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학당이 설립 초기 운영 상황과 선교사 활동을 담은 ‘헨리 게르하트 아펜젤러 친필 서간문집’이 국가기록원 복원 사업에 선정됐다고 18일 밝혔다. 이번에 선정된 기록물은 대한제국이 선포된 1897년부터 1901년까지의 자료로, 한국 근대교육과 선교 활동의 현장을 생생히 보여주는 1차 사료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에 복원 대상에 포함된 서간문집은 배재학당 설립자인 아펜젤러 선교사(H. G. Appenzeller, 1858~1902)와 배재학당 제3대 교장 달젤 A. 벙커(Dalzell A. Bunker, 1853~1932)가 직접 작성한 기록물로, 총 1005쪽 분량에 달한다.
해당 자료에는 뉴욕 선교본부와의 업무 관련 서신, 대한제국 시기 배재학당 운영 보고, 선교지 활동 보고서, 선교사들과 주고받은 서신 등 다양한 기록이 포함돼 있다. 특히 배재학당 우물을 정부가 무단으로 사용하는 것에 대한 항의 서한 등 당시 사회적 상황을 보여주는 내용도 담겨 있어 역사적 가치가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한제국 시기 배재학당 운영과 선교사 활동 담긴 핵심 기록
‘아펜젤러 친필 서간문집’에는 미국 출신 선교사이자 고종의 독립운동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진 호머 베절릴 헐버트를 비롯해 스크랜튼 등 당시 정치·외교 중심지였던 서울 정동을 오간 주요 인물들과의 서신도 포함됐다. 이를 통해 대한제국 시기 서울 정동을 중심으로 전개된 외교·정치적 흐름과 선교 네트워크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배재학당은 조선 후기 서원 중심 교육 체계에서 서양식 근대교육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교육기관으로 평가된다. 이번 서간문집은 당시 교육 현장의 운영 방식과 선교사들의 활동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자료로, 한국 근대교육사의 변화를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기록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학당 운영 과정에서 나타난 행정적 문제와 사회적 갈등, 교육 운영 방식 등이 상세히 기록돼 있어 대한제국 시기 교육 환경과 사회 구조를 살펴볼 수 있는 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국가기록원 복원사업 통해 장기 보존 및 연구 활용 확대
배재학당 측은 자료의 장기적 보존과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국가기록원 복원 사업을 신청했으며, 이번 선정으로 전문적인 보존 처리와 디지털 파일 복원이 진행될 예정이다.
복원 작업이 완료되면 필사본 제작 등의 절차를 거쳐 연구자와 일반 국민에게 공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한국 근대교육사와 근대사 연구의 범위를 넓히고 학술적 활용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복원된 자료는 교육사뿐 아니라 정치·사회사 연구에도 활용 가능성이 높은 만큼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에게 중요한 자료로 제공될 예정이다.
한국전쟁 이후 발견된 역사적 기록…근대사 연구 가치 재조명
김종헌 배재학당 박물관장(배재대 건축학과 교수)은 해당 서간문집이 1953년 한국전쟁 종전 이후 피난길에서 서울 정동으로 돌아온 배재학당 이선희 교사가 지하실에서 발견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김 관장은 “이 서간문집은 배재학당 초기 교육 현장의 분위기뿐 아니라 조선에서 대한제국으로 전환되던 시기 서양 선교사의 시선으로 기록된 한국 사회의 정치·사회 상황을 담은 보기 드문 자료”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아펜젤러 친필 서간문집은 한국 근대교육의 형성과 변화 과정을 보여주는 동시에 당시 사회 전반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기록”이라며 역사적 가치와 연구적 의미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