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하시는 하나님 (창세기 22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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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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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규 목사(대림다문화센터 대표, 연합교회 담임)
이선규 목사

■ 여호와 이레, 예비하시는 하나님

성경에는 하나님께서 친히 자신의 이름을 계시하시는 장면들이 등장한다. 하나님의 이름을 깊이 묵상하면 하나님께서 어떤 분이시며 어떤 일을 행하시는 분인지 더욱 분명하게 알게 된다.

창세기 22장은 하나님께서 자신을 “여호와 이레”로 나타내시는 사건을 기록하고 있다. 하나님께서는 백 세에 얻은 아들 이삭을 번제로 바치라고 아브라함에게 명령하셨다.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이삭을 데리고 모리아 산으로 올라갔다. 그는 그곳에서 제단을 쌓고 아들을 제물로 바치려 했다.

그러나 바로 그 순간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을 부르시며 그 일을 멈추게 하셨다. 그리고 대신 번제로 드릴 숫양을 준비해 두셨다.

아브라함은 그곳의 이름을 “여호와 이레”라고 불렀다. 여호와 이레는 하나님께서 미리 아시고 준비하신다는 의미이다.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바로 여호와 이레의 하나님이시다. 자연의 법칙 속에서도, 우리 몸의 신비 속에서도, 우리의 삶 가운데서도, 그리고 세계 역사 속에서도 하나님께서는 미리 아시고 준비하시는 손길로 역사하신다.

■ 약속을 이루시는 하나님

아브라함에게 이삭이라는 아들을 얻었다는 사실은 그의 인생에서 가장 큰 기쁨이었다. 무엇보다 하나님의 약속이 이루어졌다는 사실이 그에게 깊은 감격이 되었다. 하나님께서는 약속하신 말씀을 반드시 이루시는 분이시다.

한 인간으로서 살아 계신 여호와 하나님의 약속이 성취되는 것을 직접 보는 일은 더없는 기쁨일 것이다. 아브라함에게 자신의 몸에서 아들을 얻었다는 사실은 마치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것과 같은 감격이었다. 이 사건은 또한 하나님께서 후대에 이루실 약속의 시작이기도 했다.

그러나 아브라함이 인생의 기쁨을 누리고 있을 때 하나님께서는 다시 그에게 나타나 새로운 명령을 주셨다.

창세기 22장 2절에서 하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네 아들 네 사랑하는 독자 이삭을 데리고 모리아 땅으로 가서 내가 네게 일러 준 한 산에서 그를 번제로 드리라.”

이 사건은 아브라함의 생애에서 새로운 믿음의 장을 여는 중요한 분기점이 되었다.

“떠나라”(창세기 12:1-2)는 새로운 관계와 믿음을 향한 명령이었다면, “바치라”(창세기 22:1-2)는 하나님께 대한 절대적인 순종을 요구하는 명령이었다.

■ 시험과 유혹의 차이

이 명령을 통해 우리는 하나님께서 그의 종에게 복을 주시기 위해 시험하신다는 사실을 보게 된다.

성경에는 시험과 유혹이 함께 등장한다. 마귀가 주는 유혹은 사람을 넘어지게 하고 파멸에 이르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예수님을 넘어뜨리기 위해 사탄이 시험했던 사건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마태복음 4:1-11).

그러나 하나님께서 주시는 시험은 연단과 인정이 목적이다. 하나님은 성도를 연단하시고 그 믿음을 시험하여 하나님 앞에서 인정받게 하신다. 그리고 결국 복을 주시기 위함이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는 그의 자녀가 감당할 수 있는 시험을 허락하신다. 하나님은 성도의 믿음의 분량을 보시고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시험하신다.

이 명령 속에서 우리는 하나님께서 먼저 요구하시지만 결국 복을 주시기 원하시는 분임을 보게 된다.

■ 하나님이 준비하신 것

여호와 하나님께서는 그의 자녀들에게 부족함이 없도록 풍성하게 주시는 분이시다. 하나님은 이미 아브라함에게 아들 이삭을 준비해 두셨고 그를 통해 약속을 이루어 가셨다.

모든 인간의 생명은 하나님께서 준비하신 것이다. 특별히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의 가정에 아들을 준비하셨다. 동시에 하나님은 그 아들을 바치라고 요구하셨다.

그러나 이 요구는 하나님의 필요 때문이 아니라 믿음을 시험하시기 위한 것이었다. 하나님은 복을 담아 주실 그릇을 시험하신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요구는 그의 자녀들에게 더 좋은 것을 주시기 위한 하나님의 시험이라고 할 수 있다.

하나님은 우리의 미래를 위해 좋은 것을 예비하시는 분이시다.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을 복의 근원이 되게 하셨고 그의 후손이 하늘의 별과 같이 많아질 것을 약속하셨다(창세기 15:5). 또한 나이 백 세의 아브라함과 아흔 살의 사라에게 아들을 주심으로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일을 이루셨다.

또한 하나님께서는 번제로 드릴 숫양을 준비해 두셨다.

모리아 산으로 제사를 드리러 올라가던 이삭은 번제에 필요한 불과 나무는 있었지만 제물이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 아버지에게 물었다.

“불과 나무는 있거니와 번제할 어린 양은 어디 있나이까?”

그때 아브라함은 당황하지 않고 이렇게 말했다.

“아들아, 번제할 어린 양은 하나님이 자기를 위하여 친히 준비하시리라.”

이 말은 믿음의 고백이었다. 그리고 그 말대로 하나님께서는 이미 숫양을 준비해 두셨다.

■ 순종을 통해 나타나는 하나님의 축복

하나님께서는 다시 나타나 아브라함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나를 가리켜 맹세하노니 네가 이 일을 행하여 네 아들 네 독자를 아끼지 아니하였은즉 내가 네게 큰 복을 주고 네 씨가 크게 번성하여 하늘의 별과 같고 바닷가의 모래와 같게 하리라. 또 네 씨로 말미암아 천하 만민이 복을 받으리니 이는 네가 나의 말을 준행하였음이라.”

하나님은 이미 축복을 예비해 두셨다. 그리고 때가 이르면 그 복을 누리게 하신다.

그러므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 축복을 받을 준비를 하는 것이다.

여호와 이레의 하나님을 경험하기 위해서는 순종이 필요하다. 순종하는 자가 그 축복의 주인공이 된다.

■ 아브라함과 이삭의 순종

아브라함의 순종뿐 아니라 이삭의 순종 또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당시 아브라함의 나이는 약 116세에서 117세 정도였고 이삭은 약 16세에서 17세의 젊은 나이였다. 만약 이삭이 반항했다면 아브라함이 그를 결박하는 것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삭은 이것이 하나님의 뜻이며 아버지가 괴로운 마음으로 순종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자신 또한 순종했다.

이삭의 순종은 장차 하나님께 순종하여 십자가를 지실 예수 그리스도를 보여 주는 모형과도 같다.

■ 오늘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

오늘 우리의 삶에도 어려움과 혼란이 있을 수 있다. 전쟁과 같은 시대의 소용돌이 속에서 삶의 여건이 힘들어질 때도 있다.

그러나 아브라함의 믿음과 이삭의 순종을 통해 우리는 하나님께서 준비하시고 예비하시는 하나님이심을 경험하게 된다.

우리 또한 여호와 이레의 하나님을 믿고 순종함으로 하나님께서 준비하신 은혜와 축복을 경험하는 삶을 살아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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