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마탄사스 지역에서 한 복음주의 목사가 성경 강의 영상을 촬영해 유튜브에 게시했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목사는 이번 체포가 수년간 이어진 당국의 표적 단속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영국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세계기독연대(CSW)에 따르면, 롤란도 페레스 로라 목사는 최근 마탄사스 페냐스 알타스 지역의 한 공원에서 체포됐다. 이 공원은 인근에서 공공 와이파이가 제공되는 두 곳 중 하나로, 주민들이 인터넷을 사용하기 위해 자주 찾는 장소다.
로라 목사는 ‘크리스토의 전령(Pregonero de Cristo)’이라는 이름의 유튜브 채널에 성경 강의 영상을 업로드한 직후 경찰에 의해 연행됐다. 그는 평소 야외에서 성경 강의를 촬영해 매주 온라인에 게시해 왔다고 설명했다.
촬영 당시 주변 주민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강의를 듣는 경우가 많았으며, 일부는 기도를 요청하기도 했다. 현장에 함께 있던 아내 겔라인 로드리게스 아빌라는 이러한 요청에 응해 기도를 인도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아빌라는 체포 당시 상황을 촬영해 소셜미디어에 공유했으며, 영상에서 “공원에서 성경 영상을 촬영하고 있었는데, 유튜브에 올렸다는 이유로 목사를 데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공개된 영상에는 경찰관 두 명이 저항하는 로라 목사를 순찰차로 밀어 넣는 장면이 담겼다. 목사는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는데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항의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또한 경찰이 그를 차량에 태우는 과정에서 인근에 있던 어린 자녀들의 울음소리도 들린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영상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며 24시간도 되지 않아 3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고, 목사의 행방과 상태를 묻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경찰은 체포 후 로라 목사를 마탄사스 플라야 경찰서로 이송했으며, 약 3시간가량 구금한 뒤 석방했다.
로라 목사는 이후 당국이 자신의 사역을 이유로 수년간 지속적으로 압박해 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2011년 목회자가 된 이후부터 이러한 상황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그는 마탄사스로 이동하기 전 동부 라스 투나스 지역에서 등록된 복음주의 연맹 소속 교회를 이끌었으며, 당시에도 보안 당국으로부터 반복적인 소환 조사와 감시를 받았다고 말했다.
또한 교인들이 지역 주민을 위해 거리에서 기도하는 활동을 할 때 경찰이 이를 따라다니며 감시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은 쿠바 전역에서 사회적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발생했다. 최근 쿠바에서는 7일 연속 정전과 식량 및 의약품 부족 사태로 여러 지역에서 시위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14일 새벽에는 시에고 데 아빌라주 모론시에서 시위대가 공산당 사무실을 습격해 방화하는 사건이 발생했으며, 이 과정에서 시위 참가자 1명이 총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시위 이후 모론과 인근 지역의 인터넷 접속을 차단했으며, 같은 주말 동안 활동가와 온라인 발언자들을 체포하거나 가택연금 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쿠바에서는 종교 활동이 엄격한 규제를 받는다. 법적으로 교회와 종교 단체는 정부에 등록해야만 합법적으로 활동할 수 있으며, 미등록 종교 단체는 감시와 괴롭힘, 예배 및 집회 제한 등의 조치를 받을 수 있다.
이 같은 통제는 2021년 7월 11일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 이후 더욱 강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당시 수천 명의 시민들이 경제난과 코로나19 대응, 정치적 자유 제한 등에 항의하며 거리로 나섰고, 이는 수십 년 만의 최대 규모 시위로 기록됐다.
국제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 오픈도어는 쿠바 당국이 독립적인 종교 활동을 공산당 체제에 대한 잠재적 위협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인권 문제나 부패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교회 지도자와 신자들은 조사, 체포, 비방, 구금 등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