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에 있는 광신대학교는 총신대·칼빈대·대신대와 함께 국내 최대 교단인 예장 합동 측 목회자와 교회 지도자를 양성해 온 신학 교육기관이다. 1954년 광주신학교로 출발한 광신대는 1996년 12월 4년제 대학으로 승격된 이후, 지역 교회를 기반으로 한 신학 교육과 목회자 양성에 꾸준히 힘써 왔다. 특히 호남 지역을 대표하는 합동 측 신학대학으로서, 지역 교회와 긴밀히 호흡하며 현장 중심의 신학 교육을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광신대는 설립자인 故 정규오 목사의 신학적 유산을 계승해 △칼빈주의 신학의 보수와 선포 △성령충만한 세계 복음화 △경건한 신앙의 생활화를 교육 이념으로 삼고 있다. 이러한 이념 아래 정통 개혁주의 신학을 토대로 한 신앙 교육과 목회 훈련에 주력하며, 교단 신학의 정체성을 지켜온 선지학교로 자리매김해 왔다.
학령인구 감소와 교세 축소라는 현실적 어려움 속에서도, 광신대는 신학대학 본연의 사명을 붙들고 정통보수신학과 신앙 계승이라는 분명한 방향성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신학의 자유주의화 흐름이 가속화되는 상황 속에서, 성경과 교리에 충실한 목회자를 길러내는 교육기관으로서 그 존재감과 역할을 다시금 드러내고 있다.
기독일보는 최근 광신대학교 제9대 총장으로 취임한 박은식 목사를 만나 취임 소감과 비전 등을 들어봤다. 박 신임 총장은 광신대 신학과와 대학원(Th.M, Ph.D)을 졸업한 뒤 광신대 신학과 교수로 재직했고, 광주서현교회 담임목사 등을 역임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 “정통 보수신학 사수하며 변화에 능동 대응”
- 광신대 신임 총장으로 취임하셨습니다. 소감을 부탁드립니다.
“먼저 부족한 사람을 제9대 총장으로 세워주신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돌립니다. 성원해 주신 이사회와 동문, 그리고 늘 기도로 후원해 주시는 지역 교회 목회자와 성도님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성경은 연약한 자를 들어 강한 자를 부끄럽게 하신다고 말씀합니다. 부족한 저를 세우신 하나님께서 저를 도구로 사용하셔서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실 것을 믿습니다. 이번 취임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뜻이라고 믿으며, 주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순종하는 마음으로 한 걸음씩 나아가겠습니다.”
- 앞으로 광신대를 어떤 신학교로 세우고자 하십니까.
“광신대학교는 분명한 ‘선지학교’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정통 보수신학을 사수하고, 주님의 성품을 닮은 사역자를 길러내며, 지역사회와 세계 열방에 복음을 전하는 사명은 변할 수 없는 본질입니다. 초대 총장 정규오 목사님부터 정규남 목사님, 김경윤 목사님께서 닦아 놓으신 그 거룩한 길을 변함없이 계승하겠습니다.
동시에 AI와 디지털 시대라는 거대한 변화의 흐름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이 시대에 뒤처지지 않고 오히려 그 파도를 타고 사명을 감당할 수 있도록 학교 전산 시스템의 전면적인 디지털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종합정보시스템을 통해 교육과 연구, 봉사의 효율성을 높여 경쟁력 있는 대학으로 세워가겠습니다.”
- 예장 합동총회 안에서 광신대만의 특징과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교단 산하의 총신대, 대신대, 칼빈대와 함께 모두 개혁주의 신학의 보루라고 생각합니다. 그중 광신대는 72년 전통을 가진 호남 지역의 영적 거점입니다. 최근 신학이 좌경화되는 흐름 속에서도 ‘성경 절대무오설’을 기반으로 한 정통 보수신학을 굳건히 지키는 것이 우리 대학의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칼빈주의 정통 보수신학을 후대에 전수하는 역할, 현장 중심의 실천적 교육을 통한 인재 양성, 지역 교회와의 긴밀한 협력, 그리고 AI 시대에 대응하는 교육과정 운영을 통해 교단과 지역사회를 섬기겠습니다.”
◆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고백하지 않는 신학은 위험”
- 총장님께서 생각하시는 ‘광신 신학’은 무엇입니까.
