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14세 기독교 소년 강제개종 의혹…불법 감금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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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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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고발·법적 대응 착수…채무노동 연계 가능성 제기
2026년 2월 파키스탄에서 강제로 이슬람으로 개종된 자밀 마시흐가 이슬람 복장을 한 채 틱톡 영상에 등장한 모습. ©Christian Daily International-Morning Star News

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파키스탄 펀자브주 셰이쿠푸라 지역에서 14세 기독교 소년이 고용주에 의해 강제로 이슬람으로 개종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최근 보도했다. 가족과 기독교 인권 단체는 해당 소년이 현재 불법 감금 상태에 놓여 있다고 주장하며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펀자브주 셰이쿠푸라 지구 판초 바이그 코틀라 마을에 거주하는 샤리프 마시흐는 생계의 어려움으로 약 5년 전 아들 자밀 마시흐를 지역 지주 무함마드 부타 바즈와의 가축 사육장에 보내 일하게 했다고 밝혔다. 샤리프 마시흐는 뉴아포스톨릭교회(New Apostolic Church) 소속 신자다.

그는 “월급 대신 매년 약 200킬로그램 분량의 밀을 받기로 합의했다”며 “가난 때문에 아들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해당 밀은 연간 약 1만6천 파키스탄 루피 상당으로 알려졌다. 가족은 한 달에 한 번 아들을 방문할 수 있었고, 가끔은 하룻밤 집에 데려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들을 만나지 못하게 했다”…폭행 후 재차 데려갔다고 주장했다

샤리프 마시흐는 지난 2월 22일(이하 현지시각) 아내 나지아와 함께 아들을 만나기 위해 고용주의 집을 찾았지만 출입을 거부당했다고 밝혔다. 그는 “바즈와가 자밀이 우리를 만나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가 항의하자 지역의 무슬림 원로들이 개입해 자밀을 우리에게 넘기도록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가족이 자밀을 데리고 귀가한 직후, 바즈와가 무장한 남성 두 명과 함께 집에 찾아왔다고 주장했다.

샤리프 마시흐는 “그들이 우리 부부를 공격하고 자밀을 강제로 빼앗아 갔다”며 “자비를 구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후 가족은 아들을 다시 만나지 못했으며, 아들의 행방을 묻는 과정에서 위협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가족은 최근 자밀이 이슬람 모자를 쓰고 등장하는 틱톡 영상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영상 배경에는 이슬람 찬송가가 흘러나오고 있었으며, 지역 주민들로부터 자밀이 이슬람으로 개종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가족은 이를 파키스탄 기독교 소년 강제개종 사례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고발·법적 대응 착수…“강제 개종 처벌 연방법 부재” 지적했다

기독교 옹호 단체인 HARDS Pakistan의 지원을 받아 샤리프 마시흐는 파루카바드 사다르 경찰서에 서면 고발장을 제출했다. 고발장에는 아들의 구출과 관련자 체포를 요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HARDS Pakistan의 최고경영자 소하일 하빌은 “경찰이 사건을 정식 등록하지 않을 경우 라호르 고등법원에 청원서를 제출해 아동의 신병 확보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마시흐 가족은 극심한 부당함을 겪고 있다”며 “자밀을 불법 감금 상태에서 구출하고 책임자들이 법에 따라 처벌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인권 활동가 나폴레온 카윰은 이번 사안이 강제 개종뿐 아니라 채무노동 관행과 연관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취약한 소수 종교 아동이 개종과 동시에 가족과 분리되는 사례가 반복돼 왔다”며 “이는 장기적인 통제를 가능하게 하기 위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파키스탄 형법상 납치, 불법 감금, 폭행, 협박 조항과 아동노동·채무노동 관련 법률을 적용해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파키스탄에는 미성년자 강제 종교 개종을 명확히 범죄화한 연방법이 아직 없다”고 지적했다.

반복되는 소수 종교 미성년자 개종 의혹…제도 미비와 집행 한계 지적됐다

CDI는 파키스탄에서 펀자브와 신드 지역을 중심으로 기독교 및 힌두교 미성년자의 강제 개종 의혹이 반복적으로 제기돼 왔다고 밝혔. 인권 단체들은 미성년 소녀들이 납치된 뒤 개종 및 결혼을 강요받는 사례를 기록해 왔다.

파키스탄 의회는 2021년 강제 개종을 범죄화하는 법안을 논의했으나, 종교 정당과 이슬람 이데올로기 위원회의 반대로 입법이 진전되지 못했다. 파키스탄 헌법은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으며, 형법상 납치·강제 결혼·채무노동은 금지돼 있다.

파키스탄은 1992년 채무노동제 폐지법을 제정해 빚을 담보로 한 노동을 공식적으로 금지했으나, 농촌 지역에서는 빈곤층이 지주에게 생계를 의존하는 구조가 여전히 남아 있어 집행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2023년 인구조사에 따르면 파키스탄에서 기독교인은 전체 인구의 약 1.37%를 차지한다. 전체 인구의 96% 이상이 무슬림인 가운데, 기독교인은 저소득 노동 계층에 상대적으로 많이 분포해 있다. 인권 단체들은 경제적 취약성이 아동노동과 강압적 개종 등 착취 위험을 높인다고 보고 있다.

국제 기독교 박해 감시 단체 오픈도어스(Open Doors)가 발표한 2026년 세계 기독교 박해 감시 순위(World Watch List)에서 파키스탄은 기독교인이 신앙을 유지하기 어려운 국가 50개국 중 8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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