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교회 지붕 수리 중단 사태…무슬림 주민 반발로 HKBP 교회 공사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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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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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지역 교회 수리 갈등…종교 자유 논쟁 속 허가 문제 둘러싼 긴장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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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지역에서 교회 지붕 수리 공사가 무슬림 주민들의 반발로 중단되는 사건이 발생하며 종교 자유와 예배권을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고 10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최근 인도네시아 리아우(Riau)주 인드라기리 훌루(Indragiri Hulu) 지역 루북 바투 자야(Lubuk Batu Jaya) 하위 행정구역의 쿨림 자야(Kulim Jaya) 마을에서 바탁 개신교 교회(HKBP, Huria Kristen Batak Protestant)의 지붕 보수 공사가 진행되던 중 일부 무슬림 주민들이 경찰과 지역 행정 관계자와 함께 공사 중단을 요구하며 현장에 들어갔다.

무슬림 주민들, 교회 지붕 수리 중단 요구

CDI는 현지 주민 수십 명이 지난1일 교회 건물에서 진행 중이던 지붕 수리 작업을 중단시켰다고 밝혔다. 이들은 교회 건물 보수 공사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지역 무슬림 주민들의 사전 동의와 허가 절차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보도에 따르면 약 70명의 주민 가운데 최소 20명이 교회 건물 안으로 들어가 공사 중단을 요구했으며, 당시 현장에는 경찰과 하위 행정구역 책임자도 함께 있었다.

온라인에 공개된 영상에는 공사 반대 측 인물이 "우리는 예배 자체를 금지하려는 것이 아니라 수리 공사에 필요한 허가가 없기 때문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장면이 담겼다.

이에 대해 한 기독교 여성은 "교회 지붕이 새고 있어 수리를 하는 것"이라며 "수리를 하지 않으면 우리는 어디에서 예배를 드려야 하느냐"고 호소했다.

지역 당국 “주민과 교회 간 중재 진행 중”

루북 바투 라야 하위 행정구역 책임자인 아르민(Armin)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이 교회 습격이나 강제 침입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주민들과 교회 사이에서 중재가 진행됐으며, 교회 측이 올해 2월 수리 공사를 다시 시작했을 때 관련 허가 문서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에 마을 지도자들과 주민들이 경찰에 협조를 요청해 확인 절차를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르민은 "주민들이 요구하는 것은 단순히 수리 허가 문서가 존재하는지 확인하고 이를 지역사회에 공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교회 지도부는 해당 건물이 주민 거주지에서 떨어진 팜유 농장 지역에 위치해 있어 별도의 수리 허가를 신청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재 교회와 하위 행정구역 종교 간 협력 포럼, 지역 주민 사이에서는 중재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교회 측 “건물 노후화 심각…예배 안전 위협”

HKBP 교회 담임목사 파베르 마누룽(Faber Manurung)은 성명을 통해 교회 건물이 심각하게 노후화돼 더 이상 안전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1995년 건립된 목조 교회 건물이 심각하게 손상돼 있었다"며 "나무 판자들이 썩어 무너지고 지붕에서는 비가 새어 예배를 드리기에 매우 불편하고 위험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마누룽 목사는 이러한 상황 때문에 올해 2월 교회 건물 수리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교회 측은 해당 교회가 인도네시아 종교부에 정식 등록된 예배 시설이며 관련 법적 서류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교회 지도자들은 2010년부터 건물 보수를 시도해 왔지만 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번번이 공사가 중단됐다고 전했다.

인도네시아 종교 자유 문제 다시 주목

인도네시아 기독교 청년운동 중앙지도위원회(GAMKI)는 교회 수리를 막은 행위를 강하게 비판했다.

GAMKI 중앙집행위원회 의장 사핫 시누랏(Sahat Sinurat)은 "신앙에 따라 예배할 권리를 행사하는 교회 신자들에게 강압과 위협이 가해지는 상황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민주주의 옹호 단체인 인도네시아 포 올 운동(PIS)도 이번 사건이 인도네시아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종교 자유 침해 문제의 한 사례라고 지적했다.

PIS 관계자 리즈카 푸트리 아브네르(Rizka Putri Abner)는 "교회 건물 건설이나 수리 과정에서 항상 허가 문제와 지역 주민 동의가 이유로 제기된다"며 "하지만 실제로는 문제가 장기간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인도네시아 헌법이 종교 활동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갈등이 반복되고 있다"고 했다.

민주주의와 평화를 연구하는 세타라 연구소(Setara Institute)에 따르면 2025년 인도네시아에서 발생한 종교 자유 침해 사례는 260건으로 집계됐으며 2024년에는 402건이 보고됐다.

또 다른 인권단체 콘트라스(Kontras)는 2024년 12월부터 2025년 11월 사이 260건의 사건과 42건의 종교 자유 침해 행위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정치 분석가이자 동기부여 강연가인 프리츠 메코(Fritz Meko)는 이번 사건을 지역 사회 전체의 교회 거부로 일반화할 수는 없다고 분석했다. 그는 일부 이슬람 단체들이 보수적 이념을 기반으로 활동하면서 온건 세력이나 국가 정책과 대립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 기독교 단체 오픈도어즈(Open Doors)는 최근 인도네시아 사회가 점점 더 보수적인 이슬람 성향을 보이고 있으며 복음 전도 활동을 하는 교회들이 일부 극단주의 단체의 표적이 될 위험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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