교의 경우 삼자애국운동, 가톨릭은 중국천주교애국회에 속해야 하며, 이들 역시 감시와 검열, 정치적 통제 아래 운영되고 있다.
수천만 명의 중국 기독교인들은 정부에 등록되지 않은 가정교회에 출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들 교회는 지속적인 단속과 압박에 직면해 있다.
또한 당국은 일부 비공식 종교 단체를 ‘사교(邪教)’로 규정하고 시민들에게 신고를 장려하고 있다.
교회 지도자들은 진 목사가 종교 콘텐츠를 온라인으로 유포한 혐의로 기소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9월 시행된 종교 활동을 국가 승인 채널로 제한하는 규정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레이스 진은 부친이 구금 이전부터 지속적인 감시를 받았으며 출국이 금지된 상태에서도 원격으로 교회를 이끌어왔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비자 갱신을 위해 베이징 주재 미국 대사관을 방문하려 했으나, 당국에 의해 저지당하고 공항으로 이송돼 수도를 떠나도록 강요받았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가족은 구금 이후 진 목사와 연락이 두절된 상태이며, 그가 정식으로 기소됐는지 여부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