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베이루트 인근에 위치한 아랍침례신학교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무력 충돌로 삶의 터전을 떠난 피란민들을 수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남침례회(SBC) 소식통인 뱁티스트 프레스는 위삼 나스랄라 총장의 말을 인용해 현재 약 170명의 국내 실향민이 신학교 캠퍼스에 머물고 있으며, 학교는 약 250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온라인 수업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사태는 이란의 지원을 받는 무장단체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간 군사 충돌이 격화되면서 레바논 전역에서 대규모 민간인 이동을 초래한 데 따른 것이다.
베이루트 동부 외곽의 비교적 안전한 지역에 위치한 신학교는 피란민들에게 식량과 숙소, 기본 생필품을 제공하는 한편, 중동 전역의 기독교 지도자를 양성하는 본연의 사명을 병행하고 있다.
캠퍼스에 머무는 피란민들은 레바논 남부와 베카 계곡, 베이루트 교외 지역 출신으로, 이 가운데 약 4분의 1은 어린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피란민들은 급식 준비를 돕고, 위기 상황 속에서 매일 진행되는 공동 예배에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 곳곳에서는 여전히 드론 소리와 폭격음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아랍침례신학교는 1950년대 후반 남침례회 선교사들에 의해 설립됐으며, 현재는 레바논 교육·사회개발 단체인 ‘티마르(THIMAR)’ 산하에서 운영되고 있다. 미국의 침례교 협력 단체들도 지속적으로 사역을 지원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번 충돌은 지난 3월 2일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을 발사하면서 격화됐다. 헤즈볼라는 이를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전쟁 초기 이란 최고지도자 사망에 대한 대응이라고 주장했으며, 이후 이스라엘은 대규모 공습으로 대응했다.
레바논 보건부에 따르면, 교전이 시작된 이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700명 이상이 사망하고 1,700명 이상이 부상했으며, 이 중에는 의료진과 구조대원 최소 26명도 포함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헤즈볼라도 이스라엘을 향해 수백 발의 로켓을 발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가 군사 목적으로 사용할 경우 구급차와 의료시설도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으나, 헤즈볼라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국제법상 보호 대상인 의료 인프라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번 충돌로 약 열흘 만에 80만 명에 달하는 주민들이 레바논 남부를 떠났으며, 이는 전체 인구 약 400만 명 중 5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스라엘은 북부 국경 지역에서 군사 태세를 강화하고 장기적인 군사 작전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베이루트 상공에는 가자지구와 유사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 전단도 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조셉 아운 레바논 대통령은 휴전을 촉구하는 한편, 레바논 군이 헤즈볼라를 무장 해제할 수 있도록 이스라엘의 지원을 요청했다. 그는 헤즈볼라의 행동이 마을 파괴와 국가 안정을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레바논 인구의 약 30%인 120만 명이 기독교인으로, 이 가운데 복음주의 신자는 약 1%인 4만 명 수준으로 추산된다.
피란민 중에는 레바논-이스라엘 접경 지역 인근 데이르 미마스에 위치한 침례교회 성도들도 포함돼 있으며, 이들은 남부 지역 폭격이 격화되자 북쪽으로 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