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국회 들어 두 번째 ‘차별금지법안’이 발의됐다. 이번엔 조국혁신당 정춘생 의원 등 13명의 국회의원 이름으로 발의했는데 앞서 진보당 손솔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과 명칭, 내용까지 거의 똑같다.
두 번째 ‘차별금지법안’ 발의자는 정 의원을 비롯해 같은 당의 김선민·김준형·서왕진·김재원·이해민·신장식·백선희 의원과 진보당 정혜경·손솔 의원, 더불어민주당 이주희 의원,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 무소속 최혁진 의원이다. 손솔 의원은 앞서 같은 이름의 법안을 대표 발의하고도 이 법안에 공동발의자로 참여했다. 공동 발의자인 조국혁신당 김준형·서왕진·김재원, 기본소득당 용혜인, 진보당 정혜경, 무소속 최혁진 의원은 두 법안 모두에 이름을 올렸다.
발의자들은 “현행법은 특정 분야와 대상에 한정하여 차별을 금지하고 있을 뿐이어서 사회 전반에서 일어나고 있는 차별을 예방·시정하기에 한계가 있다”는 제안 이유를 댔다. 이어 헌법의 평등원칙을 언급하며 “차별금지법을 제정해 모든 영역에서 실질적 평등이 구현될 수 있도록 하고, 차별로 인한 피해를 효과적으로 구제하려는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두 법안 모두 차별금지 사유로 두 법안 모두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 종교 등을 명시했다. 차별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람 등이 국가인권위원회에 내용을 진정할 수 있게 하고 시정명령과 함께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게 하는 등 처벌 규정도 거의 똑같다.
이처럼 명칭과 내용이 같고 발의자들까지 겹치는 ‘쌍둥이’ 법안을 발의한 전례가 있는지 궁금하다. 하지만 그럴 수밖에 없는 진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우선 친 동성애 진영의 조급함이다. 21대 국회에서 ‘차별금지법’과 ‘평등법’ 등 같은 내용의 유사 법안들은 발의만 된 상태로 회기가 만료되며 전부 폐기됐다. 그러니 친 동성애 진영이 22대 국회 들어서면서 연달아 똑같은 법안을 발의하며 소위 물량공세를 펴기 시작한 거다.
가장 쉬운 방법이 진보 진영 의원들을 내세우는 거다. 발의자들이 대부분 비례대표들인걸 보면 의도를 알 수 있다. 우리가 국회에 입성하도록 뒤를 밀어줬으니 그 대가를 내놓으라고 청구서를 들이미는 격이다. 이건 국민적 합의가 부족하고 정치적 부담이 큰 사안이란 걸 스스로 인정하고 있다는 뜻이다.
문제는 사회적 여론 반향이다. 앞서 손솔 의원은 동료 의원들에게 일일이 손편지를 써서 보낼 정도로 열정을 드러내고도 공동발의자 10명을 겨울 채웠다. 두 법안이 거의 같은 이름의 발의자들로 채워진 것도 국회 내 미지근한 분위기를 반영하는 듯하다.
국회 밖 분위기는 싸늘하다 못해 냉랭하다. 국민들은 이 법이 국민의 기본권을 억압하는 역차별 법이란 걸 알고 있다. 우리 사회에 차별이 없어져야 하는 데는 공감하지만 이미 있는 법으로 얼마든지 막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거다.
연이은 차별금지법 발의는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정치적 위험 부담을 분산하기 위한 비례 의원들을 줄 세우는 거로 보인다. 정상적인 입법이라면 이런 꼼수를 쓰기보다 공개적 토론·공청회·여론 수렴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