“지극히 단순하고 명료합니다. ‘오직 성경(Sola Scriptura), 오직 믿음(Sola Fide), 오직 은혜(Sola Gratia)’입니다. 이것이 우리 대학이 지켜온 칼빈주의 정통 보수신학의 전부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관념적인 신학에 머물지 않습니다.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것’이라는 말씀처럼, 희생과 배려, 섬김이 동반된 실천적 신앙을 강조합니다. 교육과정 속에 이러한 ‘섬김의 영성’을 녹여내어, 삶으로 복음을 증명하는 일꾼을 양육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성경관이라고 생각합니다. 성경을 어떻게 보느냐가 신학과 삶을 좌우합니다. 칼빈주의 신학에서 성경은 정확무오한 하나님의 말씀이며, 영감된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성경이 기록된 시대와 저자의 배경은 서로 다르지만, 궁극적인 저자는 하나님이십니다.
어떤 경우에도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고백하지 않는 신학은 위험합니다. 신학은 단순한 이론이 아니라,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임을 믿도록 하는 교육이어야 합니다. 광신대는 그 믿음을 학생들에게 심어주고, 그 믿음이 교회를 통해 이어지도록 하는 정체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신학에는 다양한 스펙트럼이 있을 수 있지만,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본질을 떠난 다양성은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 “하나님의 지혜·사랑 체험케 하는 영적 교육”
- 현재 광신대가 직면한 어려움과 극복 방안은 무엇입니까.
“학령인구 감소와 교세 축소는 모든 대학이 겪는 공통의 위기입니다. 지방에 위치한 소규모 신학대학이라는 한계도 있습니다. 그러나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육의 질을 높이고 온라인 인프라를 혁신해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겠습니다. 또한 ‘작지만 강한 대학’으로 특성화를 강화하고, 공동체 영성과 인성 교육을 더욱 강화하겠습니다. 교단과 지역 교회와의 결속을 더욱 공고히 하여 든든한 후원 네트워크를 회복해 나가겠습니다.”
- 오늘날 기독교 위기의 본질과 극복 방안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복음의 본질을 잃어버린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속화된 가치관이 교회 안으로 들어오면서 복음의 절대성이 희석되고 있습니다. 성도들이 세상과 구별된 삶의 동력을 잃어버린 것이 문제입니다.
극복의 길은 거룩함의 회복이라고 생각합니다. 교회는 세상의 방식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가질 수 없는 복음의 본질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특히 다음 세대에게 하나님의 지혜와 사랑을 체험하게 하는 영적 교육이 필요합니다.”
◆ “AI는 도구… 성경 중심 영성으로 효과적 활용을”
- 한국교회 신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입니까.
“무엇보다 성경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시대적 편의에 맞춘 자유주의나 종교다원주의 신학을 경계해야 합니다. 종교개혁의 정신처럼 변하지 않는 진리인 말씀 위에 신학을 세워야 합니다. 말씀에 대한 절대적 신뢰를 회복할 때 한국교회는 다시 일어설 수 있다고 믿습니다.”
- 최근 인공지능(AI)의 급속한 발전이 교회와 신학 현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교회와 신학은 시대적 환경을 무시해서는 안 됩니다. 지금은 분명히 AI 시대입니다. 이러한 변화에 능동적이고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우리 학교도 AI 시대에 걸맞은 학습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전체적인 정보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AI 시대는 산업혁명에 비유할 수 있을 만큼 큰 전환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변화 속에서 양극화가 심화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변화에 매몰되지 않는 것입니다. 오히려 이런 시대일수록 하나님이 창조주이시며 성경의 진리가 무엇인지 더 분명히 가르쳐야 합니다. 정체성이 없으면 신학이 AI에 함몰될 수 있습니다.
AI는 도구입니다. 성경 중심의 영성을 토대로 AI를 활용해 하나님의 말씀을 더 효과적으로 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역사의 주인은 하나님이십니다. 말씀 위에 바로 설 때 AI 시대의 거대한 흐름 속에서도 복음을 더욱 분명히 전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 끝으로 한국교회와 신학계에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신학교는 교회의 모태이자 미래라고 생각합니다. 신학교가 바로 서야 교회도 바로 설 수 있습니다. 광신대학교가 개혁주의 보수신학의 보루로서 사명을 감당할 수 있도록 한국교회의 기도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또한 신학계도 현장 교회를 살리고 성도들의 삶을 변화시키는 살아있는 신학 연구에 힘써 주시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